마치 허공을 향해 쓰윽쓰윽 붓을 휘두른 것 같다. 오수환의 회화 ‘variation’이다. 서예의 필선처럼 보이는 그림으로 ‘선의 유희’를 구사해온 오수환의 그림은 그 어눌함이 사실 좀 ‘못 그린 그림’ 같다. 그러나 허례와 격식을 털어내고, 가장 본질적인 것만 남기려 한 그 필선은 맑고 담담하다. 오수환의 한 지인은 “그이의 그림은 깨끗한 절 마당에다 빗자루질하는 스님을 연상케 한다”고 했다. 조형예술이 도달해야 할 궁극의 지점을 향해 묵묵히 도전한 그림은 무념무상의 상태를 우리 앞에 드리운다.  

이영란 선임기자/yrle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