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조용직 기자]여야 정치권과 시민단체 등의 거센 검찰개혁론에 시달리면서도 꿋꿋이 버텨온 검찰이 잇딴 현직 검사 비위 사태에 결국 백기를 들었다. 중앙수사부 폐지, 상설특별검사제 도입, 고위공직자 비리수사처 신설 방안 중 일부를 수용한 자체 개혁안을 내놓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한상대 검찰총장은 22일 중수부 폐지를 포함해 폭넓게 검찰 개혁방안을 논의 중이라며 이를 시사했다. 시점상 이날 A 검사 사태가 언론 등에 본격적으로 터져나오기 직전에 나왔던 발표지만, 그 파장까지 사전에 고려된 발표 수위로 보인다. 대검에서는 이미 지난 20일 동부지검으로부터 자체 감찰 내용을 보고받은 상태였다.

검찰은 이제까지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 안철수 무소속 후보, 법조단체 및 시민단체 등이 경쟁적으로 내놓는 강력한 검찰개혁방안에 대해 절대로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해 왔다. 검찰총장의 ‘직할부대’로서 막강한 수사력을 과시해온 중수부를 없애고, 검찰이나 정치인 등의 비리를 타 조직에서 수사한다는 것은 검찰이 누려온 위상과 권한이 크게 축소되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심지어 서울고검 김광준(51) 부장검사의 10억원대 알선수재 및 뇌물수수 사건이 터진 직후에도 검찰은 “강력한 자체 감찰 시스템을 갖추겠다”면서 ‘내부에서 해결하면 된다’는 취지를 강조했을 정도다.

그러나 특임검사가 수사중인 김 검사의 비리 행각이 캐면 캘수록 커져가고 있는 와중 A 검사 사태마저 터지면서 민심마저 완전히 돌아선 것이 검찰의 고집을 꺾는 결정타로 작용했다. 더 고집을 부리다간 더 큰 것을 잃는다는 위기의식이 수뇌부와 일선 검사까지 관통하고 있다.

22일 자정을 넘기며 4시간여에 걸쳐 진행된 검찰총장 주재 고검장급 회의에서도 외부 개혁안 수용에 대해 찬반 의견이 오간 것으로 전해졌다. 회의에 참석한 노환균 법무연수원장은 “지금 국민은 검찰에 대해 신뢰를 거둔 정도에 머물지 않고 분노를 보이고 있다”고 침통함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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