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대한민국 법 위에 군림하려 하려는 재벌의 전형적 모습, 법과 국가 기관을 기만하는 현대판 리바이어던(구약 성경에 나오는 괴물)의 모습은 절대 묵과할 수 없습니다.”

22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부장 이원범) 심리로 열린 최태원 SK 그룹 회장에 대한 결심 공판에서 검찰은 2시간여에 걸쳐 최 회장의 혐의에 대한 최종변론을 펼쳤다.

검찰은 대법원 양형기준 상 가중요소와 감경요소를 일일이 거론하며 최 회장을 엄벌에 처해야 한다고 밝혔다.

검찰은 “본 사건은 범행 수법이 매우 불량하고 실질적 손해 규모가 상당히 큽니다. 피고인은 동종 전과도 있습니다. 계열사 자금을 개인적 이익을 위하여 동원한 것으로 비난 동기가 매우 강합니다. 피고인은 수사 및 재판 과정에서 진지한 반성을 단 한번도 보인 적이 없습니다. 또한 증거 은폐 또는 은폐 시도가 극에 달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며 양형기준상 가중요소 대부분을 인정했다.

반면 감경요소 대부분은 배척됐다.

“사실상 압력 등에 의한 소극적 범행 아닙니다. 임무위반 정도가 경미한 경우에 해당되지 않습니다. 진지한 반성 없습니다. 양형기준 상 피고인 최태원의 부정적(가중) 요소는 10여개에 달합니다. 그러나 긍정적(감경) 요소는 검찰에서 백 번을 양보하여 인정한다 하더라도 하나 내지 두 개에 해당합니다.”

검찰이 “피고인에 대해서 집행유예를 선고해 주어야 할 어떠한 이유도 없는 것으로 보입니다. 반드시 실형이 선고되어야 할 것입니다”라고 말하는 순간, SK 관계자들 수십명으로 가득찬 법정의 긴장감은 최고조에 달했다.

하지만 검찰은 시종 강경했던 태도와는 달리 최 회장에게 징역 4년을 구형했다. 횡령 범죄에 대한 양형기준상 최하한의 형량이다.

최 회장은 지난 2008년 SK텔레콤 등 SK그룹 계열사 18곳이 베넥스인베스트먼트에 투자한 2800억원 중 497억원을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다.

대법원 양형기준은 횡령액이 300억원 이상인 경우 기본형량을 5~8년으로 정하고 있다. 여기에 가중요소와 감경요소 등을 고려해 감경할 경우 4~7년을 선고하도록 하고 있다.

가중요소가 감경요소보다 많다고 설명한 검찰이 오히려 형을 감경해 최하한의 형량을 구형한 것이다.

예상을 깬 양형에 법정은 일순간 술렁였다. 최근의 대기업 범죄 엄벌 경향이 최 회장에게까지 이어질까 했던 염려 혹은 기대와는 너무도 다른 것이었다.

나머지 피고인인 최재원 SK 부회장, 김준홍 전 베넥스인베스트먼트 대표 등에 대해서는 각각 징역 5년이 구형됐다.

이들에 대한 선고는 이르면 다음달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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