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검사들의 비리가 좀처럼 끊이지 않는데는 ‘사표 내면 그만’이라는 인식이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과거 비리사건에 연루됐던 판ㆍ검사들 상당수가 버젓이 변호사로 활동하고 있다. 검사 비리를 근절하기 위해서는 변호사 개업이라는 ‘비빌 언덕’을 없애버려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는 이유다.

변호사로 개업하기 위해서는 대한변호사협회(변협)의 등록 심사를 거쳐야 한다. 변호사법 제8조는 변협이 변호사 등록을 거부할 수 있는 사유를 규정하고 있다.

최근 10억대의 금품을 수수한 혐의로 기소된 김광준 검사의 경우, 검사직에서 파면된다면 향후 5년간 변호사 등록이 거부될 수 있다. 여성 피의자와 기소 무마를 대가로 성관계를 맺은 혐의로 해임이 권고된 서울동부지검의 전모 검사에 대해서는, 3년간 변호사 등록을 거부할 수 있다. 친척 변호사에게 사건을 알선해 준 서울중앙지검의 박모 검사 역시, 아직 징계 수위가 결정되지 않았지만 같은 조항을 적용받게 된다.

문제는 변호사법에 규정된 등록 거부 기한이 지나면 얼마든지 변호사로 활동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정태원 대한변협 수석대변인은 “직업선택의 자유라는 문제가 걸려 있어 영구적으로 변호사 등록을 금지할 수단은 없는 실정”이라며 “설령 변협이 변호사 등록을 거부한다고 하더라도 행정소송 등을 통해 변호사로 활동할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직무와 무관한 비위로 스스로 사직했을 경우에는 아무런 등록 제한 사유가 없다는 것 역시 문제다. 해당 조항에 따르면, 변협은 ‘공무원 재직 중의 직무에 관한 위법행위로 인해 형사소추 또는 징계처분을 받거나 퇴직한 자로서 변호사의 직무를 수행하는 것이 현저히 부적당하다고 인정되는 자’의 등록을 거부할 수 있다.

‘꼼수 검찰 개혁안’을 검찰 내부 게시판에 올렸다가 논란을 빚어 스스로 사직한 윤대해 검사의 경우 아무런 제한없이 변호사 등록을 할 수 있는 것이다.

노영희 대한변협 대변인은 “직무와 무관한 비위를 저질렀더라도 변협에서 등록 거부 심사를 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여러 차례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정 수석대변인은 “많은 변호사들 역시 비리로 퇴임한 법조인들이 쉽게 변호사로 다시 활동할 수 있는 것에 대해서 불만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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