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대선을 앞두고 새시대를 향한 열망이 예능 프로그램 ‘런닝맨’ 안으로 날아들었다.
SBS ‘일요일이 좋다-런닝맨’의 16일 방송분에서는 한효주 고수가 출연해 ‘선택, 왕의 전쟁’ 대결을 벌였다. 규칙은 간단하다. 기존 런닝맨의 방식대로 상대방의 이름표를 떼어낸다는 룰에, ‘국민의 한 표’로 추대된 왕이 죽이 되든 밥이 되든 왕국을 이끌어나간다. 폭군이 될 수도 있고, 어진왕이 될 수도 있다. 이게 다 왕의 특권 덕분이다. 왕은 ‘이름표를 뜯겨도 살아남을 수 있는’ 생존권이 주어지기 때문이다.
런닝맨의 멤버들은 이에 런닝왕국의 백성으로 분했고, 투표용지를 찾아 각자가 바라는 왕을 선출한다. 과분수 이상의 선택을 받은 자가 바로 왕이 되는 룰이다. 왕은 자신의 특권을 누리기 위해서는 계속 권력을 쥐고 있는 수밖에 없다. 하지만 5년제가 아니다. 투표용지를 찾을 때마다 새로운 왕이 선출되기 때문에, 왕의 무소불위는 백성의 마음을 얻을 수 없다. 결국 힘 없는 백성들에겐 투표만이 살 길이었다. 첫 번째 왕은 배신의 아이콘 김광수였다. 왕이 되기가 무섭게 김광수 왕은 과거에 발목을 잡혔다. 이름표만 보면 손이 간질간질했던 이 왕은 포악하게 권력을 남용했다. ‘런닝맨’의 폭군이었다. 결국 백성들을 한효주를 왕으로 추대한다.
여왕 한효주도 무소불위였다. 백성이 추대한 왕이었지만, 여왕은 영원한 권력을 탐했다. ‘런닝맨’의 능력자 김종국도 호위무사로 뒀다. 이제 그의 손에 줄줄이 백성들은 목숨을 끊긴다. “나의 꿈은 백성이 없는 세상”이라는 것이었다. 백성들은 결국 다시 왕을 추대하기로 한다.
유씨 왕조의 시대는 그렇게 도래했다. 몇 안 남은 백성들 중 고수와 송지효의 지지를 얻은 유재석은 마침내 왕이 된다. 이제 목표는 전왕을 제거하는 것. 쉽지는 않았다. 권력자의 곁에는 늘 영원한 심복이 있기 마련. 호위무사 김종국은 자신의 목숨을 걸고 끝까지 여왕을 지켜 살아남았다. 한효주는 이름표를 뜯기는 죽음을 앞두고도 “너의 음혜를 잊지 않겠다”면서 모든 권력을 내려놓았다.
결국 운명은 왕과 자신을 왕으로 추대한 백성들의 대결로 이어졌다. 첫 희생양은 영원히 백성으로 살고 싶었던 고수로 선택됐다. 왕의 귀에 혀처럼 굴었던 송지효가 살아남은 것이었다. 그러나 이 백성은 마지막 순간 반란을 꿈꾸고 스스로 자신의 이름에 투표해 왕이 되는 선택을 했다. 전왕은 사라지고, 송지효 왕의 시대로 ‘런닝왕국’은 막을 내렸다. 시청자들은 대선을 앞두고 투표 독려 형식으로 꾸며진 이날 방송을 호평했다. “대선을 앞두고 이 방송을 보니 어떤 대통령을 뽑아야 할지 판단이 선다”, “백성이 뽑은 왕이 결국 백성을 죽이는 현실, 지금이라고 다르지 않다”, “민심을 듣는 왕이 정답”, “폭군의 시대, 투표만이 살 길”이라면서 나름의 의미를 부여하는가 하면 “시기 적절한 방송”, “투표독려에 만점”이라는 평가도 있었다.
이날 ‘일요일이 좋다’ 방송분은 앞선 시간 방영된 ‘K팝스타’와 합산 15.6%의 전국시청률을 기록, 일요 안방 최강자의 자리를 지켰다. KBS2 ‘해피투게더’는 13.9%, MBC ‘일밤’의 ‘나는가수다2’와 ‘매직콘서트, 이것이 마술이다’는 각각 5.4%, 5.7%의 전국시청률을 기록했다.
s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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