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역까지 1시간 · 간선정류장 단2곳…1000여세대 입주불구 교통시설 부실…서울시 · 구청 서로 네탓만
서울 강남구 내곡, 자곡, 세곡동 일대에 조성된 보금자리주택이 부실한 교통 대책으로 입주민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다. 강남보금자리지구, 세곡보금자리지구 등에 1000여세대가 넘게 입주한 상태지만 도심과 연결되는 간선버스 정류장이 단 2곳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2곳의 버스정류장 위치 역시 아파트 입구와는 동떨어져 있다.
27일 서울시와 강남구청, LH공사에 따르면 현재 강남보금자리주택지구와 세곡보금자리주택지구 사이에 위치한 헌릉로에는 은곡마을 진입로와 은곡마을 등 2곳의 간선버스 정류장이 있다. 버스정류장은 300m마다 한 곳에 세워지는 게 일반적이지만 이곳은 정류장이 2곳에 불과해 정류장 간 거리만 800m에 달한다. 버스정류장 위치 역시 아파트 입구와 떨어져 있어 강남보금자리지구에 위치한 LH푸르지오아파트 입주민과 세곡보금자리주택 부지의 세곡리엔파크 입주민들은 버스를 타기 위해 최소 600m 이상 걸어야 한다. 복정역과 장지역 등 인근 지하철역은 도보로 1시간 이상 걸려 도심으로 향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버스를 타야만 한다.
상황이 이렇게 된 데에는 아파트를 건립한 LH공사와 도로 개설을 담당한 서울시, 그리고 관할구청인 강남구가 강남, 세곡 보금자리주택 교통 대책을 사전에 세워놔야 함에도 서로에게 책임을 전가하며 방치했기 때문이다.
LH공사 측은 “버스정류장 설치는 당시 헌릉로 확장 공사를 진행한 서울시가 계획하고 설치해야 하는 문제”라고 말했다. 서울시는 “버스정류장 설치는 관할구청이 도로공사 전에 신청을 해야 하는데 늦게 신청하는 바람에 확장 공사 중에 버스정류장을 설치하지 못한 것”이라고 변명했다. 강남구청 측은 “확장 공사 이전에 수차례에 걸쳐 버스정류장 추가 설치를 서울시에 요청했지만 서울시가 묵살했다”며 “임시방편으로 마을버스를 운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수차례의 ‘책임 떠넘기기 대책회의’ 결과, 결국 2개소를 추가로 설치하기로 했으나 서울시의 힘에 눌려 LH공사가 맡게 됐다.
담당기관들이 책임을 미루는 사이 아파트 입주민들의 불편은 커져 갔다. LH푸르지오아파트 입주민 A 씨는 “버스를 타려면 집에서 족히 20분은 걸어야 한다”면서 “날씨까지 추울 뿐만 아니라 밤에는 너무 외져 걸어다니기 불안하다”고 호소했다.
입주민들의 항의가 잇따르자 담당기관들은 뒤늦게 버스정류장 추가 설치를 논의하고 있다. 현재 서울시는 버스정류장 1~2개 추가 설치 및 위치 조정을 계획하고 있고, LH공사는 버스정류장 설치를 위해 기존 도로시설 철거를 놓고 경찰청과 협의 중이다. 도로 확장 공사가 완료된 상황에서 다시 버스정류장을 설치하면서 버스정류장 1곳당 2000만원의 추가 비용도 발생하게 됐다.
하지만 버스정류장 설치까지는 최소 3개월 이상 걸릴 것으로 보여 당분간 입주민들의 불편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LH공사 관계자는 “도로 굴착 공사의 경우 하자 발생의 위험으로 겨울철에 하지 않기 때문에 내년 3월께 공사에 들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털어놨다.
황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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