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기훈 기자] 연말연시를 앞두고 이름을 밝히지 않은 기부 천사가 잇따라 나타나 훈훈한 감동을 주고 있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회장 이동건)에 따르면 지난 26일 공동모금회 대구지회에 한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기부 상담을 하고 싶다며 대구지회 근처 국밥집으로 잠깐 나와달라는 내용이었다.

박흥철 대구지회 사무처장은 국밥집에서 식사를 하고 있는 한 60대 남성을 만났다. 그는 소년·소녀 세대주 가정에 사용해 달라며 품 속에서 수표 한 장과 쪽지 한 장을 건넸다.

순간 박 사무처장은 자신의 눈을 의심할 수밖에 없었다. 1억2376만877원이라는 액수의 수표였던 것이었다. 이 60대 남성은 지난해에도 대구지회를 방문해 익명으로 1억을 기부한 바 있다.

그는 1억원 이상 고액 기부자의 모임인 ‘아너 소사이어티’ 가입 권유도 뿌리친 채 “소년소녀 가정에 잘 사용해달라”는 말만 남긴 채 자리를 떠났다.

이날 또다른 ‘얼굴 없는 노신사’가 공동모금회 전북지회에도 나타났다. 공동모금회 전북지회는 신분을 숨긴 채 4년째 거액을 기부해 온 노신사가 올해도 2000만원을 기부했다고 27일 밝혔다. 이 노신사는 26일 오전 10시께 전북지회 사무실을 방문 1000만원짜리 수표 두 장을 건네고 신분을 드러내지 않은 채 사라졌다. 그는 기부금 전액을 “결식아동을 돕는 데 썼으면 좋겠다”는 짧은 말만 남겼을 뿐이다.

80대로 추정되는 이 노신사는 12년째 익명으로 거액을 기부해온 전주시 노송동의 ‘얼굴없는 천사’와 더불어 전북의 대표적인 익명 기부자로 꼽힌다.

그는 지난 2004년 공동모금회에 2000만원을 기부한 것을 시작으로 2009년엔 3000만원, 2010년 2000만원, 2012년 2000만원 등 모두 9천만원을 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완수 전북지회 사무처장은 “노신사의 선행은 도민 모두에게 감동을 안겨주는 아름다운 일”이라며 “기부자의 뜻에 따라 가정형편이 어려운 저소득·결식아동을 선정해 기부금을 전달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한편 12년째 전주시 노송동에 거액을 기부한 ‘얼굴없는 천사’는 성탄절 전후에 나타나던 평소와 달리 아직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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