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윤·하정석·김무현·임우식·유일한 PD 딩고푸드·딩고트래블 등 콘텐츠 인기몰이 TV 떠나 모바일콘텐츠 제작 고군분투 1년 “15분내 반응 알수 있어 즉각 수정 가능”
굵직한 인기 콘텐츠를 제작했던 CJ E&M 출신 PD들에게 모바일 시장은 도전이자 모험이었다.
‘슈퍼스타K’(김무현 PD), ‘마스터 셰프 코리아’ ‘한식대첩’(하정석PD), ‘빅뱅TV’ ‘오프더레코드효리’(최재윤 PD), ‘UV신드롬’(유일한 PD), ‘프로젝트 런웨이 코리아’(임우식 PD) 등을 연출한 CJ E&M 출신 PD들은 지난해 디지털 콘텐츠를 제작하는 메이크어스가 운영하는 딩고스튜디오에 새 둥지를 틀었다.
약 1년이 지난 지금 이들은 ‘신의 손’이 됐다. 딩고뮤직부터 푸드, 스타일, 트래블 등 모바일에 최적화된 콘텐츠를 선보이자, ‘딩고스튜디오’는 모바일 시장의 절대강자로 떠올랐다.
최근 서울 논현동에 위치한 메이크어스 사옥에서 최재윤 딩고스튜디오 콘텐츠 총괄이사, ‘딩고푸드’의 하정석 총괄PD, ‘딩고트래블’의 김무현 총괄PD를 비롯해 임우식 스튜디오W 총괄PD, 유일한 스튜디오M 총괄PD를 만났다.
60분 이상의 TV 콘텐츠를 만들던 PD들에게 2~3분 짜리 모바일 콘텐츠를 만드는 일은 역경의 연속이었다.
“두 달 동안 여기에 적응하지 못하면 절대 안된다”(김무현 PD)는 생각으로 딩고스튜디오의 PD들은 체질개선을 시작했다.
“정말 배운게 많더라고요. 노래방 어택이라는 콘텐츠가 있어요. 딱 2분 안에 승부를 봐야하는 거예요. 2분 동안 놀라기도 하고, 노래도 부르고, 반응도 나오고. 제 편집기술만으로 그 모든 감정을 다 담아야 하는데…와아…”(김무현 PD)
“그 2분 짜리를 만들기 위해 두 달이 걸린거죠. 방송 예고편처럼 올려봤자 통하지 않는 세상이거든요.”(최재윤 PD)
사실 유일한 PD의 경우 모바일 콘텐츠 제작에 자신감이 있었다. 유일한 PD는 그 유명한 UV 뮤직비디오 ‘쿨하지 못해 미안해’를 제작, 혁신적인 UCC 콘텐츠를 만든 ‘SNS1세대’이기 때문이다. “전 여기 오면 이제 다 끝났다, 물 만났다...이렇게 생각했는데 전혀 다른 세계더라고요. 두달간 편집만 했어요.”(유일한 PD)
2분 안에 담아야 할 것이 너무나 많다. “사람들이 지금 좋아하는 것”(김무현 PD)을 내놓아야 하는 것이 우선이다. “날씨일수도 있고요. 지금의 화두가 뭔지를 빨리 파악하고 예측해야 해요.”(하정석 PD)
TV와는 전혀 다른 세상이라고 PD들은 입을 모은다. TV 콘텐츠의 경우 한 프로그램으로 기본 3~6개월을 끌고 가지만, 모바일 콘텐츠는 바로 오늘 아침의 이슈로 그 날의 콘텐츠를 제작한다. “그래도 쌓아놓고 있으면 적절한 때에 다시 쓸 수 있으니 축적이 되는 거예요.”(하정석 PD)
“편집해서 2분으로 줄이는 것”이 아니라 기획부터 2분 짜리를 만들어야 한다. ”모든 걸 다 보여줄 순 없어요. 모든 걸 다 담아서 보여줘도 그게 전부 남진 않거든요. 중요한 건 사라들에게 뭘 기억하게 할 것인가, 뭐를 남길 것인가를 생각해야 하는 거죠.“(최재윤 PD)
시행착오를 반복했지만 이젠 자신있게 모바일 콘텐츠를 설명할 수 있을 만큼 데이터가 쌓였다.
“아예 새로운 걸 만들어 낼 수도 있지만, 일단은 지금 사람들이 좋아하는 것”(김무현 PD)을 만드는 건 기본이다. 페이스북 페이지에 올라온 콘텐츠에 ‘좋아요’를 누른 사람들의 성향을 분석해 개개인에게 최적화된 콘텐츠를 제작하며 새로운 것을 찾아간다. “콘텐츠를 소비하는 사람들의 성향을 바로 알 수 있고, 피드백을 받을 수 있다”(하정석 PD)는 점은 모바일 콘텐츠를 제작하는 입장에선 큰 장점이다. “사람들의 반응을 15분 ~24시간 이내에 알 수 있어”(김무현 PD) PD들은 “스스로 생각했던 모델을 계속 검증해 한 단계씩 나아갈 수 “(최재윤 PD) 있기 때문이다. 만족도가 높을 수밖에 없다.
“방송 콘텐츠의 제작이 구름 위를 걷는 느낌이었다면 지금은 체감 데이터가 있어 땅에 내려온 기분이에요. 리액션이 나오니 자신감이 붙는거죠.”(유일한 PD)
“TV는 뭔가 하나를 시도하려 해도 2000만~3000만원씩 투자해야 하니, 탁상공론만 하고 있다면 모바일은 망해도 괜찮아요.”(임우식 PD) “망하고 나면 어떻게 수정해야 할지 알게 되거든요. 왜 망했는지 아는 것이 의미있는 작업인거죠.”(하정석)
새 영역을 개척한 이들은 딩고스튜디오에 대해 “기획 능력이 뛰어난 모바일 인력과 제작 능력을 갖춘 TV 인력들이 함께 모인 최초의 사례”라고 말한다.
이 최초의 사례가 ‘신화’를 향해가자 뒤늦게 모바일 콘텐츠 제작에 뛰어든 방송가에서도 예의주시하고 있다. 모바일 업계에서도 이미 유사 페이지를 내놓으며 ‘오리지널’을 추격 중이다.
“진화의 끝점에 저희가 있을 수도 있어요.” 김무현 PD가 자신감 있는 답변을 내놓았다. 그 이유는 동떨어져 있었던 두 플랫폼(TV, 모바일)의 결합이라는 데에 있다. “2분 동안 강력한 콘텐츠를 보여주는 것이 쉽지 않았지만”, 시간이 또 지나면 ‘모바일 콘텐츠’ 역시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 것이라는 판단이다.
“모바일 콘텐츠가 세상을 점령한다고 하는 것도 오버인 것 같아요. 당분간은 개인화, 소셜, 디지털 등 이 세 가지 추세로 시장이 자리잡을 거라고 생각해요. 다만 진화를 이룰 거고, 그 최종점엔 콘텐츠 제작 노하우를 갖춘 사람들이 기다리고 있겠죠.”(김무현 PD)
현재 딩고스튜디오는 보다 일상으로 들어간 콘텐츠를 통해 평균 도달율을 끌어올리는 작업을 계속하고 있다. 신문으로 치면 구독자수, 방송으로 치면 시청률에 대한 이야기다.
최재윤 딩고스튜디오 총괄이사는 “사람들은 지금 모바일, SNS로 뉴스를 소비하고 소통한다”라며 “딩고의 콘텐츠는 그 틈에 들어가보자는 생각으로 기획됐다”고 말했다. “개개인의 타임라인 안으로 우리(딩고 콘텐츠)가 들어가 재미와 명분을 줄 수 있다면 어떨까. 새로운 스토리텔링이 필요하겠다는 생각이었어요. 딩고스튜디오가 생기기 전까지만 해도 모바일에 오리지널 콘텐츠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았거든요. 처음 저희가 왔던 이 곳은 수풀을 뚫고 헤쳐나가야 하는 길이 아니라 아무 것도 없는 망망대해였어요. 누구도 시도하지 않았던 곳이었죠.”
이 곳에서 PD들은 딩고의 콘텐츠로 사람들을 홀린다. 일하는 사람들에겐 “도전”(유일한 PD)이었고, “어떻게 하면 잘 할 수 있을까 라는 업무에 대한 접근방식을 바꿔준 곳”(임우식 PD)이었다면, 유저들에겐 “지금, 내가 제일 좋아하는”(최재윤, 김무현 PD) 현재형의 개인화된 콘텐츠를 생산하는 보물섬이 되고 있다.
고승희 기자/
s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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