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OC] 일본의 산업 시설 세계 유산 등재와 관련, 우리 정부는 ‘징용 사실이 명기됐다’며 외교전의 승리라고 밝히고 있습니다. 그런데 일본 언론은 자국의 승리라고 주장합니다. 왜 일까요?

바로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에서 발표한 성명에 사용된 표현 때문입니다. 세계유산위원회는 징용 관련 표현을 영어로 ‘forced to work’(일하기를 강요받다)라고 표기했습니다. 원래 ‘forced labor(강제노동)’이었으나 우리 정부가 양보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관련 이야기: 징용의 아픔이 담긴 일본 세계문화유산 7곳 7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기시다 후미오 일본 외무상과 윤병세 한국 외교부 장관은 이 두 표현의 사용을 놓고 막판 갈등을 빚었습니다.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 결정된 일본 하시마섬.

결국 ‘forced to labor’란 표현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세계유산기록에 한국의 징용인력에 대해 언급하지 않겠다는 일본의 협박(?)에 한국 외교부가 양보를 한 것으로 이 신문은 보고 있습니다.

‘Forced labor’와 ‘forced to work’과는 엄연히 법적인 의미가 다릅니다.

유엔은 ‘강제노동에 관한 협약(Convention on Forced Labor)’ 등을 통해 ‘forced labor’는 국제법 상 불법의 의미를 담고있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습니다. 닛케이 역시 일본 외무성 관계자의 말을 인용, “‘forced labor’은 세계적인 법령을 위반하는 표현이기 때문에 싫었다”고 전했습니다. 반면 ‘forced to work’는 국제법 상 불법의 의미를 담은 표현이 아닌 것으로 해석되죠.

‘Forced to work’이란 표현이 채택된 후폭풍은 크죠. 일본은 사실상 메이지 산업 시설에 강제 노동이 있었다고 인정하지 않은 셈이고, 불법이 아닌 만큼 체불 임금도 1965년 한국 국교 정상화 시 체결한 협정으로 해결됐다고 주장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