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개월만에 국무회의 참석…청년수당 험로 예고

[헤럴드경제=강문규 기자]“절벽을 마주한 느낌이었다. 답답함과 불통의 느낌을 받았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2일 6개월만에 국무회의에 참석, 청년활동지원비(청년수당) 시행을 위한 협조를 요청했지만 중앙부처와 이견이 좁혀지지 않았다. 서울시가 청년수당 대상자 3000명을 이번 주 중 발표할 예정인 가운데 보건복지부는 서울시 발표 후 즉각 시정명령을 내릴 것으로 보여 법정 다툼으로 번질 것으로 전망된다. 박 시장이 이날 오전 10시 박 대통령이 주재하는 국무회의에 참석해 “경기침체로 인해 청년들의 사회진출에 어려움이 큰 상황이다”며 “지금 정부가 못하게 하면 결국 사법부로 간다는 것인데 이런 식으로 문제해결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청년수당에 대한 정부의 협조를 구했다.

이어 “서울시의 (청년수당 등) 정책은 정부 정책의 빈자리를 채워 넣는 유의미한 사업으로 판단된다”며 “정책추진과 관련해 최근 복지부와 이견 등 중앙정부와의 갈등과 대립의 모습으로 비춰지는 것에 대해 매우 안타까운 심정”이라고 전했다

청년수당 1년 이상 서울에 거주한 만 19~29세 청년 구직자 3000명을 대상으로 사회참여 활동비 50만원을 최대 6개월까지 지급하는 사업이다.

그는 정부 복지사업과의 중복 등을 이유로 청년수당 사업을 불법으로 간주하고 직권취소 명령 예정인 복지부를 향해 “헌법 제117조 ‘지방자치법’ 제9조에서 지방자치단체의 사무로서 ‘주민의 복지증진에 관한 사무’를 규정하고 있다. 지방자치단체의 복리에 관한 사무는 자치권으로 보장되는 것이다”며 “서울시의 청년지원사업은 기존의 중앙정부 정책에서 포괄하지 못했던 변화된 현실을 반영하고자 노력한 시범 사업이다”고 강조했다.

이날 국무회의에서는 박원순 시장과 정진엽 복지부장관, 이기권 고영노동부장관의 토론도 10여분간 이어졌다.

정진엽 복지부장관은 “직접적인 현금 지원이 구직활동이 아닌 개인적 활동에 사용되면 도덕적 해이가 발생한다”며 서울시의 청년수당 사업에 반대 의견을 밝혔다. 이기권 노동부장관도 “청년활동 지원사업이 유스개런티(Youth guarantee)를 참고했다고 하는데 유스개런티는 그런 내용의 사업이 아니다”고 반박했다.

이에 대해 박원순 서울시장은 “두 분 장관의 말씀이 참으로 실망스럽다. 서울시의 청년정책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것 같다”고 일축했다. 이어 “교육훈련을 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본인이 선택하도록 하는 것이다. 노동부장관 말씀대로 안정된 일자리 그 자체를 지금 보증할 수 없는 현실이다. 그래서 사다리를 만드는 일이 필요한 것이다”고 덧붙였다.

박 시장은 청년수당 사업을 반대하는 두 장관을 향해 “이 정책은 청년들과 2년간 토론하며 함께 만든 정책이고 또 시범사업이다. 이 정책을 지켜보고 좋으면 채택하면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방정부 기능을 무시하면 되겠느냐”며 “지금 정부가 못하게 하면 결국 사법부로 간다는 것인데 이런 식으로 문제해결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대화와 토론을 거쳐 합의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것이다”고 밝혔다.

한편 박원순 시장은 국무회의를 마친 후 “절벽을 마주한 느낌이었다. 답답함과 불통의 느낌을 받았다”고 소회를 밝혔다.


mkkang@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