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16일 수출입물가지수 및 무역지수(잠정) 통계 발표

3월 수입물가지수 전월대비 0.4% 하락, 2월 이어 2개월 연속

두바이유가 3월 평균 배럴당 72.49달러로 7.0% 하락한 영향

환율이 상승했지만 국제유가가 더 큰 폭으로 하락해 수입물가가 2개월 연속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서울 서초구 농협 하나로마트 양재점에서 장을 보고 있는 시민 [연합]
환율이 상승했지만 국제유가가 더 큰 폭으로 하락해 수입물가가 2개월 연속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서울 서초구 농협 하나로마트 양재점에서 장을 보고 있는 시민 [연합]

[헤럴드경제=홍태화 기자] 수입물가가 2개월 연속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환율이 상승했으나 국제유가가 더 큰 폭으로 떨어지면서 전체 지수를 끌어내렸다. 수출물가는 환율과 함께 반도체 가격 상승이 겹치면서 오히려 올랐다.

16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수출입물가지수 및 무역지수(잠정) 통계에 따르면 3월 수입물가(원화기준)는 전월대비 0.4% 하락했다. 전년동월대비로는 3.4% 상승했다. 전월대비 수입물가지수는 지난해 10월부터 상승세를 이어오다 지난 2월 하락 전환했고, 지난달까지 2개월 연속 하락했다.

3월 원/달러 평균환율이 1456.95원으로 지난 2월(1445.56원) 대비 0.8% 상승했으나, 국제유가 하락세가 더 거셌다. 두바이유가는 3월 평균 배럴당 72.49달러로 지난 2월 77.92달러 대비 7.0% 떨어졌다.

앞으로도 국제유가는 수입물가 하락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문희 한은 물가통계팀장은 “현재까지 두바이유가는 전월 평균보다 5.4% 정도 하락했고 원/달러 환율은 0.3% 정도 소폭 상승한 모습”이라며 “불확실성이 커 좀 더 지켜봐야 겠지만 현재 상태에서 보면 유가가 좀 더 큰 폭 하락했다”고 말했다.

수입물가의 하락이 소비자물가의 하향 안정을 불러오지 않겠느냐는 질문엔 “하락세가 지속된다면 관련 석유, 화학제품엔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소비자물가는 농림수산품, 음식료품, 외식서비스 등 소비재가 많이 반영이 돼 국내 생산품 가격 동향을 지켜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원재료 수입물가는 광산품을 중심으로 전월대비 3.3% 하락했다. 중간재는 1차금속제품, 컴퓨터·전자및광학기기 등이 오르며 0.7% 상승했다. 자본재 및 소비재 각각 1.6% 및 0.9% 상승했다.

품목별로는 원유(-6.2%), 나프타(-3.9%) 등 유가 관련 제품의 하락세가 거셌다. 쇠고기(3.5%)나 기타귀금속정련품(5.1%)은 상승세를 나타냈다.

반면, 3월 수출물가(원화기준)는 전월대비 0.3% 올랐다. 원/달러 환율이 상승한 가운데 컴퓨터·전자및광학기기, 1차금속제품 등에서 가격이 오르면서 상승세를 견인했다. 수출물가는 전년동월대비로도 6.3% 뛰었다.

수출물가는 수입물가와 같이 지난 2월 5개월만에 하락세로 돌아섰으나, 3월엔 수입물가와 달리 다시 뛰기 시작했다. 환율 영향과 함께 반도체 가격이 오른 점이 추가로 영향을 미쳤다.

미국의 관세 부과로 수출 물가에 미칠 수 있는 영향에 대해선 한은은 예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 팀장은 “수출입물가는 관세 부과 전 가격 기준이지만 글로벌 경기 둔화나 관세에 따른 구매 유보, 관세 부과에 대비한 업체의 가격 인하 등 여러 요인이 작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반대로 관세 부과 전 선제적 비축 수요도 생길 수 있고 이런 요인들에 따라 국제 시세도 함께 움직일 수 있어서 관세가 물가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지금 예상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세부적으로는 농림수산품이 전월대비 1.6% 상승했고, 공산품이 컴퓨터·전자및광학기기, 1차금속제품 등을 중심으로 0.3% 올랐다. 품목별로 보면 플래시메모리(6.1%)가 크게 뛰었다.

3월 수출물량지수는 컴퓨터·전자및광학기기, 1차금속제품 등이 증가하여 전년동월대비 3.4% 상승했다. 수출금액지수는 0.9% 올랐다.

수입물량지수는 기계및장비, 컴퓨터·전자및광학기기 등이 증가하여 5.1% 뛰었다. 수입금액지수는 1.8% 상승했다.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3월 수입가격(-3.2%)이 수출가격(-2.4%)보다 더 크게 하락해 0.8% 상승했다.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수출상품 한 단위 가격과 수입 상품 한 단위 가격의 비율이다. 우리나라가 한 단위 수출로 얼마나 많은 양의 상품을 수입할 수 있는지 가늠할 수 있다.

소득교역조건지수는 순상품교역조건지수(0.8%)와 수출물량지수(3.4%)가 모두 상승하면서 4.3% 올랐다. 소득교역조건지수는 우리나라 수출 총액으로 수입할 수 있는 전체 상품의 양을 뜻한다.


th5@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