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사 장기기증으로 3명의 생명을 살리고 하늘의 천사가 된 정대순(73) 씨.[한국장기조직기증원 제공]](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5/04/22/news-p.v1.20250422.80796e1af6674f328ad5bdbce6beea79_P1.jpeg)
[헤럴드경제=김광우 기자] “가진 것 다 나누고 떠나고 싶다”
14살 때부터 자그마치 60년. 가족들을 위해 매일 새벽 4시에 일어나, 성실함으로 밭을 일궈 내던 가장 정대순(73) 씨가 하늘의 별이 됐다.
그는 훌륭한 가장일 뿐만 아니라, 다정한 이웃이었다. 어려운 가정형편과 바쁜 삶 속에서도 늘 남을 돕고 베풀며 살아왔다. 불의의 사고 또한 주민들을 위해 비가 새는 마을회관 지붕을 수리하던 중 발생했다.
60년으로도 모자랐을까. 그의 마지막 소원은 ‘나눔’이었다. 가족들 또한 그의 뜻을 존중했다. 그렇게 정 씨는 마지막 가는 길에서도 3명의 귀중한 생명을 살렸다.
![뇌사 장기기증으로 3명의 생명을 살리고 하늘의 천사가 된 정대순(73) 씨.[한국장기조직기증원 제공]](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5/04/22/news-p.v1.20250422.cd70fbdf48f845c69205f5ebb00fd245_P1.jpg)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지난 3월 24일 경북대학교병원에서 정대순 씨가 뇌사 장기기증으로 3명의 생명을 살리고 하늘의 천사가 돼 떠났다고 22일 밝혔다.
정 씨는 3월 13일 마을회관 지붕 수리를 하던 중 추락사고로 인해 병원으로 긴급히 이송됐다. 하지만 의료진의 적극적인 치료에도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뇌사상태에 빠졌다. 이후 정 씨는 가족의 동의로 간장, 신장(양측)을 기증하여 3명의 소중한 생명을 살렸다.
![뇌사 장기기증으로 3명의 생명을 살리고 하늘의 천사가 된 정대순(73) 씨.[한국장기조직기증원 제공]](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5/04/22/news-p.v1.20250422.4327ec620a3e4a209e901669d3ea2dce_P1.png)
정 씨는 평소 “삶의 끝에서 누군가를 도울 수 있다면 내가 가진 것을 나누고 떠나고 싶다.”라는 말을 자주 했었다. 실제로도 늘 남을 돕고 베풀며 삶아왔기에, 가족들은 정 씨의 뜻을 존중했다. 마지막 순간에도 생명을 살리는 아름다운 일을 하고 가기를 바라는 마음이었다.
경상북도 봉화군에서 3남 4녀 중 막내로 태어난 정 씨는 밝고 쾌활한 성격으로 사람들과 어울리기를 좋아했다. 어려운 가정형편 속에서도 14살 때부터 과수원과 양계장 일을 시작해 매일 새벽 4시면 일어나 일과를 시작할 정도로 부지런한 사람이었다.
정 씨의 아들과 딸은 평생을 성실하게 살아온 아버지에 대한 존경과 사랑의 마음을 전했다. 아래는 가족들이 아버지에 전하는 마지막 편지다.
“사랑하는 아버지, 부지런함으로 가족을 이끌어주셨던 아버지의 모습은 저희에게 큰 가르침이었습니다. 모든 일에 솔선수범하며 헌신하셨던 아버지를 존경하고, 더 많은 시간을 함께하지 못한 것이 마음에 남습니다. 고생 많으셨고, 이제는 편히 쉬시길 바랄게요.”
woo@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