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박혜림 기자] 2000년대 초반, 편의점, 슈퍼마켓을 제치고 백화점, 할인점에 이은 소매업태로 주목받았던 홈쇼핑 업계가 부진하다. 수익성 강화를 통해 영업이익은 증가했지만, 매출은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 CJ오쇼핑ㆍGS홈쇼핑ㆍ롯데홈쇼핑 등 홈쇼핑 3사의 매출이 지난해보다 감소했다. CJ오쇼핑은 지난해 상반기 5704억원보다 6.2% 줄어든 5351억원의 매출을 기록했고, GS홈쇼핑은 5390억원에서 5331억원으로 1.1%의 매출 감소를 보였다. 롯데홈쇼핑 매출도 지난해 상반기 4380억원에서 올 상반기 4310억원으로 하락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홈쇼핑 업계는 벌써 4년째 성장 정체기를 겪고 있다. 지난해 ‘가짜 백수오 파동’으로 역성장을 겪었던 홈쇼핑업체들은 “백수오 사태만 정리되면 다시금 성장세를 회복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지만, 올 상반기에도 매출은 하락했다.
임영주 흥국증권 애널리스트는 “주력이라 할 수 있는 TV홈쇼핑 취급고 감소가 계속되고 있고, 과거의 TV홈쇼핑이 가졌던 경쟁력은 더이상 유효하지 않다”며 “눈에 띄는 새로운 히트상품도 부재한 상황이어서 하반기에도 TV홈쇼핑의 성장 부진은 계속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그 동안 TV홈쇼핑은 수많은 시청자, 즉 소비자들에게 특정 제품을 소개할 수 있다는 점, 쇼핑호스트들의 현란한 말솜씨와 실시간 시연을 통해 구매욕을 높일 수 있다는 점 등에서 높은 경쟁력을 확보해왔다. 그러나 최근 몇 년 새 모바일ㆍ온라인 쇼핑 급성장으로 ‘언제 어디서나’ 원하는 상품을 구매할 수 있게 되며 TV홈쇼핑의 경쟁력은 약화되고 있다. TV를 제때 챙겨보는 시청자들이 줄어들고 있단 점도 TV홈쇼핑이 그간 누려온 이점이 최근 들어 약점으로 꼽히게 된 이유다.
실제 GS홈쇼핑은 지난 2분기 모바일쇼핑 부문에서만 전년 동기 대비 22.5% 는 3123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같은 기간 TV쇼핑부문은 4.1% 하락한 4463억원을 기록했다. CJ오쇼핑도 2분기 모바일쇼핑 부문의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5.9% 증가한 2040억원으로 나타난 반면, TV부문은 4.2% 하락한 2141억원에 그쳤다.
외형 성장이 어려워지는 현실은 비용 절감 등의 노력으로 이어지고 있다. CJ오쇼핑과 GS홈쇼핑은 판매비ㆍ관리비를 줄이고 있다. CJ오쇼핑은 지난해 상반기 4313억원이던 판관비를 올해 4043억원으로 줄였고, GS홈쇼핑도 같은 기간 4378억원에서 4248억원으로 판관비를 축소했다.
이러한 노력으로 CJ오쇼핑은 올 상반기에만 686억원, GS홈쇼핑도 594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영업이익률 증가는 일시적으론 ‘백수오 사태’ 기저 효과 때문으로 해석되지만, 업계에선 각 업체들의 ‘사업체질 개선’, ‘비용 감축’ 등의 노력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임영주 애널리스트는 이에 대해 “과거 2000년대 초중반에도 국내 홈쇼핑은 가입자수 포화에 따라 성장성이 둔화됐단 평가를 받았지만, TV 채널 취급고가 그 이후로도 큰 폭으로 성장했던 건 의류 등 히트 상품 카테고리가 등장했기 때문”이라며 “구조적인 시장 정체에 대한 우려보다는 업체들의 히트상품 개발에 기대를 걸어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r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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