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대우 기자]연일 폭염이 이어지면서 한반도가 가마솥처럼 펄펄 끓고 있다. 화요일인 9일 강원 영동과 경북 동해안을 제외한 전국에 폭염특보가 발효되는 등 전국적으로 찜통더위가 계속됐다.
펄펄끓는 가마솥더위에 온열질환자 수가 벌써 최근 5년간 평균치를 이미 추월하는 등 사람에 대힌 피해는 물론, 가축 폐사와 농작물 피해가 갈수록 확산되는 등 폭염이 ‘환경재앙 수준’에 이르지 않을까 우려되고 있다.
9일 질병관리본부(KCDC)의 온열질환자 감시체계 통계에 따르면 5월 23일 감시체계가 가동된 이후 지난 7일까지 온열질환자 수는 1160명, 사망자는 10명으로 집계됐다. 작년(1051명)과 2014년(818명) 연간 환자수를 이미 넘어선 것으로, 최근 5년간 연평균 온열질환자(1128명)보다도 많다.
특히, 온열질환자 수는 더위가 극심했던 지난달 하순 이후 특히 급격히 늘어나 지난달 24일부터 보름간 발생한 온열질환자 수가 662명으로 전체의 절반 이상이다. 지난 7일 하루 동안 발생한 온열질환자 수만 58명이나 된다. KCDC는 전국 응급실 운영 의료기관의 신고로 열사병, 열탈진, 열경련, 열실신 등 온열질환에 대한 감시체계를 운영 중이다. 온열질환자 중에서는 65세 이상 노인이 전체의 26.1%나 됐다. 열탈진(587명)이 절반을 조금 넘었으며 열사병(274명), 열경련(159명), 열실신(86명) 순이었다.
폭염으로 가축폐사 및 병해충 발생 등 농작물 피해도 늘어나고 있다. 경기도에 따르면 지금까지 도내에서 폭염으로 폐사한 가축은 돼지 278마리, 오리 1000마리, 닭 20만5663마리 등 모두 20만6941마리다. 13만8586마리가 폐사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9.3%(6만8355마리) 증가한 것이다. 일부 병해충 발생 면적도 급격히 느는 가운데 미국선녀벌레는 지난달 18일 현재 발생면적이 826㏊로, 지난해 같은 기간 45㏊의 18.4배에 달했다. 폭염으로 농작물 피해가 늘고 가축 집단폐사가 확산될 경우 농산물 및 축산물 가격 급등과 소비부진 등이 겹치면서 경제에도 악영향을 끼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기상청은 당분간 낮 기온이 35도까지 올라 무더위가 계속되고 서울, 경기 등 내륙지방은 밤에도 기온이 25도 아래로 떨어지지 않으면서 열대야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지난 8일 오후 3시 현재 홍천이 36.6도, 양평 36.1도, 이천 35.7도, 서울 35.4도, 청주 34.8도, 대전 34.7도 등을 기록함에 따라 폭염경보가 서울시를 비롯, 세종시, 울산시, 부산시, 대구시, 광주시, 대전시 등 대부분 지역에 발효됐다. 그 외 강원 영동을 제외한 지역에는 폭염주의보가 발령됐다. 폭염주의보는 낮 최고기온이 33도 이상인 날이 이틀 이상 이어질 것으로 예상할 때, 폭염경보는 35도 이상인 날이 2일 이상 지속할 것으로 보이면 각각 내려진다.
이처럼 폭염이 기승을 부리는 것은 북태평양 고기압의 영향을 받으면서 고온다습한 공기가 우리나라에 들어오고 있는데다, 강한 일사가 기온 상승을 부추기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동중국해의 저기압이 지속되면서 북태평양 고기압이 정체돼 열기가 빠져 나가지 못하고 축적되는 ‘열돔 현상’이 초래되고 있다는 것이다. 근본적인 원인은 지구온난화로 북극 빙하가 녹아 한국 포함한 북반구 중위도 지역에 폭염을 초래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반독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지적이다.
기상청 관계자는 “북태평양 고기압이 우리나라 부근에 머물면서 18일까지 서울의 경우 낮 최고기온이 30도를 웃도는 무더위가 지속될 것”이라며 “낮 동안 야외 활동을 자제하고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는 등 건강관리에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dewk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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