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한지숙 기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동부를 러시아 영토로 편입시킬까. 11일(현지시간) 도네츠크주와 루간스크주의 ‘자치국 선포’ 지지 주민투표 결과 89%에 이르는 높은 찬성율이 보임으로써, 이 지역이 지난 3월 크림처럼 러시아와 합병할 지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친 러시아 분리주의 세력은 다음주 ‘자치국의 러시아 편입’ 찬반 주민투표를 실시할 예정이라고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하지만 대다수 전문가들은 크림 사태와 달리 러시아가 동부를 합병할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이미 푸틴 대통령은 “주민 투표를 연기해야한다”며 반대 뜻을 공표한 바 있다.
푸틴이 우크라이나의 동ㆍ서 분열을 바라면서도, 동부 합병에 적극적인 의지를 보이지 않는 이유는 경제적 이해타산 때문이란 분석이다. 지정학적 군사 요지인 크림반도와 다르게 동부는 러시아 연방으로 편입시켜봐야 ‘득’ 보단 ‘실’이 많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크림 주민은 200만명, 도네츠크주(州), 루간스크주, 하리코프주의 주민은 800만명에 이른다. 포브스는 800만명 가운데 3분의 1은 은퇴 또는 은퇴 예정이거나 여성이며, 20%는 주(州) 관련 근무자로, 즉 50%가 주정부 예산으로 생활하는 주민이라고 분석했다. 이들을 러시아가 새로운 시민으로 품었을 경우 연금 등 복지예산 지출 증대가 불가피하다.
우크라이나 동부의 러시아어 사용 주민들로선 러시아 주민이 되면 연금이 늘고, 특히 공직자의 경우 급여가 높아진다. 경찰직의 경우 러시아 급여가 2~3배 더 많다.
러시아로 편입 시 연금, 공공부문 급여, 임금수준은 높아지게 된다.
이는 러시아로선 곧 비용이다. 국제통화기금(IMF) 최신 자료에 따르면 러시아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는 우크라이나보다 1만달러가 더 많다.
포브스는 푸틴이 800만 새 주민을 추가하면, 800억달러(1인당 GDP 격차를 메우기 위한) 예산이 더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포브스 분석에 따르면 연금과 공직자 급료만 러시아 수준으로 맞추면 절반인 400억달러가 들며, 민간 노동자의 불만을 잠재우기 위해 러시아와의 급여 격차를 절반으로 줄이려면 600억달러가 필요하다. 추가 필요 예산을 600억~800억달러로 잡았다고 치면, 이는 러시아 연간 석유 및 가스 수출 수입의 4분의 1~3분의 1에 이른다.
러시아 전체 GDP의 38%가 순전히 우크라 동부 병합에만 들며, 이후 매년 국가 예산의 6~8%, 군 예산의 12%를 우크라 동부를 위해 써야한다. 예산이 증액되지 않는 한 이는 러시아의 다른 지역에 대한 투자, 현대화, 군지출이 감소해야함을 의미한다.
만일 푸틴이 우크라이나 동부 전체(인구 1500만)를 병합한다고 가정하면, 비용은 1200억~1600억달러로 배 이상 늘어난다.
동부의 자원 매력도 또한 낮다. 저품질 석탄과 광석, 채굴비용이 비싼 금속들로 저임금 인력을 써야만 채산이 맞는 구조다. 그런데 러시아로 편입돼 인건비가 상승하면 광산은 더욱 수익성이 낮아진다.
푸틴에게 우크라이나 동부 병합은 곧 러시아의 파산으로 이어지는 ‘독배(毒盃)’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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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s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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