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배문숙 기자]국내 전력전문가들은 저유가 기조 시점인 지금이 주택용 전기요금 누진제를 개편할 적기라고 한 목소리를 냈다.
조성봉 숭실대 경제학과 교수는 “저유가 기조가 이어지고 있는 요즘이 누진제 개편의 적기”이라며 “실제로 저유가 덕분에 한전이 엄청난 영업이익을 올리고 있지 않느냐”고 지적했다.
조 교수는 이어 “누진율을 줄이고 누진 단계도 3단계 정도로 통합할 필요가 있다. 주택용 전력소비 비중은 전체의 14%가량밖에 되지 않는데 마치 전력 피크의 주범인 것처럼 비치고 있다”면서 “누진제를 개편한다고 해서 당장 전력수급에 위기가 생길 것으로 전망되지도 않는다. 전력 공급에는 아직 여유가 많다”고 주장했다.
김광인 전 전력거래소 처장(숭실대 겸임교수)는 “주택용 냉방수요는 주로 저녁 시간대 많이 일어나기 때문에 전체 전력 피크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현재 전력 예비력도 충분히 여유가 있다”면서 “누진제를 언제까지 유지할 수도 없고 언젠간 풀어야 한다. 지금이 완화할 적기”라고 말했다.
김 전 처장은 “현행 2단계와 3단계를 통합해서 2단계 요금을 책정하고, 3단계와 4단계를 통합해서 3단계 요금을 부과하는 식이 합리적이라고 본다”면서 “일반 서민이 최소한의 전기는 쓸 수 있게 해야 한다. 그렇다면 400kWh까지는 누진제를 축소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김진우 연세대 글로벌융합기술원 특임교수(전 에너지경제연구원장)는 “주택용전기요금 누진제는 개편이 필요하다”면서 “평균적인 가정에서 상식적인 수준의 에어컨을 사용하는 데는 누진율이 높게 적용되지 않도록 전체 누진 단계의 수를 줄이고 각 단계의 구간 거리를 넓혀야한다”고 조언했다.
김 교수는 “원래 누진제는 1단계에 속하는 가구에 혜택을 주려고 만든 것이다. 당시는 1단계에 저소득층이 속한다고 판단하고 저소득층 지원 차원에서 이런 제도를 만들었다”면서 “그러나 지금은 오히려 고소득 1인용 가구에 대한 지원이 되고 말았다. 원래 제도를 만든 취지인 저소득 지원이나 에너지 절약 효과는 퇴색되고 일반 가정에는 불편만 주는 셈”이라고 말했다.
조성진 에너지경제연구원 연구위원도 “선진국 사례를 보면 누진제를 시행하는 나라가 많지 않다”며 “과도하게 적용되고 있는 누진 단계와 누진 배율을 낮추는 것이 합리적”이라며 “ 2014년 국회예산처 자료 보면 주택용 전기요금에 누진제를 도입한 나라는 미국, 영국, 일본, 대만 정도 뿐”이라고 말했다.
조 연구위원은 “미국과 일본은 누진구간이 2~3단계, 누진 배율 1.1~1.5배 수준이다. 그나마 대만의 누진율이 높은 편이긴 한데 여름철에는 2.7배, 그 외 계절에는 2.1배를 적용한다. 누진 단계는 5단계”이라며 “반면, 우리나라 누진 배율은 11.7배에 달한다. 우리나라가 다른 나라에 비해 누진 단계도 많고 누진 배율이 굉장히 높은 것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osky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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