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배문숙 기자]“답답했습니다. 비슷한 시기에 데뷔한 조교사들이 하나둘 100승을 달성하는 모습을 보니 더더욱 그랬습니다.”
지난달 30일 100승 대열에 합류한 구자흥 조교사는 이같이 소감을 밝혔다.
손에 잡힐 듯 잡히지 않는 100승 때문에 애간장을 태우던 구자흥 조교사의 시름을 없애준 건 다름 아닌 ‘상감마마’였다. ‘상감마마’는 지난달 30일, 혼합3등급 1200M 경주에 출전해 문세영 기수와 함께 가장 먼저 결승선을 갈랐다. 구자흥 조교사에게 있어 ‘상감마마’의 우승은 100승 이상의 의미를 가졌다. 지난해 2월 우승을 차지한 이래 1년 반만의 값진 승리이기 때문이다. 그때도 기승자는 문세영 기수였다.
구 조교사는 “100승 달성이야 5주간 염원하던 일이고, 그보단 ‘상감마마’가 부활했단 사실이 더욱 기뻤다”고 했다.
당초 ‘상감마마’는 국산4등급 경주에 출전할 예정이었으나 출전두수가 많아 ‘울며 겨자 먹기’로 혼합3등급 경주에 출전했다.
구 조교사는 지난 1987년 관리사로 입사해 조교승인, 조교보 등을 거쳐 조교사가 된 인물이다. 도중에 1년간 자리를 비우긴 했지만 그럼에도 거의 30년간 서울 경마장을 지키고 있다. 그는 “젊은 시절 바깥세상이 궁금해 경마장을 뛰쳐나간 적이 있다”며 “하지만 역시 내가 제일 잘 할 수 있는 건 경마장 안에 있었다”고 웃었다.
구자흥 조교사의 좌우명은 ‘될 때까지 하자’다. 천천히 하더라도 절대 포기는 말자는 의미다. 학업에 있어서도 마찬가지. 그는 현재 서울을 대표하는 학구파 중 한명이다. 신구대 축산과를 졸업, 방송통신대와 건국대, 명지대 등을 거치며 농학, 체육학, 스포츠예술산업 등을 전공했다. 그에게 있어 경주마는 가축이 아니라 일종의 운동선수다.
현재 구자흥 조교사의 눈은 올해가 아닌, 내년, 내후년을 바라보고 있다. 올해 신마수급이 원활한 만큼, 경주마들이 제 기량을 발휘하는 내년부터는 데뷔 이래 최고의 성적을 기대해볼 수 있겠단 생각에서다.
그는 “가족, 마방식구, 경마팬 모두에게 감사드린다. 중간에 힘든일도 많았지만 그때마다 주변의 작은 응원들이 큰 힘이 됐다”며 감사의 말도 잊지 않았다.
osky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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