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이앤씨만 문닫는 게 아니라 그 밑에 수백, 수천개 하청업체들까지 다 죽게 생겼다”
“노가다 일해본 사람으로서 현장 나가면 안전 관리원 배치돼있고 안전조회를 꼭 한다. 근로자부터 의식 변화가 필요하다. 관리자 지시 내리면 안따르는 분이 많다”
“안전하게 일할 권리도 중요하지만 중대재해법을 보면 사업주 처벌만 명시해두고 사업장에서 어떤 걸 위배했을 때 처벌한다는 구체적 위반사항 명시는 없다”
본지가 지난주 포스코이앤씨의 공사 현장이 멈추면서 일감이 끊긴 이들에 대한 보도<“갑자기 출근하지 말래요” 포스코이앤씨 영업정지 후폭풍 ‘10조원’ 추정[부동산360]> 이후, 해당 기사에 달린 댓글들이다. 이 기사에는 3000여개가 넘는 댓글이 이어졌다.
국내 시공능력평가 7위인 포스코이앤씨의 전국 103개 건설 현장 공사가 전면 중단되면서, 이 곳에서 일하던 일용직 노동자들의 일감도 뚝 끊겼다.
일터에서 맞이하는 사고는 더욱 안타깝다. 이재명 대통령이 “살기 위해 간 일터가 죽음의 장이 돼서는 안 된다”고 말한 것처럼, 일은 ‘삶’을 위한 것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진단에서 시작한다. 대통령은 산업재해를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이라 규정했다. 강한 메시지로 재발이 방지된다면 의미가 있다. 하지만 ‘미필적 고의’의 사전적 뜻은 어떤 행위로 범죄 결과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음을 알면서도 그 행위를 행하는 심리를 말한다. 그렇다면 기업은 사망사고가 날 것을 알면서도 밀어붙인걸까.
3000여개의 댓글이 국민 모두의 의견으로 볼 순 없다. 하지만 하나하나 읽어보면, 산업재해는 기업의 수익 추구만이 불러온 것이 아니라 제도적 헛점도 책임이 있음을 알 수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최저가 입찰’ 방식이다. 국내 대부분의 공사는 가장 적은 비용을 쓴 곳이 입찰을 따낸다. 공공공사는 특히 그렇다. 품질이나 디자인 등 주관적 판단이 개입되는 것보다 ‘가격’이 명확한 평가 기준이기 때문에 비롯된 제도다. 경쟁입찰에 참여하는 기업으로선 ‘비용’이 최우선 가치가 될 수 밖에 없다.
적은 비용의 입찰제안서를 쓰려면 공사 기간 단축은 필연이다. 공사 기간이 늘어나면 인건비는 물론 조달 자금에 대한 이자비용까지 늘어나기 때문이다.
이럿듯 ‘안전하게 일할 권리’를 지키지 못한 데에는 기업 뿐 아니라, ‘빨리빨리’를 종용한 제도도 책임이 있다. 실제 한 건설현장 관계자는“공공기관조차 안전을 강조하면서도 안전 강화를 위한 공사비 인상엔 소극적”이라고 말했다.
기업에 산재에 대한 책임을 묻지 않을 순 없다. 대통령의 말대로 누군가 노동자의 목숨보다 돈을 더 중시한다면 이는 처벌받아 마땅하다. 대통령이 강조하면 기업도 움직이고 제도가 바뀔 수 있다는 점에서 거센 발언도 국민을 아끼는 좋은 취지라고 이해한다.
하지만 영업정지나 면허취소 같은 징벌적 제재가 일터에서의 억울한 사고를 막기 어렵다. 오히려 ‘살기 위해 일을 하는’ 또다른 노동자의 삶을 어렵게 할 가능성이 더 높다. 당장 이번달 전국 포스코이앤씨 현장 협력업체 직원들의 수입이 끊기게 됐다. 지난해 기준 포스코이앤씨 등록 협력사는 전국의 2107곳, 협력·장비·용역업체 등에 쓴 외주비용만 5조9550억원에 달한다.
성연진 건설부동산부장
yjsu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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