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2016 리우올림픽이 역대 최저 시청률을 기록한 런던올림픽에도 미치지 못할 것으로 보이고 있다.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의 집계에 따르면 이번 리우올림픽에서 지상파 방송3사의 중계 시청률 합계가 30%를 넘긴 것은 총 두 경기인 것으로 나타났다. 양궁 여자 개인전 16강 경기 시청률이 재방송을 포함해 36.0%를 기록했고, 한국 대표팀이 온두라스에 아쉽게 패한 남자축구 8강전 시청률은 30.5%를 기록했다.

올림픽 초반엔 정반대 시차의 압박도 이겨내는 듯 보였으나 그 뒤로 인기 종목들의 경기당 시청률은 합산 20%대에 머물렀다. 방송사별로 따지면 경기당 10%에도 미치지 못한 종목들이 숱했다.

방송관계자들은 “리우 올림픽의 시청률이 예상했던 것보다 더 저조해 역대 최저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고 관측하고 있다. 앞서 2000년 시드니올림픽의 평균 시청률은 34.2%, 2008년 베이징올림픽은 32.0%, 2004년 아테네올림픽은 31.5%였다. 2012 런던올림픽은 2000년 이후 최저 시청률인 23.1%를 기록했다.

비단 국내 상황만은 아니다. 블룸버그 집계결과, 미국 NBC방송 프라임타임 시청자수는 4년전 런던 올림픽에 비해 17% 줄었다. 구매력이 높은 광고세대로 불리는 18~49세의 감소폭은 무려 25%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방송 관계자들은 이번 리우올림픽이 역대 최저 시청률을 보인 원인으로 시차와 부진한 성적, 모바일로의 시청층 이동, 각 방송사의 인기종목 동시중계 등을 꼽고 있다.

먼저 정반대 시차의 압박이다.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와 한국의 시차는 12시간으로 대다수 경기가 밤 11시 이후 시작됐다. 결승전의 경우 새벽에 열린 터라 시청률은 기대하기 힘들었다. 한 방송 관계자는 “이번 올림픽은 브라질 현지 상황은 물론 정반대 시차로 인해 국민들의 관심이 예년만 못할 것이라는 사전 예측이 있었다”라며 “하지만 예상치보다도 더 저조한 기록을 보였다. 올림픽이 시작되고 상황이 나아질 줄 알았지만 부진한 성적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번 올림픽에서 한국 대표팀은 종합 8위에 올랐지만 기대했던 종목에서의 부진으로 스포츠 팬들의 관심이 저조했다. 축구 등 인기 높은 구기종목이 4강 이전 탈락했고, 탁구에서는 올림픽 사상 처음 노메달에 그쳤다.

시차의 압박을 뛰어넘지 못하니 시청자들은 TV를 통해 중계를 ‘본방사수’하기 보다 인터넷이나 모바일을 통해 하이라이트 경기 영상을 보는 사례도 늘었다. 단지 시차 때문만은 아니다. 이미 20대의 젊은 시청자들은 모바일로 빠르게 이동하며 TV 앞을 떠났다.

실제로 이번 리우올림픽 생중계 및 하이라이트 영상을 서비스하고 있는 SK브로드밴드 ‘옥수수’의 하루 트래픽은 올림픽 전과 비교해 150%나 늘었다. 시청자들의 시청행태의 변화는 올림픽과 같은 지구촌 축제도 피해갈 수 없는 흐름이 됐다. 해외에서도 마찬가지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올림픽 기간 NBC의 스포츠앱과 홈페이지를 통해 유입된 시청자는 런던 올림픽 때보다 24%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합산 시청률도 뚝 떨어졌지만 각 방송사 별로 비교하면 초라하기 그지 없는 시청률이 나온다. 축구 골프 등 인기종목을 제외하면 한 자릿수 시청률 경기가 많다. 7회 연속 금메달을 목에 건 여자 양궁 단체전마저 3.6%(MBC)대에 머물렀다.

방송관계자들은 각사의 동시중계가 시청률 나눠갖기의 원인이라고 꼬집었다. 2012 런던올림픽 당시와는 달리 순차방송 합의를 이루지 못한 방송3사는 인기종목의 똑같은 중계 화면을 내보냈다. 4:3:3의 비율로 440억원에 달하는 중계권료(KBS 176억원, MBC SBS 각각 132억원)와 방송 제작비 등의 예산 압박에 방송3사는 1%의 전쟁을 치를 수밖에 없었다.

한 방송사의 고위 관계자는 “세 개 채널에서 똑같은 경기를 방영하니 당연히 시청자가 분산될 수밖에 없다”라며 “각 방송사의 입장에선 쪼개진 시청률로 광고 수익을 기대하기 힘들지만 그럼에도 인기종목을 편성해 조금이라도 시청률을 더 올려보는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라고 말했다.

고승희 기자/


she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