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온난화로 사실상 멸종 상태… 어민 “그 많던 명태, 이제는 한 마리만 잡혀도 뉴스”

4일 오후 3시   울릉군 북면 추산 앞바다수심 160m에 설치한 통발에서  잡힌 길이 17cm가량의 어린 명태.[어업인 정석균씨 제공]
4일 오후 3시 울릉군 북면 추산 앞바다수심 160m에 설치한 통발에서 잡힌 길이 17cm가량의 어린 명태.[어업인 정석균씨 제공]

[헤럴드경제(대구·경북)=김성권 기자] 한때 국민 생선으로 불렸던 명태가 울릉도 해역에서 올해 들어 두 번째로 잡혀 화제다.

울릉군 북면 추산 앞바다에서 주로 어로작업을 하는 정석균(63) 씨는 절기상 입동을 사흘 앞둔 4일 오후 3시쯤, 수심 160m에 설치한 통발에서 길이 17cm가량의 어린 명태 한 마리를 잡았다고 본지에 제보했다.

정 씨는 “혹시나 해 잡힌 물고기를 확인해 보니 명태였다”며 “금어기라 사진만 찍고 바로 바다에 방류했다”고 말했다.

정 씨는 지난달 3일에도 울릉읍 저동리 앞 죽도 동쪽 160m 해역에서 약 25cm 크기의 명태 한 마리를 잡은 바 있다.

그는 “수십 년 전만 해도 죽도 앞에서 북면 공암 인근 바다까지 낚싯줄만 넣으면 명태가 쏟아져 작은 통통배가 순식간에 가득 찼다”며 “이제는 보기 힘든 귀한 물고기가 됐다”고 회상했다.

이어 “어릴 적 해변 덕장에서 말리던 명태가 지천이었는데, 친구들과 장난삼아 명태 눈알을 빼먹던 기억이 난다”며 “그 많던 명태가 사라져 이제는 한 마리만 잡혀도 뉴스가 된다”고 덧붙였다.

명태는 몸길이 30~90cm, 몸무게 600~800g에 이르는 비교적 대형 어종으로, 한때 우리나라 총 어획량의 4분의 1 이상을 차지했다. 하지만 최근 지구온난화와 해수온 상승 등으로 국내 해역에서는 거의 잡히지 않아 사실상 멸종 상태에 놓여 있다.

국립수산과학원 관계자는 “명태, 도루묵, 임연수어 등 냉수성 어종은 국내 연안에서 거의 사라졌다”며 “대신 전갱이나 방어 등 따뜻한 물을 좋아하는 어종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국민 식탁에 오르는 명태는 대부분 러시아 등 북태평양 해역에서 수입된 것이다. 이에 해양수산부는 지난 2017년 세계 최초로 명태 완전 양식에 성공해 ‘명태 살리기 프로젝트’를 추진 하며 자연산 명태 발견 시 최대 50만 원의 포상금을 지급했지만 실제 지급 사례는 극히 드문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이번 울릉도 명태는 국내 해역에서 보기 드문 사례”라며 “기후변화와 남획으로 명태 회복이 쉽지 않은 만큼 보호와 연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ksg@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