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퀴즈> 우지라면의 ‘우지’는 돼지기름을 활용한 라면이다.
정답은 ( X )
우지라면의 ‘우지’는 돼지기름이 아닌 소기름을 뜻하는 한자 ‘牛脂’입니다. 초기 라면 제조 과정에서 면을 튀길 때 사용된 동물성 유지로, 우지 라면의 풍미를 좌우하는 핵심 재료로 꼽히고 있습니다.
[헤럴드랩] “신제품 출시가 아니라 귀환이요?”
지난해 11월 3일 삼양식품은 ‘우지라면’의 귀환을 알렸습니다. 우지라면은 소고기 기름으로 면을 튀기고 사골 육수를 더해 깊은 풍미를 구현한 라면입니다.
라면에 소기름을 사용한 만큼, 구수하면서도 칼칼한 국밥 같은 맛이 특징인데요. 삼양식품은 우지라면의 화려한 귀환을 알렸지만, 이 제품은 과거 삼양에 깊은 상처이자 아픈 손가락이기도 했습니다.
그 이유는 무엇이었을까요.
37년 만에 다시 보는 우지파동의 진실
과거 1위였던 삼양식품을 단 한 순간에 추락시킨 라면이 있습니다. 1989년 11월 3일, 우지 파동을 일으켰던 ‘우지 라면’입니다.
우지 파동은 익명의 한 투서로부터 시작됐습니다. 투서에는 유명 식품 회사들이 미국에서 비식용으로 구분된 ‘공업용 유지’를 사용했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는데요.
당시 검찰은 삼양식품을 포함해 5개의 식품 회사 대표와 관계자 10명을 구속했습니다. 라면의 전성기를 누리던 삼양식품의 위상은 순식간에 추락했고, 소비자들은 비난 여론 속에서 등을 돌리기 시작했습니다.
이후 7년에 걸친 법정 공방 끝에 삼양식품은 결국 무죄 판결을 받았습니다. 유지 원료는 원유 상태에서는 모두 비식용으로 분류되지만, 이를 정제해 생산한 라면 자체에는 이상이 없다는 것인데요.
그러나 이미 돌아선 소비자의 마음을 되돌리기에는 늦은 뒤였습니다. 이 사건으로 인해 삼양식품은 100만 박스 이상의 라면을 폐기하고, 약 1000명의 직원이 회사를 떠나는 등 큰 시련을 겪었습니다.
삼양식품은 우지 파동 이후 라면에 우지를 쓰지 않고 팜유만 사용해 왔습니다.
우지라면, 옛 영광을 다시 되찾을 수 있을까?
삼양식품은 36년 만에 ‘우지라면’을 다시 세상에 내놓았습니다. 한동안 삼양에서 금기처럼 여겼던 우지를 다시 꺼내 든 이유는 무엇일까요.
삼양식품 하면 흔히 ‘삼양라면’을 떠올리기 쉽지만, 사실 회사를 위기에서 다시 일으켜 세운 제품은 따로 있습니다.
바로 맵지만 계속해서 찾게 되는 중독적인 맛 ‘불닭볶음면’입니다. 불닭볶음면은 국물 위주의 라면 시장에 혜성처럼 등장해, 매운 볶음 라면이라는 새로운 장르를 만들어냈습니다.
극상의 매운맛이라는 콘셉트는 국내를 넘어 해외 소비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했고, ‘불닭 시리즈’는 글로벌 시장에서 제2의 전성기를 맞았습니다. K-라면의 위상을 성공적으로 끌어올린 삼양식품은 국내 프리미엄 라면 시장 공략을 위해 과거의 아픈 손가락이었던 ‘우지’를 다시 꺼내 들었습니다.
우지라면은 1960년대 라면 유탕 처리 방식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우지 특유의 고소한 풍미를 되살렸는데요.
소비자들 사이에서 “우지의 깊은 맛이 느껴진다”, “라면에서 장터 국밥 맛이 난다” 등의 반응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일반 라면보다 약 1.5배 높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우지라면은 출시 한 달 만에 누적 판매량 700만개를 돌파하면서 프리미엄 라면 시장의 강자로 급부상했습니다.
텀블러에 먹는 우지라면은 어떤 맛?
‘팝업스토어 성지’로 불리는 성수동에 고소한 라면 냄새가 퍼지자, 사람들의 발길이 자연스레 모이기 시작했습니다. 지난해 11월 28일 삼양식품은 삼양1963 출시를 기념해 성수동에 ‘삼양1963 팝업스토어’ 열었습니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화려한 전시나 퍼포먼스 대신 라면의 본질인 면, 국물, 그리고 삼양1963이 지닌 우지 풍미에 집중할 수 있도록 기획했다”고 밝혔는데요.
실제로 팝업스토어에는 복잡한 게임과 미션 대신, 라면을 ‘맛보는 경험’ 그 자체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습니다. 방문객들의 손에 들린 텀블러 안에는 갓 조리한 삼양1963 라면이 담겨 있었습니다.
덕분에 사람들은 매장 안을 넘어 길거리에서도 따뜻한 우지라면을 맛볼 수 있었습니다. 라면을 담은 텀블러라는 이색적인 방식은 팝업스토어 경험을 하나의 콘텐츠로 만들며 방문객들의 호기심을 자극했습니다.
그 결과 ‘삼양1963 팝업스토어’는 7일간 총 방문객 1만명을 돌파하며, 36년의 긴 세월을 건너 소비자의 품으로 돌아올 수 있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정승제 수학 강사와 협업한 광고 영상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2800만회 이상의 조회 수를 기록해 화제를 모으며 우지라면의 성공적인 귀환을 알렸습니다.
김정수 삼양식품 부회장은 지난해 11월 ‘삼양 1963’ 출시 발표회에서 “이제는 (과거의) 진실을 증명하고 정직이 제자리를 되찾은 날”이라며 “삼양식품이 스스로 역사 앞에 당당히 서는 순간”이라고 우지라면의 출시 소회를 밝혔는데요.
김 부회장은 삼양식품 창업자인 전중윤 명예회장의 며느리로 지난 1998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때 입사해 2017년 삼양식품 총괄 사장에 올랐습니다.
김 부회장은 ‘불닭볶음면’을 개발해 삼양식품을 연매출 2조원 규모의 수출기업으로 키웠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과거 논란의 중심에 섰던 우지라면은 이제 ‘문제의 제품’이 아닌, 삼양의 철학을 담은 프리미엄 라면으로 다시 돌아왔습니다.
이번 재출시가 일시적인 향수에 그칠지, 브랜드가 다시 쌓아 올린 신뢰의 출발점이 될지는 아직 단정할 수 없습니다.
다만, 분명한 것은 우지라면이 다시 소비자의 식탁에 오르면서 그 판단 역시 소비자에게 온전히 맡겨졌다는 점입니다.
이제 맛으로 말할 차례, 소비자가 답할 시간입니다.
이번주 브랜드 픽, 다시 돌아온 우지라면 삼양식품의 ‘삼양1963’이었습니다.
By 이성연 콘텐츠 오퍼레이터
Editing 민상식 기자
m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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