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빚 안갚으면 가스끊겠다” 러 가스프롬, 채무이행 독촉

伊 · 佛 등 EU제재 반대 가능성 獨은 나홀로 ‘유럽식’ 중재 나서

러시아가 12일(현지시간) 독립을 선포한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주(州)와 루간스크주의 친 러시아 분리주의 세력의 병합 요청에, “주민 의사를 존중한다”고 화답하며, ‘크림 식(式) 각본’을 되풀이했다. 이에 유럽연합(EU)은 러시아 고위관리 13명과 크림반도 기업 2곳을 포함한 추가 제재를 발표했다. 이번에도 러시아는 ‘가스 위협’으로 맞대응했다. 러시아는 잘 짜여진 시나리오대로 단호하고 치밀하게 움직이는 반면, 시간이 지날수록 EU 내부에선 ‘제 잇속 챙기기’ 양상이 빚어지며 사분오열 되고 있다.

▶잇속 챙기기 급급한 서방=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영국, 독일, 프랑스는 러시아가 오는 25일로 예정된 우크라이나 대통령선거를 방해할 경우 ‘3단계 제재’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서방의 러시아 기업에 대한 최첨단 에너지기술 수출 금지가 여기에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추가 제재안과 관련 28개국 EU 외 무장관 회의에선 의견이 갈려, 결국 25일 이후 재논의 하기로 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자문관인 뱌체스 라프 볼로딘 등 13명에 대한 비자발급 중단, 자산동결에만 합의를 봤다.

그러나 3단계 제재안은 이탈리아의 반대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다고 FT는 전했다. 이탈리아의 렌치 총리는 지난달 30일 푸틴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에너지를 비롯해 다양한 분야에서 양국 협력을 강화하기로 한 바 있다. 이탈리아 가스공기업 에니(ENI)가 러시아 국영가스회사 가스프롬과의 관계악화를 우려하는데다, 젊은 신임 총리로선 국가 경제 활성화가 발등에 떨어진 불이다.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도 잇속 챙기기에 나섰다. 프랑스 르몽드에 따르면 프랑스는 헬리콥터 16대를 실을 수 있는 미스트랄급 상륙함 2척을 EU의 반대에도 러시아에 판매할 예정이다. 총 12억 유로(약 1조7826억원)에 상당한다. 러시아로선 첫번째 외국 무기 구매로 오는 10월에 인도받을 예정이다.

독일은 나홀로 중재에 나선다. AFP에 따르면 프랑크 월터 스타인마이어 독일 외무장관은 13일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와 동부 친러 도시를 방문해 유럽안보협력기구(OSCE) 감독 하에 양측 협상 테이블을 조성할 계획이다.

▶러, “다음달 3일 가스 끊겠다” =러시아는 또다시 에너지 무기를 과시했다. 12일 알렉세이 밀러 가스프롬 최고경영자(CEO)는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총리와 만난 자리에서, 우크라이나가 지난해부터 올해 4월까지 35억달러 요금을 체불했기 때문에, ‘선불제’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이 자리에서 가스프롬 측은 오는 16일 우크라이나에 채무 이행을 독촉한다고 밝혔지만, 메드베데프 총리는 즉각적인 압박을 주문했다. 이에 따라 가스프롬은 13일 우크라이나에게 밀린 가스요금을 재청구할 계획으로, 다음달 2일까지 돈을 갚지 않을 경우 3일 오전 10시를 기해 공급을 중단할 것이라고 경고할 계획이다. 메드베데프 총리는 “그들을 보살펴주는 걸 끝낼 때다. 이 상황을 끝낼 모든 가능한 방법은 가스프롬이 착수하는 것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우크라이나로 가스 인도가 중단되면, 나머지 유럽국가로 연쇄 효과를 낼 것이라고 분석했다. 우크라이나에 있는 러시아 가스배관을 거쳐 유럽 내 가스 수요 15%가 충당되기 때문이다.

한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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