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24년 4월 17일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세계경제정상회의에서 연설 중인 로런스(래리) 서머스 전 미국 재무장관. [AFP]
지난 2024년 4월 17일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세계경제정상회의에서 연설 중인 로런스(래리) 서머스 전 미국 재무장관. [AFP]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최악의 성범죄자 고(故) 제프리 엡스타인에게 불륜 상담을 한 사실이 밝혀진 로런스(래리) 서머스(71) 전 미국 재무 장관이 결국 하버드대 교수직에서 물러날 예정이라고 대학 측이 밝혔다.

25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제이슨 뉴튼 하버드대 대변인은 서머스가 현재 학기 종료(5월 말)후 하버드대에서 강의를 그만둘 것이라며 이는 “정부가 공개한 엡스타인 관련 자료들에 대해 대학 측이 진행 중인 검토와 관련이 있다”고 했다.

이미 지난해 11월부터 휴직하고 있는 서머스 전 장관은 하버드 강단에 돌아오지 않고 물러서는 것이라고 NYT는 보도했다.

세계적 경제학자로 미 재무장관과 하버드대 총장 등을 지낸 서머스는 지난해 미 민주당 연방 하원의원들이 공개한 엡스타인의 생전 이메일로 인해 엡스타인과의 친분을 의심 받았다.

그는 엡스타인이 체포되기 전인 2019년 3월까지 최소 7년간 엡스타인과 이메일을 주고 받았다. 특히 결혼 생활 중 다른 여성과의 부적절한 관계에 대해 엡스타인에게 조언을 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학내 비판이 잇따랐다. 지난해 11월 하버드대 교지 하버드크림슨에 따르면 이 대학의 케네디스쿨(공공정책대학원) 제프리 리브먼 교수는 서머스의 행동을 “용서할 수 없다”고 했다.

리브먼은 서머스와 함께 ‘미국 경제 정책’ 강의를 진행했었다. 그는 수업에서 서머스와 엡스타인의 교류에 분노했으며, 구역질이 났다는 말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같은 날 또 다른 수업에서는 서머스를 옹호하는 듯한 발언을 한 교수가 학생들의 항의를 받는 일도 있었다.

케네디스쿨에서 서머스와 ‘세계화의 정치경제학’ 수업을 가르치는 로버트 로런스 교수는 그의 강의 중단 소식을 전한 후 “우리는 그의 통찰력과 지혜를 그리워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자 한 학생이 “아니요, 우리는 그렇지 않습니다”라고 소리쳤고, 이에 강의실에서는 박수와 웃음이 터져 나왔다고 한다.

문제의 이메일 공개 후 서머스는 “제 행동에 깊은 수치심을 느끼고 있다”며 공적 활동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비판이 빗발치자 지난해 11월 대학 측의 조사가 진행되는 동안 강의를 맡지 않겠다는 입장도 냈었다.

서머스는 빌 클린턴 전 대통령 재임 기간인 1999년 7월부터 2001년 1월까지 미 재무장관을 맡았다. 2001년 7월부터 2006년 6월까지는 하버드대 총장을 역임했다.


yul@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