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출장을 마치고 돌아온 직장인, 혹은 부푼 기대를 안고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이 제주도로 가기 위해 인천공항 입국장을 나선다. 한 손에는 무거운 캐리어를 끌고 버스나 전철을 갈아타며 한 시간 넘게 달려 김포공항으로 향한다. 그동안 우리에게는 너무나 익숙한 풍경이었지만, 막상 겪을 때마다 아쉬움이 남는 여정이었다.

“세계 최고 수준의 인천공항에 왜 제주 가는 비행기는 없을까?” 많은 이들이 한 번쯤 품었던 이 질문에 대한 답이 지난 5월 마련됐다. 인천~제주 정기노선이 10년 만에 다시 운항을 시작한 것이다. 그동안 우리 항공망은 국제선은 인천공항, 국내선은 김포공항이라는 역할 분담 아래 성장해 왔다. 이러한 구조는 국제선 중심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는 효과적이었지만, 해외에서 한국을 찾은 여행객이 제주나 지방으로 이동하려면 다시 공항을 옮겨야 하는 불편을 낳기도 했다.

이번 인천~제주 노선 재개는 이용객의 불편을 해소하는데서 출발했다. 이제 파리와 뉴욕, 도쿄와 싱가포르에서 출발한 승객은 인천공항에 도착한 뒤 공항 밖으로 나갈 필요 없이 곧바로 제주행 비행기에 오를 수 있다. 이동 경로 하나가 줄어든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전 세계 여행객이 한국을 느끼고 경험하는 거리는 그만큼 가까워졌다.

노선 재개 이후 현장에서는 긍정적인 반응이 나타나고 있다. 해외에서 입국한 뒤 곧바로 제주로 향하는 환승 수요가 눈에 띄게 늘어나고 있고, 인천공항과 제주를 하나의 여정으로 이용하는 승객들도 점차 증가하는 추세다. 과거에는 인천공항과 김포공항 사이를 이동하는 데 써야 했던 시간을 여행과 휴식, 비즈니스에 활용할 수 있게 됐다. 이용객들이 체감하는 시간적·경제적 편익이 실질적으로 증명되고 있는 셈이다.

인천~제주 노선 재개는 노선 신설 이상의 가치를 지닌다. 해외 여행객이 제주를 비롯한 지역으로 보다 쉽게 이동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고, 관광과 소비가 수도권에 집중되지 않고 전국으로 확산될 수 있는 새로운 통로를 열어서다. 인천공항이 세계와 대한민국의 지역을 함께 연결하는 관문으로 역할을 넓혀가고 있다는 점에서도 주목할 만하다.

첫걸음만큼 중요한 것은 이 노선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하는 일이다. 연계 교통 인프라를 확충하여 환승 편의는 더욱 높이고, 안정적인 고정 수요를 창출할 수 있는 차별화된 관광·교통 연계 정책도 함께 뒷받침되어야 한다. 국토교통부는 노선 재개를 일회성 성과로 끝내지 않고, 환승 편의를 높이고 안정적인 수요를 확보할 수 있도록 항공업계와 지속적으로 협력해 나갈 계획이다. 지역사회와의 상생 협력 체계 역시 한층 강화하고자 한다. 정부가 하늘길을 열고 국토의 연결성을 높이는 마중물 역할을 한다면, 지자체는 그 길을 따라 찾아올 전 세계의 여행객을 매료시킬 독창적인 문화와 관광 콘텐츠를 채워나가는 든든한 파트너다. 중앙정부의 정책적 실행력과 지자체의 창의적인 지역 역량이 유기적으로 맞물릴 때, 우리의 하늘길은 흔들리지 않는 단단한 경쟁력을 갖추게 될 것이다.

인천~제주 노선 재개는 비행기 한 편이 늘어난 데서 그치지 않는다. 해외에서 한국을 찾은 사람이 서울을 거치지 않고 곧바로 제주를 만나고, 앞으로는 더 많은 지역이 세계와 직접 연결될 수 있다는 가능성의 시작이다. 국토교통부는 이번 인천~제주 노선 재개라는 값진 시작을 발판 삼아, 국민의 이동 편의를 획기적으로 높이는 것은 물론 우리 지역의 활력을 세계 수준으로 끌어올릴 교통망 혁신을 멈춤 없이 추진해 나갈 것이다. 언젠가 해외에서 한국을 찾은 여행객이 인천공항에 내려 전국의 아름다운 지역들로 향하는 풍경이 더 이상 특별하지 않는 일상이 되기를 기대한다.

홍지선 국토교통부 제2차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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