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배문숙 기자]새누리당과 정부가 물류대란을 막기 위한 긴급대책으로 한진그룹 차원에서 담보물건을 제공할 경우 ‘1000억원+α’ 규모의 장기저리자금을 지원하겠다고 발표했지만 해운대란은 최소 2~3개월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특히 미국 등 거점형 항만에 물건을 내리더라도 43개국 법원의 스테이오더(압류금지명령) 결정도 빠르게 받는 것도 넘어야 할 산이다.

7일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화물을 하역하지 못하고 바다에 떠있는 한진해운 선박은 85척(컨테이선 70ㆍ 벌크선 15)에 이른다. 선박 입항ㆍ하역 작업에 드는 비용은 한척당 약 70만~80만달러(7억7000만원~8억8000만원) 정도로 추산된다. 항만사용료, 예선ㆍ도선비, 하역비 등 포함한 금액으로 이들 선박이 모두 안전하게 입항ㆍ하역하는 비용은 대략 650억~750억원이 들어간다. 여기에 배가 돌아오는 데 드는 유류비, 식비 등 기타비용까지 포함할 경우, 1000억원가량이 소요되는 셈이다. 문제는 현재 떠돌고 있는 물동량을 내리는 비용 외에 과거 미수금을 감안해 하역업체가 더 높은 금액을 요구할 수 있는 변수가 있다. 때문에 추가 자금 지원 여부도 향후 관건이 될 전망이다.

김영무 한국선주협회 부회장은 “한진해운에 운송을 맡긴 20피트 컨테이너 85만개가 선박과 전 세계 항만에 쌓여 있다”면서 “이 화물을 화주에게 전달하는데 몇 달이 걸리고 비용도 10억달러나 들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김 부회장은 이어 “화주들이 납기지연으로 인한 배상을 채권단이나 정부에 요구할 것”이라며 “채권단이 밝힌 한진해운의 운영자금 1조 5000억원 가운데 용선료 조정과 한진그룹 자구안으로 1조원을 마련하고 부족한 돈은 5000억원”이라고 말했다.

또 7일 미국 뉴저지주 뉴어크 소재 파산법원에서 결정되는 스테이오더 여부에 따라 피해규모는 유동적이다. 스테이오더는 국내 법원이 결정한 포괄적 금지명령을 해외 법원에서도 받아들여 달라고 요청하는 것이다. 만약 스테이오더 없이 입항을 하게 된다면 채권자들이 밀린 용선료 등을 이유로 배를 가압류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해수부 한 관계자는 “미국법원이 스테이오더를 내릴 가능성이 높다”면서 “무엇보다 현지 업체들이 블랙프라이데이와 연말을 앞두고 물류비상에 걸려있기 때문이다. 싱가포르나 독일 등도 스테이오더 결정을 내리도록 여러방안을 강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초동대처 미흡으로 한진해운발 물류대란은 최소 2~3개월 상당한 혼란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김우호 해양수산개발원 해운해사본부장은 “금융논리에 따른 원칙을 앞세우다 보니 글로벌 해운업계의 동향은 살피지 않은 것 같다”면서 “시간이 지날수록 제2, 제3의 피해가 늘어나는 만큼 일단 한진해운의 선박들이 하루라도 빨리 다시 운항할 수 있게 돕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종길 성결대 동아시아 물류학부 교수는 “그동안 정부의 대책은 무책임하다 못해 무능했다”면서 “이제라도 정부가 한진해운발물류대란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을 내놓고 확실한 시그널을 줘야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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