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세계는 단순한 디지털 전환을 넘어, AI·데이터·자동화가 인간 경험과 결합된 AX(Advanced Experience·초경험 혁신 영역) 중심 산업으로 이동하고 있다. 경험이 곧 부가가치가 높은 상품이 되고, 사용자 데이터가 산업 구조를 재편하는 시대가 도래했다. 국가 경쟁력 역시 제조 중심에서 지능형 생산, 초개인화 서비스, 실시간 데이터 경제의 역량으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다. 주요 국가들은 이미 AX를 전략 산업으로 간주하며 대규모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한국도 지속 성장을 위해 AX에 대한 국가적 결단을 서둘러야 할 시점이다.
한국 경제는 제조 강국으로 자리매김해 왔지만, 앞으로 제조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AI·센서·로보틱스·데이터 플랫폼 등을 기반으로 한 개인 경험 중심 제조 체계로의 전환이 필수적이다. AX는 산업 전반을 상호 연결하는 국가 단위의 ‘지능형 두뇌 인프라’로 작동한다. 이를 확보하지 못하면 기존 제조 경쟁력마저 빠르게 잠식될 수밖에 없다.
글로벌 공급망은 이미 가격·효율 중심에서 지능화 능력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 미국, 유럽, 일본, 중국 등 주요국은 공급망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고도화된 AX 기반의 생산·운영 체계를 구축하는 데 정책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이들은 제조 경쟁력의 핵심을 더 이상 인건비나 설비 규모가 아니라, 데이터·AI 기반 운영 능력으로 보고 AX 역량 강화에 대규모 투자를 진행 중이다.
한국은 저출생·고령화, 노동시장 경직성 등 구조적 제약에 직면해 있다. 이런 상황에서 생산성 혁신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AX는 의사결정부터 생산·서비스까지 전 과정을 실시간 지능화해 총요소생산성(TFP)을 높이는 가장 효과적인 수단이다. 따라서 현재 부처별로 흩어진 디지털·자동화 투자를 통합하고, 국가 차원의 AX 역량을 조직적으로 구축하며 투자를 지속해야 한다.
한국은 세계 최고 수준의 초고속 인터넷 인프라와 디지털 기술 수용성을 갖추고 있다. 그러나 규제가 많고 경험 기반 산업에 대한 투자가 매우 부족한 편이다. 앞으로는 규제 혁신과 함께 개인 경험 데이터 연구, 경험 산업 투자 확대가 시급하다. 특히 AX 분야 규제를 완화하면 시장이 열리고 국제표준화 선도와 투자 유치에도 유리해진다. 제조 부문 역시 AI 기반 실시간 최적화 공장(AI-Driven Factory)으로 고도화해야 하며, 특히 중소·중견 제조업도 AX 인프라를 활용할 수 있도록 정부의 교육·세제지원 프로그램을 강화하고 지속적으로 투자해야 한다.
제조·유통·물류뿐 아니라 도시·교통·환경·의료·안전·바이오·문화서비스도 AX를 중심으로 발전 전략을 세우고, 분야별 로드맵을 마련해 특화 생태계를 조성할 필요가 있다. 교육·행정 분야에도 AX를 도입해 사용자 중심의 지능화 체계로 신속히 전환해야 한다.
이제 한국은 AX 시대의 단순한 ‘추격자’가 아니라, 기획·설계할 수 있는 선도국으로 도약해야 한다. 정부와 산업계, 학계가 명확한 목표를 가지고 AX 투자를 속도감 있게 추진한다면, 한국은 AX 시대의 글로벌 리더가 될 수 있다. 이는 한국 경제·산업·도시·사회 전반의 지속적 발전을 담보하는 선택이 될 것이다.
김익성 동덕여대 교수 (전 유통학회장)
siuu@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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