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품의 향기
세계적 출판사인 메리엄-웹스터는 2023년 말 올해의 단어로 ‘진짜(Authentic)’를 선정했다. 이것은 AI 딥페이크 기술로 만든 작품들이 세계적 권위의 시상식을 석권하는 ‘진실성의 위기’에 던진 경종이다. 현실에서 더 큰 문제는 벼와 꼭 닮아 농부까지 속여 넘기는 가라지 같은 사이비(似而非)들이다. 가짜가 진짜로 둔갑하는 가진진가(假眞眞假)의 혼돈 속에 국민들은 영화 <트루먼 쇼>의 주인공이 된 듯한 기시감에 휩싸인다. 하지만 역사의 강물 속에서 부유물은 결국 떠내려가고, 진실의 암반은 반드시 드러나는 법이다.
세계적 거장들의 원화(原畫) 앞에선 신비한 소름과 전율이 느껴진다. 이른바 ‘아우라(Aura)’는 AI가 접근조차 할 수 없는 진품의 향기다. 독일의 예술철학자, 발터 벤야민은 ‘아무리 가까이 있어도 느껴지는 거리감’이라 정의했다. 본시 가짜가 더 요란한 법이다. 광기와 야만의 시대, 고요한 진실의 광채를 지닌 진짜 사람이 보고 싶다.
칼럼니스트/법무법인 클라스한결 고문
hong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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