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열 반사…냉방비 절감 수요 급증

일반 도료 대비 최고 10도 온도 낮춰

산업시설 넘어 공동주택도 적용 확산

KCC·SP삼화·노루 등 업계 경쟁 치열

건물 옥상에 차열 페인트를 칠하고 있는 모습(위쪽). 차열 페인트를 칠한 곳이 일반 우레탄 도료 대비 표면 온도를 약 5도 낮췄다. [KCC·SP삼화 제공]
건물 옥상에 차열 페인트를 칠하고 있는 모습(위쪽). 차열 페인트를 칠한 곳이 일반 우레탄 도료 대비 표면 온도를 약 5도 낮췄다. [KCC·SP삼화 제공]

서울의 한낮 기온이 연일 35도를 웃돌고 일부 지역에서는 체감온도가 40도에 육박하는 기록적인 폭염이 이어지고 있다. 냉방비 부담이 커지면서 건물 자체의 에너지 효율을 높일 수 있는 기능성 건축자재에 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태양열을 반사해 건물 표면 온도를 낮추는 ‘차열도료’가 냉방비 절감과 도시열섬 현상을 완화하는 대안으로 주목받으면서 국내 도료업계의 경쟁도 한층 치열해지는 모습이다.

▶국내 페인트 3사, 차열 도료 경쟁=1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 페인트 3사(KCC·SP삼화·노루페인트)는 기능성 제품군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건축물은 물론 도로 등 다양한 환경에 적용할 수 있는 차열도료를 잇달아 선보이며 시장 선점 경쟁에 나서는 모습이다.

차열도료는 태양광 가운데 열 발생의 주원인인 적외선을 반사하는 기능성 제품이다. 옥상과 외벽, 도로 등에 시공하면 표면 온도를 낮춰 실내 열 유입을 줄이고 냉방 에너지 사용량을 절감하는 효과가 있다. 건물뿐 아니라 아스팔트 도로와 보행로, 자전거도로 등에도 적용되며 도시 열섬현상 완화에도 도움이 되는 것으로 평가된다.

KCC는 건축용 차열도료 ‘스포탄상도(에너지)’와 ‘숲으로 차열상도’, 도로용 차열도료 ‘스포로드쿨’ 등을 앞세워 산업용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최근에는 공장과 물류센터부터 도로까지 적용 분야를 확대하고 있다. KCC에 따르면 ‘숲으로 차열상도’를 시공한 경우 일반 탄성방수재보다 표면 온도가 최대 10도 이상 낮게 나타났고, 도로용 제품 ‘스포로드쿨’은 일반 아스팔트보다 약 15도 낮은 온도를 기록했다.

SP삼화 역시 차열페인 ‘쿨앤세이브’와 도로용 제품 ‘바이로드쿨’을 앞세워 시장 확대에 나서고 있다. 회사에 따르면 쿨앤세이브는 일반 우레탄 도료 대비 표면 온도를 약 5도 낮췄고, 바이로드쿨은 미도장 바닥보다 5~10도가량 온도를 낮추는 효과를 보였다. 차열도료 관련 매출은 최근 3년간 연평균 15~20%의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에는 다양한 색상 적용이 가능한 단층 시공 방식의 차열도료 제조 기술 특허도 확보했다.

노루페인트는 일반 소비자(B2C) 시장까지 공략 범위를 넓혔다. 최근 방수와 차열 기능을 결합한 온라인 전용 제품 ‘차열수성방수재’를 선보였다. 콘크리트 미세 균열 사이로 침투하는 수분을 차단해 결로, 곰팡이 등을 예방한다. 또 차열 기술을 적용해 옥상 표면 온도 상승을 억제한다. 하도·중도·상도 등 여러 공정을 거쳐야 했던 기존 옥상 방수 시공을 하나의 제품으로 구현해 시공 편의성도 높였다. 전문 시공자뿐 아니라 전문 시공자뿐 아니라 일반 소비자도 손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설계한 것이 특징이다.

▶커지는 차열도료 시장=업계는 폭염이 일상이 되면서 차열도료가 특수 제품을 넘어 일반 건축자재로 자리 잡을 것으로 전망한다. 차열도료 시장은 폭염이 일상화되고 전기요금 부담이 커지면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그랜드뷰리서치에 따르면 세계 쿨루프(차열) 도료 시장은 2022년 약 40억달러에서 2030년 약 70억달러 규모로 확대될 전망이다.

국내에서도 냉방비 절감은 물론 탄소배출 저감과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도시열섬 완화까지 기대할 수 있어 공공기관과 기업의 관심도 커지고 있다. 실제로 서울시 ‘쿨루프 시공지원 사업’ 등 지방자치단체를 중심으로 옥상 차열도료를 활용한 지원 사업도 확대되는 추세다.

업계 관계자는 “예전에는 차열도료가 공장이나 일부 산업시설에 국한된 제품이었다면 최근에는 공동주택과 상가, 창고 등으로 적용 범위가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라며 “기후변화가 지속될수록 기능성 도료 시장의 성장세도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도 “폭염이 기후변화에 따른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 상시적인 환경 변화로 자리 잡으면서 차열도료에 대한 관심이 꾸준히 확대되고 있다”라며 “기능성과 경제성을 동시에 갖춘 제품을 중심으로 적용 분야도 지속해서 넓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부애리 기자


boo@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