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황혜진 기자]매서운 주택담보대출(이하 주담대) 증가세가 전통적인 비수기도 녹였다. 6~8월은 전통적인 비수기지만 올해 6~8월 늘어난 주담대는 최근 3개년(2014년~2016년)중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 기간 5대 은행에서 늘어난 주담대만 11조원을 웃돌았다. 지난 5월 주담대 심사가 전국적으로 강화됐지만 6월 기준금리가 한 차례 더 인하되면서 부동산 거래가 활기를 뛰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ㆍKB국민ㆍKEB하나ㆍ우리ㆍNH농협 등 국내 5대 은행의 6~8월 주담대 증가액은 11조 2897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최근 3개년 중 은행 주담대 증가율이 가장 높았던 2014년(11.1%) 6~8월 증가액(9조 1432억원)보다도 많은 액수다. 지난해(1조 6616억원)와 비교하면 7배 가량 폭증했다. 지난해는 안심전환대출 출시로 은행권 주담대가 주택금융공사로 옮겨가면서 은행 자체적인 주담대는 줄었다.

올해 6~8월 중 주담대가 가장 많이 늘어난 곳은 NH농협은행이었다. 세 달 간 3조 6667억원이 늘었다. 그 뒤로 ▷KEB하나(3조 4575억원)▷신한(2조 4508억원)▷KB국민(1조 2888원)▷우리(4183억원) 순이다.

폭주하는 주담대를 잡기에 정부 대책은 무용지물이었다. 가계부채를 잡기 위한 심사가이드라인이 지난 5월 전국적으로 시행됐지만 주담대는 감소하기는 커녕 비수기마저 달구며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5대 은행의 6월 주담대 증가액은 2조 8615억원이었으나 7월 4조 525억원, 8월 4조 3487억원으로 주담대 증가폭은 갈수록가팔라졌다.

비수기에도 주담대가 급증한 이유는 부동산 거래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해 6∼8월 부동산 거래는 3만8110건으로 집값이 크게 뛰며 호황기를 누렸던 작년 같은 기간보다 4572건(13.6%) 늘었다. 특히 무더위가 기승을 부린 8월에는 1만2000건을 돌파, 7월(1만4262건)을 제외하고 올해 들어 가장 빈번한 거래가 이뤄졌다.

지난 6월 기준금리 인하 영향도 컸다.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2%대 중반까지 떨어지면서 대출 증가세에 기름을 부었다. 아파트 공급축소와 중도금 대출 보증 규제 확대를 골자로 지난달 25일 발표된 가계부채 대책도 집값 호재의 기회로 여겨지며 강남을 중심으로 한 부동산 거래를 더 증가시켰다. 집단대출도 한몫을 했다. 통상 아파트를 분양받는 사람은 전체 매매대금의 60∼70%를 2년여에 걸쳐 중도금으로 분할 납부하기 때문에 신규 계약을 체결하지 않아도 집단대출이 자동으로 늘어나는 부분이 있다. 올해 들어 6대 은행의 집단대출은 매월 1조원 넘게 급증하는 추세다. 6∼8월에만 3조4318억원이 늘었다. 9~10월은 전통적인 부동산 성수기로 전국적으로 10만 가구 넘게 분양이 예정돼있는 만큼 집단대출을 중심으로 한 주담대 증가세는 한동안 계속될 전망이다.

임채우 KB국민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저금리 기조로 현재 부동산 시장이 좋은 데다가, 정부의 공급물량 축소 방침을 시장 일각에서는 집값 상승의 호재로 받아들이는 분위기여서 앞으로 주담대는 계속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