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회장, 美 엔비디아 본사 방문
한 달 만에 젠슨 황과 다시 회동
자율주행·로봇·제조 AI 협력 논의
새만금 AI 밸리·데이터센터 구상 주목
[헤럴드경제=정경수 기자]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의 ‘피지컬 AI 행보’가 엔비디아 본사로 향했다. 지난달 서울 양재동 현대차그룹 본사에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를 맞은 지 한 달여 만에 이번에는 정 회장이 엔비디아 본사를 직접 찾았다. 자율주행과 로봇, 제조 AI, 데이터센터를 아우르는 현대차그룹과 엔비디아의 ‘피지컬 AI 동맹’이 후속 논의 단계로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엔비디아는 24일(현지시간) 자사 X(옛 트위터)를 통해 정 회장이 엔비디아 본사를 방문해 황 CEO와 함께 촬영한 사진을 공개했다. 사진 속 두 사람은 엔비디아 본사에서 나란히 서서 환하게 웃으며 기념촬영을 했다.
엔비디아는 게시물에서 “샌프란시스코로 향하는 길에 엔비디아에 잠시 들렀다”며 “젠슨 황이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을 환영했다”고 소개했다. 여기서 샌프란시스코 방문은 이재명 대통령이 현지에서 젠슨 황 CEO 등 글로벌 빅테크 수장들과 만나 ‘샌프란 AI 선언’을 발표하는 AI 서밋 일정을 의미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방문에서 정 회장과 황 CEO는 자율주행, 로봇, 제조 AI 등 지난달 한국 회동 당시 논의했던 협력 방안에 대해 후속 협의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 사람의 논의는 지난달 8일 서울 양재동 현대차그룹 본사 회동에서 한 차례 구체화됐다. 당시 황 CEO는 현대차그룹 본사를 직접 방문해 정 회장과 면담하고, 자율주행과 로보틱스, 제조 AI, 데이터센터 등 다양한 분야에서 폭넓은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특히 정 회장은 황 CEO에게 새만금 프로젝트를 직접 설명하며 AI와 로보틱스, 데이터센터를 접목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황 CEO도 새만금 구상을 미국 실리콘밸리에 빗댄 ‘AI 밸리’로 표현하며 관심을 나타냈다. 이번 미국 본사 회동에서도 이 같은 구상이 후속 논의 테이블에 올랐을 가능성이 크다.
황 CEO는 현대차그룹의 제조·모빌리티 역량을 높게 평가하며 현대차그룹을 피지컬 AI 시대의 핵심 파트너로 언급한 바 있다. 현대차그룹은 완성차, 생산공장, 자율주행, 로보틱스, 수소에너지 사업을 모두 보유하고 있어 피지컬 AI를 실제 산업 현장에 적용할 수 있는 대표 기업으로 꼽힌다.
자율주행 분야에서는 엔비디아의 차량용 AI 반도체와 소프트웨어 플랫폼이 현대차그룹의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 전략과 맞물릴 수 있다. 로봇 분야에서는 보스턴다이나믹스와 현대차그룹의 제조 현장, 엔비디아의 AI 연산 기술이 결합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제조 AI 분야에서도 양사의 이해관계가 맞닿아 있다. 현대차그룹은 생산공장을 소프트웨어와 데이터 기반으로 전환하는 소프트웨어정의공장(SDF)을 추진하고 있다. 엔비디아는 AI 반도체와 디지털 트윈, 로봇 시뮬레이션 분야에서 강점을 갖고 있다. 실제 공장을 가상 공간에 구현하고, 로봇 동선과 생산 공정을 사전에 검증하는 방식의 협력이 가능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새만금 프로젝트도 양사 협력의 상징적 거점으로 주목된다. 현대차그룹은 전북 새만금 112만4000㎡ 부지에 올해부터 단계적으로 9조원을 투자해 로봇과 AI, 수소에너지, 태양광 발전, AI 수소 시티 등을 아우르는 미래기술 혁신성장거점을 구축할 계획이다. AI 데이터센터와 로봇 제조·부품 클러스터, 수소 기반 에너지 인프라를 함께 조성해 자율주행·로보틱스·스마트팩토리 개발을 뒷받침한다는 구상이다.
현대차그룹은 완성차와 생산공장, 로보틱스, 수소에너지 인프라를 모두 보유한 강점을 바탕으로 미래 모빌리티 기업을 넘어 피지컬 AI 기업으로 외연을 넓히고 있다. 엔비디아와의 협력은 이 과정에서 자율주행과 제조 AI, 데이터센터 역량을 고도화하는 주요 파트너십으로 자리 잡는 모습이다.
앞서 정 회장은 지난해 10월 서울 강남에서 황 CEO와 이른바 ‘치맥 만찬’을 함께한 데 이어 올해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 CES 2026 현장, 지난달 황 CEO의 방한 당시 부부 동반 오찬과 현대차그룹 양재사옥 회동까지 잇달아 만남을 이어왔다.
정 회장은 황 CEO가 이끄는 글로벌 인공지능(AI) 리더모임 ‘실리콘밸리 & 더 월드’의 자문위원으로도 합류하고 오는 11월 만남을 예고하고 있다.
kwat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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