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칠레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 참석

한·칠레 핵심광물 동맹 제안

BESS·수소까지 확대

페루 광산 근무·칠레 태양광 사례 소개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고려아연 제공]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고려아연 제공]

[헤럴드경제=정경수 기자]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구리·리튬 등 풍부한 광물자원을 보유한 칠레와의 협력 범위를 제련과 배터리, 그린수소 등으로 넓혀야 한다고 제안했다. 원료를 들여오는 데 그치지 않고 한국의 제조·제련 기술과 칠레의 자원·재생에너지를 묶는 공급망을 구축하자는 구상이다.

고려아연은 최 회장이 30일(현지시간) 칠레 산티아고에서 열린 ‘한·칠레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에 참석했다고 31일 밝혔다. 행사는 이재명 대통령의 칠레 방문을 계기로 산업통상부와 칠레 외교부가 주최하고 대한상공회의소와 칠레산업협회가 주관했다. 양국 정부와 기업 관계자들은 핵심광물과 첨단산업, 디지털, 친환경에너지 등을 논의했다.

최 회장은 이날 “칠레는 세계적인 광물자원 강국인 동시에 풍부한 태양광과 풍력 자원을 바탕으로 글로벌 그린에너지 강국으로 도약하고 있다”며 “대한민국과 칠레의 미래 협력 방안을 함께 논의하는 뜻깊은 자리에 참석하게 돼 매우 영광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칠레가 핵심광물을 공급하고 한국이 이를 가공하는 기존 분업 구조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한국의 제련·배터리·수소 기술과 칠레의 광물·재생에너지 자원을 결합하면 원료 확보부터 가공, 청정에너지 생산까지 아우르는 협력 체계를 만들 수 있다는 설명이다.

최 회장은 “대한민국과 칠레 양국이 힘을 모은다면 안정적인 핵심광물 공급망을 넘어 탄소중립 시대를 함께 선도하는 가장 모범적인 협력 모델을 만들어 갈 수 있다”고 밝혔다.

이재명 대통령이 30일(현지시간) 칠레 산티아고 한 호텔에서 한-칠레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에서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
이재명 대통령이 30일(현지시간) 칠레 산티아고 한 호텔에서 한-칠레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에서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

양국 정부도 이날 핵심광물 협력을 제도화했다. 이 대통령과 호세 안토니오 카스트 칠레 대통령은 정상회담을 통해 ‘광물자원 파트너십 양해각서’를 토대로 정보 교환과 기술협력, 인적 교류를 확대하기로 했다. 투자협력 양해각서를 통해서는 핵심광물과 에너지 분야의 기업 간 투자 기회도 발굴할 계획이다.

최 회장은 남미와의 개인적인 인연도 소개했다. 그는 2010년부터 2013년까지 고려아연의 페루 자회사 ICM 파차파키 사장을 맡아 해발 4000m에 있는 광산 개발을 지휘했다. 당시 현지에 머물며 남미 광물산업의 성장 가능성을 직접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칠레의 태양광발전 사례가 고려아연의 신재생에너지 사업에 영향을 줬다는 일화도 공개했다. 최 회장은 과거 호주 아연제련소 SMC 사장으로 근무할 당시 전력비 상승에 대응할 방안을 찾던 중 칠레의 대규모 태양광발전 사업이 높은 가격 경쟁력을 확보했다는 보도를 접했다.

이후 SMC는 2018년 호주에서 발전용량 124㎽ 규모의 태양광발전소를 준공했다. 고려아연은 이 사업 경험을 바탕으로 호주 자회사 아크에너지를 통해 태양광과 풍력, 배터리에너지저장장치(BESS), 그린수소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BESS는 전력을 배터리에 저장했다가 수요가 많을 때 공급하는 설비다.

최 회장은 “한 나라의 혁신이 다른 나라의 새로운 산업을 탄생시킨 것”이라며 “칠레를 비즈니스에 깊은 영감을 준 고마운 나라로 기억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고려아연의 호주 자회사 아크에너지는 대규모로 태양광, 풍력, 배터리에너지저장장치(BESS)와 그린수소를 생산, 수송에 투자하는 그린에너지 종합기업으로 성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현재 아크에너지는 호주에서 리치몬드 밸리 태양광·BESS 사업과 보우먼스 크리크 풍력발전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리치몬드 밸리 사업은 주정부 장기 에너지서비스계약 사업자로 선정된 데 이어 연방정부 환경영향평가 승인과 전력망 연결 인가를 받았다.

최 회장은 “오늘날 칠레는 핵심광물과 청정에너지를 동시에 보유한 세계에서 몇 안 되는 국가”이며 “대한민국은 세계 최고 수준의 제조기술과 제련, 배터리, 수소 산업 역량을 갖추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을 중심으로 자유 진영의 핵심광물 공급망 구축을 주도하는 고려아연은 핵심광물은 물론 BESS와 그린수소 등 미래 에너지 산업 전반에서 칠레와 협력을 더욱 확대해 나가고자 한다”며 “대한민국과 칠레가 함께 만들어 갈 미래는 단순한 자원 협력을 넘어 지속가능한 성장과 청정에너지 시대를 여는 새로운 동반자 관계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kwater@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