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인권·종교 전문가들 서울서 공동 기자회견
초고령 수용자 인도적 석방 촉구 진정서 제출
인권위 측 “법원 결정 사안, 각하 가능성도”
[헤럴드경제=정주원 기자] 국제 인권 단체인 국경없는인권(HRWF)이 한국의 종교·신념의 자유와 고령 종교 지도자 구금 문제를 제기하는 성명서를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에 제출했다. 이 단체는 이만희 신천지 총회장의 구속이 국제 인권 기준의 비례성과 인도적 처우 원칙에 부합하는지 검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외국 단체가 종교의 자유와 인권을 내세워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비판도 나온다.
국경없는인권은 7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서울외신기자클럽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종교단체에 영향을 미치는 법적·행정적 조치는 정확한 정보와 국제적인 종교·신념의 자유 기준에 근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해당 단체의 한스 누트 부대표는 “종교 공동체가 신념을 이유로 낙인찍히거나 평화적인 집회와 표현이 제한되는 문제는 특정 단체나 개별 사건에만 머물지 않는다”며 “기본권이 모든 사람에게 공정하고 동등하게 적용되고 있는지를 살펴보자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총회장은 신도들을 국민의힘 당원으로 조직적으로 가입시키도록 지시한 혐의로 지난 6월 구속기소 됐다. 검찰과 경찰 합동수사본부는 최소 5만6000여명의 신도가 국민의힘에 입당한 것으로 보고 있으며 법원은 당시 “증거인멸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최근에는 이 총회장이 75억 원대 세금을 포탈한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 위반)로 추가 기소됐다.
국경없는인권은 자신들의 행동이 특정 종교나 교리를 지지하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하면서 “비폭력 혐의를 받는 초고령자의 구금은 마지막 수단이어야 한다”고 의견을 냈다.
한스 누트 부대표는 “국제 인권 기준에 따라 문제를 제기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이날 기자회견을 마치고 국가인권위원회에 초고령 수용자의 인도적 석방을 촉구하는 내용의 진정서를 접수했다.
하지만 정권과 연계된 부적절한 정치적 행위 등으로 입건되고 적법한 절차를 거쳐 법원이 구속영장을 발부한 사건에 대해 외국 단체가 종교의 자유와 인권을 내세워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인권위 역시 이번 진정이 각하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인권위 관계자는 “구금은 법원의 결정에 따른 사안으로 인권위법상 조사 대상에 해당하지 않을 수 있다”며 “이 경우 소위원회에 상정되지 않고 소위원장 결재만으로 각하될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인권위는 우선 통상적인 절차에 따라 진정서를 검토할 예정이다. 해당 관계자는 “진정서가 접수되면 조사과에 배당돼 담당 조사관이 서면조사나 관계인 조사 등을 진행하고, 조사가 끝나면 보고서를 소위원회에 올려 위원들이 인권위법상 조사 대상 해당 여부와 인권침해 여부 등을 심의한다”며 “인용되면 결정문을 당사자에게 송부하고 기각되면 기각 통지서를 보내게 된다”고 말했다.
한편 인권위 측은 심사 기간에 대해서는 사건의 성격과 조사관의 업무량 등에 따라 달라지지만 통상 3개월 이상 소요되는 만큼, 해당 사건 역시 단시간에 결론이 나기는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jookapook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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