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U·금감원, 신고 매뉴얼 설명회 개최
대주주·법령준수체계 변경 시 30일 전 사전신고
AML 인력 4명 이상·전산설비 기준도 구체화
비수탁형 지갑 신고 여부 판단기준도 마련
“미국 클래리티법 등의 규제와 궤를 같이 해”
[헤럴드경제=경예은 기자] 가상자산사업자 신고 단계에서 대주주의 범죄경력과 재무건전성까지 들여다보는 등 진입 규제가 한층 강화된다. 대주주나 법령준수체계를 변경할 경우 기존 사후신고 대신 30일 전 사전신고도 의무화된다. 금융당국은 가상자산 시장의 성장에 맞춰 사업자와 대주주에 대한 진입 단계의 검증도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금융위원회 산하 금융정보분석원(FIU)과 금융감독원은 13일 서울 드림플러스 강남에서 가상자산사업자(VASP) 및 예비 사업자 등을 대상으로 가상자산사업자 개정 신고매뉴얼에 대한 설명회를 개최했다. 신고매뉴얼 개정은 지난 1월 국회를 통과한 특정금융정보법 개정안이 오는 20일 시행되는 데 따른 것이다.
이날 설명회에는 디지털자산거래소공동협의체(DAXA), 한국핀테크산업협회 관계자, 특금법상 신고된 가상자산사업자 28개사와 가상자산사업자 신고를 준비 중인 예비 사업자 임직원 등 100여명이 참석했다.
하주식 FIU 제도운영기획관은 “최근의 가상자산 시장은 국민의 경제생활과 금융시장에 폭넓은 영향을 미치는 시장으로 성장한 만큼 가상자산 신고제를 막 도입했던 지난 2021년과는 상황이 달라졌다”며 “가상자산시장에 대한 신뢰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사업자 및 대주주의 건전성을 진입 단계에서부터 철저히 점검·심사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가상자산 거래 가능 이용자 수는 2021년 말 558만명에서 지난해 말 1113만명으로 두배 가까이 늘었다. 시장 시가총액도 2021년 말 55조2000억원에서 지난해 말 87조2000억원으로 확대됐다.
또한 FIU는 이번 법령 개정이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FATF)가 권고하는 사업자 및 대주주에 대한 엄격한 진입규제 기준과 유럽연합(EU)의 암호자산시장법(MiCA), 미국의 클래리티법안 논의 등 주요국의 규제 방향과도 궤를 같이한다고 설명했다.
개정 내용에 따르면 우선 대주주 관련 심사 범위가 대폭 넓어진다. 기존 사업자·대표자·임원에 더해 최대주주와 주요주주, 최대주주의 특수관계인인 주주까지 법률 위반 이력과 재무상태, 사회적 신용 등을 확인한다. 최대주주가 법인이라면 해당 법인의 최대주주와 대표자 등도 신고 대상에 포함될 수 있다.
이에 따라 사업자는 직접 지분을 보유한 주주뿐 아니라 특수관계와 상위 지배관계까지 확인해야 한다. 해외에 대주주가 있거나 여러 법인에 걸쳐 지배구조가 형성된 경우에는 주주명부 등 증빙자료를 준비해야 한다고 당국은 설명했다.
사업자의 재무건전성 심사 기준도 구체화됐다. 부채비율을 산정할 때 이용자 예치금 등은 부채총액에서 차감한다. 신고서에는 이를 제외한 조정부채 총계를 별도로 기재하도록 했다.
사회적 신용 심사에서는 사업자와 대주주, 대표자·임원별로 채무불이행 이력이나 부실금융기관 해당 여부, 부도에 따른 은행거래 정지·파산·회생절차 이력, 영업정지 조치 이후 경과기간 등을 각각 확인한다.
자금세탁방지 업무를 담당하는 조직과 인력에 대한 기준도 강화된다. 사업자는 관련 업무 종사 인력을 4명 이상 두어야 하며 준법감시인의 전문교육 이수 여부나 관련 업무 경력 또는 자격증을 통해 전문성을 확인받게 된다. 다만 사업 형태와 조직 규모, 인력 운용 여건 등을 고려해 일부 겸직은 허용키로 했다.
전산설비의 경우 고유식별정보나 개인신용정보를 처리하는 설비는 국내에 두도록 했다. 정보의 종류와 관계없이 모든 전산설비를 국내에 두도록 한 입법예고안에서 한층 완화된 내용이다. 또 클라우드 서비스를 사용하는 경우 서버가 국내에 있으면 전산설비를 국내에 둔것으로 인정하기로 했다.
아울러 당국은 이같은 법령준수체계를 제출서류 위주로 확인했지만 앞으로는 실제 작동 여부까지 심사한다고 설명했다. 필요할 경우 현장점검을 통해 실제 운영 상황도 확인한다는 방침이다.
변경신고 방식도 강화된다. 대주주와 법령준수체계 관련 사항은 기존 변경 후 14일 이내 신고하는 방식에서 변경 30일 전 미리 신고하는 사전신고 방식으로 전환된다. FIU는 “해당 사항은 신고 불수리와 직권말소 사유에 해당하는 만큼 신고가 수리되기 전에 변경을 시행하면 형사처벌이나 행정제재를 받을 수 있어 각별한 유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변경신고 기한을 계산하는 세부 기준도 생겼다. 원칙적으로 실제 변경이 발생한 날부터 신고기한을 계산하되 항목별 기준을 구체화했다. 상호와 사업장 소재지는 등기부상 변경일, 연락처는 실제 개통·사용일, 정보보호관리체계(ISMS) 인증은 인증서 수령일, 실명확인 입출금계정은 계약 개시일을 기준으로 한다.
비수탁형 지갑의 가상자산사업자 신고 대상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도 새로 마련됐다. 사업자가 개인키에 대한 독점적인 관리 권한을 갖지 않는 개인용 비수탁형 지갑 등은 신고 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다.
당국은 ▷사업자가 가상자산을 단독으로 이전할 수 있는지 ▷개인키를 임의로 생성·인식·복호화할 수 있는지 ▷이용자별로 개별 개인키와 지갑 주소가 생성되는지 ▷이용자가 개인키의 실질적인 서명 주체인지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 신고 대상 여부를 판단하기로 했다.
한편 FIU와 금융감독원은 오는 20일 개정 특금법 시행에 맞춰 매뉴얼을 확정 및 시행할 예정이다. 협회 등을 통한 실무 문의 대응체계도 운영해 신고 준비 과정에서 제기되는 애로사항과 개선 의견을 지속적으로 수렴할 계획이다.
하 기획관은 “현장의 목소리는 자금세탁방지 체계의 본질을 지키는 범위에서 함께 고민하며 해결방법을 찾아내겠다”고 덧붙였다.
kyou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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