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역 유튜브 생중계에 허위 글
경찰 57명 출동·시민 대피 소동
재판부 “경찰력 낭비·촬영 어려워져”
[헤럴드경제=정주원 기자] KBS ‘다큐멘터리 3일’ 출연자들의 ‘10년 뒤 재회’가 예정됐던 안동역에 폭탄을 설치했다는 허위 글을 올려 시민들을 대피시키고 경찰관 57명을 출동하게 한 남성이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지난 12일 서울북부지방법원 형사8단독 김천수 판사는 공중 협박·위계공무집행방해·사기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보호관찰도 명령했다.
A씨는 지난해 8월 15일 오전 7시36분께 서울 동대문구 주거지에서 컴퓨터를 이용해 KBS 다큐멘터리 채널이 진행하던 ‘안동역에서 다시 만날 수 있을까?’ 유튜브 라이브 방송 채팅창에 “저 거기 있는데 폭탄 설치했습니다”라는 글을 올린 혐의를 받는다. 실제로 폭탄을 설치하지 않았지만 불특정 다수의 관심을 끌기 위해 허위 글을 게시한 것으로 조사됐다.
글을 본 시청자가 1분 뒤인 오전 7시37분께 112에 신고하면서 안동경찰서 소속 경찰관 57명이 현장에 투입됐다. 경찰은 오전 10시20분께까지 안동역 일대를 수색하고 인근 시민들을 대피시켰다. 재판부는 A씨가 이 같은 방식으로 불특정 다수의 생명·신체에 위해를 가할 것처럼 협박하고 경찰의 범죄 예방과 경비, 국민의 생명·신체 보호에 관한 정당한 직무집행을 방해했다고 판단했다.
당시 안동역에서는 ‘다큐 3일’의 ‘10년 뒤 재회’가 예정돼 있었다. 2015년 방영된 ‘안동역 편’에서 기차 여행 중이던 대학생 김유리·안혜연씨와 이지원 촬영감독이 2025년 8월 15일 다시 만나기로 약속한 장면이 화제가 되면서 이날 제작진과 시민들이 현장에 모여들었다.
재판부는 A씨의 범행으로 “안동역에 모여 있던 다수가 불안감 및 불편을 겪고 경찰력이 크게 낭비됐으며 KBS 다큐멘터리 채널의 촬영이 어려워졌다”고 지적했다. 다만 A씨가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없고 범행을 인정한 점, 범행 당시 소년이었던 점, 범행 경위·내용 등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밝혔다.
A씨는 폭탄 협박 약 한 달 뒤 저지른 사기 혐의도 함께 유죄로 인정됐다. A씨는 지난해 9월 25일 경기 남양주시 한 마사지 업소에서 10만원 상당의 서비스를 받은 뒤 계좌이체를 하는 척하며 실제로는 10원만 송금했다. 이 과정에서 은행 애플리케이션의 ‘받는 분에게 표시’ 등의 기능을 이용해 송금인 이름을 ‘10만 원’으로 바꿔 업주에게 정상적으로 대금을 지급한 것처럼 속인 것으로 조사됐다.
한편 지난해 폭탄 협박으로 현장이 한때 통제됐지만 ‘10년 뒤 재회’ 자체는 결국 이뤄졌다. 현장 통제가 풀린 뒤 이 감독과 김씨가 안동역에서 만났으며, 재회 장면 촬영 없이 휴대전화 기념사진만 남겼다.
jookapook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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