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2030년 리튬 생산 지분 40% 장악
日은 최대 75% 출자·보증, 韓은 기업별 각개전투
전략광물 지원법은 국회 계류
[헤럴드경제(살타)=정경수 기자] 전기차와 인공지능(AI) 시대의 ‘석유’로 불리는 리튬 확보 경쟁이 기업 간 경쟁을 넘어 국가 간 생존 경쟁으로 변하고 있다.
중국은 정부 지원을 등에 업고 글로벌 광산 지분을 빠르게 늘리고, 일본과 미국도 공적 금융을 앞세워 공급망 확보에 나서고 있다. 반면, 한국은 기업들이 해외 자원개발을 사실상 홀로 감당하고 있는 만큼 업계는 핵심광물 확보를 위한 국가 차원의 지원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은다.
26일 글로벌 에너지 컨설팅업체 우드맥킨지에 따르면 2030년 중국 기업의 글로벌 리튬 생산 지분은 39%에 달할 전망이다. 2020년 약 33%에서 더 확대되는 것이다. 반면 세계 최대 생산국인 호주의 생산 비중은 같은 기간 43%에서 25%로 낮아질 것으로 예상됐다.
눈에 띄는 점은 생산 지역과 자산 소유가 빠르게 분리되고 있다는 것이다. 아프리카는 2030년 세계 리튬 생산의 13%를 담당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실제 광산 지분 대부분은 중국 기업들이 보유하고 있다. 중국은 자국 광산뿐만 아니라 호주와 아르헨티나, 아프리카 광산까지 공격적으로 투자하며 공급망을 넓혀왔다.
우드맥킨지는 “리튬 생산은 지역적으로 다양해지고 있지만 자산 소유는 중국을 중심으로 소수 기업에 집중되고 있다”며 “정부들의 핵심광물 확보 경쟁이 심화될수록 자산 소유 구조는 더욱 중요한 전략적 이슈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국내에서는 포스코그룹이 유일하게 자원과 생산을 유기적으로 아우르는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포스코홀딩스는 2033년까지 호주 광석리튬과 아르헨티나 염수리튬을 양축으로 연간 17만3000톤 규모의 생산체제를 구축할 계획이다. 세계 리튬 수요가 2030년께 연간 170만톤 수준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는 점을 고려하면, 포스코의 생산능력은 전 세계 수요의 약 10%에 해당하는 규모다. 글로벌 메이저 기업들과 경쟁할 수 있는 규모다.
포스코는 광산과 염호를 직접 확보한 데 이어 리튬 추출·정제와 양극재 소재 생산까지 그룹 내에서 연결하는 수직계열화를 구축했다는 점이 가장 큰 경쟁력으로 꼽힌다.
그러나 포스코그룹도 전략자원 투자를 이어가기 위해선 쉽지 않은 선택을 해야 했다. 최근 리튬·희토류·LNG 등 미래 사업 투자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상장 자회사 지분을 50%까지 낮춰 2조5000억원을 확보하는 이례적인 결정을 내렸다.
해외 자원개발은 막대한 자금이 투입되는 데다 투자금 회수까지 10년 이상 걸리는 초장기 사업이다. 실패 위험도 크지만, 단 한 번의 성공이 수십 년간 국가 산업 경쟁력과 핵심광물 공급망을 좌우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장기적인 투자가 필수적이다.
업계에서는 지금이 ‘골든타임’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포스코처럼 일부 기업이 모든 리스크를 감수하는 방식만으로는 중국과의 경쟁이 어렵다는 것이다. 광권 확보에 더해 금융과 보증, 비축을 아우르는 국가 차원의 지원 체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중국은 정부 지원 아래 국유기업과 민간기업이 해외 광산 투자에 나서고 있다. 일본은 2004년 설립한 에너지·금속광물자원기구(JOGMEC)를 중심으로 최대 75% 출자와 채무보증, 지질탐사, 기술 지원 등을 제공하며 종합상사의 해외 광산 투자를 뒷받침하고 있다. 그 결과 일본의 6대 전략 광종 자원개발률은 70%대로 한국의 두 배 이상 수준이다.
미국 역시 핵심광물을 국가 안보 자산으로 보고 있다. 최근에는 민간기업이 중국과 직접 가격 경쟁을 하지 않도록 정부가 투자와 대출, 구매 계약, 가격 하한까지 지원하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목표는 중국 의존도를 완전히 없애는 것이 아니라 공급이 끊겨도 산업이 멈추지 않을 수준의 공급망을 확보하는 데 있다.
반면 한국은 과거 해외자원개발 실패 논란 이후 공공 부문의 직접 투자와 보증 기능이 크게 위축됐다.한국광해광업공단은 2021년 출범 이후 해외자원개발 직접투자 기능이 법적으로 제한됐다. 해외자원개발 실패로 완전자본잠식에 빠진 한국광물자원공사의 전철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공공기관의 직접투자를 차단하고 핵심광물 비축과 민간 지원 중심으로 역할을 바꾼 것이다. 그 결과 민간기업이 감당해야 할 부담은 커졌고, 과거 최대 90% 수준까지 가능했던 해외자원개발 융자도 현재 총사업비의 30% 이내로 크게 낮아졌다.
정부도 희토류 등 핵심광물 공급망 강화를 위해 공단의 해외 직접투자 기능을 일부 복원하는 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지만, 아직 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국회 차원에서도 배준영 의원이 지난 4일 발의한 ‘전략광물 비축 및 해외개발 지원법’은 아직 본격적인 논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핵심광물은 더 이상 원자재 조달 문제가 아니라 국가 산업 안보의 문제”라며 “일본처럼 정부가 위험을 나눠지고 민간이 실행력을 발휘하는 구조를 만들어야 중국 중심 공급망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kwat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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