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개 부처 472개 사업 중 232개 효율화
유사·중복·저성과 사업 등 통폐합·감액
4조원 재정 여력 확보해 전략 분야 재투자
신안보·제약바이오 등 혁신기업 집중 육성
[헤럴드경제=부애리 기자] 정부가 17개 부처에 흩어진 중소기업 지원사업의 절반가량을 손질한다. 유사·중복되거나 성과가 낮은 사업 등을 통폐합·감액해 약 4조원의 재정 여력을 확보하고, 이를 성장 가능성이 높은 중소기업과 신성장 분야에 다시 투입한다. 중소기업 지원 정책의 무게중심을 ‘나눠주기식’에서 ‘선택과 집중’으로 옮기겠다는 구상이다.
헝클어진 머리카락 같은 지원사업 손본다
29일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정부는 17개 부처에서 운영하는 472개 중소기업 지원사업 가운데 232개를 효율화한다. 정부는 유사·중복 사업을 통폐합하고 지원 성과가 낮거나 소액으로 여러 기업에 나눠주는 사업 등을 정비한다. 이를 통해 확보하는 재정 여력은 약 4조원 규모다.
정부의 이 같은 효율화 작업은 이재명 대통령의 지적에서 비롯됐다. 이 대통령은 지난 3월 ‘중소기업인과의 대화’에서 “중소기업 지원사업은 헝클어진 머리카락과 같아서 빗어낼 필요가 있다”라고 꼬집었다.
핵심은 효율화 작업으로 확보한 예산 4조원을 다시 중소기업 정책에 투입한다는 점이다. 기존 사업의 예산을 조정해 마련한 재원을 내년도 예산 편성 과정에서 성장 가능성이 높은 기업과 전략산업 육성에 재배분하는 방식이다.
박용순 중기부 중소기업정책실장은 지난 26일 브리핑에서 “이번 효율화로 절감한 예산은 국고로 돌리는 것이 아니라 내년도 예산 편성 과정에서 점프업 등 주요 사업의 예산을 증액하는 데 활용한다”며 “증액되는 사업들이 꽤 많이 있다”라고 설명했다.
신안보·제약바이오·기후테크·K-소비재 키운다…전략사업에 ‘재투자’
정부가 새롭게 힘을 싣는 신성장 분야는 신안보·제약바이오·기후테크·K-소비재 등 4대 분야다.
중기부는 관계 부처와 함께 내년부터 매년 신성장 분야 혁신기업 300개 사를 발굴한다. 혁신기업에는 전문 컨설팅과 함께 사업화·금융·수출·인력·기술개발(R&D) 등 성장에 필요한 다양한 정책을 묶음으로 최대 5년간 100억원 이상 지원한다. 이와 관련 중기부 예산은 2388억원이 반영됐다.
신안보 분야에서는 전략 분야·혁신기업을 지정하고 연구개발(R&D)과 실증, 신속 조달 체계를 연계해 유망기업을 육성한다.
제약바이오는 연구개발·사업화(R&BD)와 바이오펀드 등을 지원하고 국내 제약사·글로벌 빅파마와의 개방형 혁신을 통해 블록버스터 후보 기업을 키운다.
기후테크는 기술 실증을 위한 테스트베드와 혁신형 R&D, 펀드 등을 지원한다. 뷰티·패션·푸드 등 K-소비재 분야에서는 유망기업의 혁신제품 개발부터 전용 펀드, 글로벌 진출까지 지원할 계획이다.
성장 가능성이 높은 중소기업의 도약을 지원하는 ‘도약(JUMP-UP) 프로그램’도 대표적인 재투자 분야다. 해당 예산은 내년 1642억원으로 1000억원 이상 확대한다.
정부가 기업에 소액을 폭넓게 지원하는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성장 가능성이 확인된 기업에 정책 역량을 집중하는 방향으로 중소기업 지원체계를 재편하고 있는 셈이다.
뿌리기업 등 영세기업 지원 줄어드나…중기부 “일률적 삭감 아냐”
다만 전체 사업의 절반가량을 손질하는 만큼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중소기업이나 영세기업에 돌아가는 지원까지 줄어드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소규모 사업을 통폐합하는 과정에서 기존 지원을 이용하던 기업들이 정책 사각지대에 놓일 가능성도 있어서다.
중기부는 예산이나 사업 규모를 기준으로 일률적으로 정리한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박 실장은 “일률적으로 5000만원 미만이나 50억원 예산 사업을 전체 삭감하는 것은 아니다”며 “그 안에서도 저성과, 중복 등 여러 가지를 고려해 효율화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기초체력의 버팀목이 되는 예산도 분명히 있다”라고 강조했다. 성장기업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더라도 경영 여건이 취약한 중소기업을 위한 정책까지 일괄적으로 축소하지는 않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정부는 이번 개편을 통해 확보한 재원을 내년도 예산안에 반영한다. 구체적으로 어떤 사업의 예산이 줄고 어느 사업이 늘어나는지는 내년도 중기부 예산 편성 방향을 통해 보다 명확해질 전망이다.
결국 이번 개편은 중소기업 지원 정책의 기준을 ‘얼마나 많은 사업을 운영하느냐’에서 ‘어디에 집중해 성과를 내느냐’로 바꾸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4조원이 실제 성장기업 육성과 신산업 경쟁력 강화로 이어질지가 정책 개편의 성패를 가를 전망이다.
boo@heraldcorp.com
![프롬프트의 신법 [‘오늘’에 대한 우리 이야기]](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6/09/01/news-p.v1.20260901.203c531a96884d4da174595cad521d59_T1.png?type=h&h=240)
![자산가의 저력은 하락장서 나타난다…위기 속 기회 찾는 ‘힘’ [큰손 따라잡기]](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6/08/31/news-p.v1.20260831.a0fa168d036d4658b6cb03a0502c0de4_T1.jpg?type=h&h=240)
![“고3 딸 학원비 40만원만” 끝내 외면한 전처…자식 마저 버린 ‘나쁜 부모’와 싸우는 그들 [세상&플러스]](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6/08/29/news-p.v1.20260829.87d95bef732846b383020b75a70f53a5_T1.png?type=h&h=24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