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리니컬 트라이얼스 아레나 분석…라이선싱 계약 1년새 113% 급증

ADC·세포유전자치료제 두각…국민 97% 단일보험 데이터 강점

中 임상 속도·日 최초 승인제도 맞물려…아태 신약 중심지 부상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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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최은지 기자] 한국이 개발 중인 신약 파이프라인 중 계열 내 최초 신약(First-in-Class) 비중이 36%에 달하며 글로벌 신약 라이선싱 허브로 확고히 자리 잡았다는 평가가 나왔다. 한국 혁신신약의 기술수출 규모 역시 1년 만에 두 배 이상 늘어나며 국제적 신뢰도를 입증하고 있다.

글로벌 임상시험 전략분석 매체인 클리니컬 트라이얼스 아레나(Clinical Trials Arena)가 발표한 ‘아시아의 임상 연구 혁명’ 보고서와 시장조사기관 글로벌데이터에 따르면, 2023년부터 2025년 상반기까지 집계된 한국의 신약 파이프라인 중 계열 내 최초 신약(First-in-Class) 비율은 36%를 기록했다.

기존 약물을 개량하거나 뒤따르는 ‘패스트 팔로어(Fast Follower)’ 방식에서 벗어나, 글로벌 제약 시장의 미충족 수요를 선점하는 ‘퍼스트 무버(First Mover)’로 연구개발 체질이 완전히 전환됐다는 분석이다.

특히 한국 바이오텍들은 차세대 항암제로 주목받는 항체·약물접합체(ADC)와 세포·유전자치료제(CGT) 분야에서 글로벌 연구개발을 주도하며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이 같은 R&D 혁신성은 대규모 상업적 성과로 직결되고 있다. 분석에 따르면 2025년 상반기 한국 혁신신약의 글로벌 기술수출(라이선싱) 계약 규모는 78억6000만달러(약 10조8000억원)에 달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13% 급증한 수치로, 한국 신약 파이프라인에 대한 글로벌 빅파마들의 신뢰와 투자가 가파르게 늘고 있음을 보여준다.

보고서는 한국의 독보적인 의료 데이터 환경을 핵심 경쟁력으로 꼽았다. 전 국민의 97%를 단일 보험자로 포괄하는 국민건강보험 시스템을 갖추고 있어 정밀하고 방대한 의료 데이터 접근이 용이하고, 건강한 지원자부터 특정 질환 환자군까지 신속하고 체계적인 임상시험 대상자 모집이 가능하다는 평가다. 여기에 효율적인 규제 절차가 맞물리면서 글로벌 제약사들의 다국가 임상 및 제조 투자가 잇따르고 있다.

정부 차원의 전폭적인 정책 지원도 성장세를 뒷받침하고 있다. 정부는 지난해 ‘국가바이오위원회’를 출범하고 2035년까지 ‘글로벌 5대 바이오 강국’으로 도약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이를 위해 민간 바이오의약품 및 백신 투자를 촉진하는 1조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하며 생태계 확장에 마중물을 붓고 있다.

중국은 방대한 환자군과 신속한 인허가 체계를 무기로 신약 개발 속도를 끌어올리며 ‘패스트 이노베이터(Fast Innovator)’로 진화하고 있다. 초기 물질 발굴부터 임상시험계획(IND) 승인까지의 기간이 글로벌 평균 대비 50~70% 빠르고, 후기 임상 환자 모집 속도는 미국이나 유럽 대비 최대 5배에 달한다.

중국은 2019년 이후 아시아·태평양 벤처캐피털(VC) 투자의 75% 이상을 흡수하며 글로벌 기술수출 시장을 주도하고 있으며, 중국 제약사의 글로벌 매출은 2025년 126억달러에서 2031년 368억달러(약 50조8000억원)로 3배가량 급증할 것으로 전망됐다.

일본은 고령화에 따른 풍부한 심혈관 질환 임상 수요와 성숙한 규제 인프라를 바탕으로 ‘혁신신약(First-in-class)’ 개발 강국의 입지를 굳히고 있다. 일본은 2015년부터 2023년까지 미국 식품의약국(FDA) 신약 승인(NME 24건)을 아시아에서 가장 많이 획득했다.

일본 의료연구개발기구(AMED)의 전폭적 자금 지원과 함께 미국 FDA의 혁신치료제 지정과 유사한 ‘사키가케(Sakigake)’ 제도를 통해 전 세계 최초 승인을 유도하고 약가 우대 혜택을 제공하며 재생의료와 세포·유전자치료제 연구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보고서는 “전 세계 혁신 치료제 파이프라인의 43%가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나오는 등 글로벌 신약 개발의 중심축이 동쪽으로 이동하고 있다”며 “한국·중국·일본 3국은 지속적인 정부 투자와 규제 개혁, 탄탄한 바이오 생태계를 무기로 서구 중심이던 글로벌 임상 연구 지형을 근본적으로 재편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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