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의 관심을 받는 이들의 아름다움에는 저마다 특별한 관리법이 숨어 있습니다. [그들의 건강美학]은 화제 인물들의 식단, 운동, 시술, 뷰티·패션을 생활 속 정보로 살펴봅니다.
[헤럴드경제=김주리 기자] 인플루언서 최준희가 음식을 직접 먹고 삼키는 영상을 공개하며 이른바 ‘먹뱉’ 의혹을 사전에 차단했다. 마른 체형으로 주목받는 인물의 식사 영상에는 종종 “정말 먹는 것이 맞느냐”는 시선이 따라붙지만, 건강 측면에서 먹뱉은 단순한 다이어트 요령이 아니라 식사와 체중에 대한 불안이 드러나는 위험 신호일 수 있다.
최근 최준희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음식을 먹는 모습이 담긴 영상을 올렸다. 영상 자막에는 “먹뱉 논란으로 뭐라할까봐 라이브로 다 먹었다”고 적었다. ‘먹뱉’은 음식을 씹은 뒤 삼키지 않고 뱉는 행동을 뜻한다.
먹뱉은 겉으로는 ‘음식의 맛은 느끼되 열량 섭취는 줄이는 방법’처럼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실제로는 건강한 체중 관리법으로 보기 어렵다. 음식 섭취와 체중 증가에 대한 두려움, 먹고 싶은 욕구와 살찌고 싶지 않은 불안이 충돌할 때 반복되기 쉽기 때문이다.
의학적 관점에서는 먹뱉을 ‘chew and spit’(씹고 뱉기) 행동으로 다룬다. 관련 연구들을 종합한 논문에서는 먹뱉을 음식을 씹지만 삼키지 않고 뱉는 문제적 체중조절 행동으로 설명하고 있다. 특히 제한형 섭식장애에서 더 자주 보고됐고, 섭식장애의 심각도를 보여주는 신호일 수 있다고 분석됐다.
먹뱉이 위험한 이유는 한두 번의 행동에서 끝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체중을 줄이기 위한 임시 행동처럼 시작해도, 반복될수록 음식에 대한 집착과 죄책감, 숨김 행동이 커질 수 있다. 음식이 즐거움보다 통제와 불안의 대상이 되면 일상적인 식사도 어려워질 수 있다.
실제 연구에서도 먹뱉 행동은 더 심한 섭식장애 증상과 관련될 수 있는 것으로 보고됐다. 2015년 섭식장애 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는 먹뱉을 한 집단에서 섭식장애 증상과 자살행동이 더 심하게 나타났다고 밝혔다.
먹뱉 행동이 있다고 해서 곧바로 특정 질환으로 단정할 수는 없다. 그러나 음식 섭취를 반복적으로 피하거나, 먹은 뒤 강한 죄책감을 느끼거나, 체중 증가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식사 행동이 극단적으로 변한다면 섭식장애 가능성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섭식장애는 단순히 ‘마른 몸을 원한다’는 문제만이 아니다. 미국 국립정신건강연구소(NIMH)는 식사 행동의 심한 장애와 함께 음식, 체중, 체형에 대한 생각과 감정이 동반되는 질환으로 섭식장애를 설명한다. 대표적으로 신경성 식욕부진증, 신경성 폭식증, 폭식장애 등이 있다.
먹뱉이 반복되면 영양 불균형으로 이어질 수 있다. 씹기만 하고 삼키지 않는 행동이 실제 식사를 대체하면 몸에 필요한 에너지와 단백질, 지방, 비타민, 미네랄 공급이 부족해진다. 이 경우 피로감, 어지럼증, 탈모, 생리불순, 변비, 면역력 저하 등이 나타날 수 있다.
특히 체중이 낮은 상태에서 식사 제한이 지속되면 위험은 더 커진다. NIMH는 신경성 식욕부진증이 장기적으로 빈혈, 근육 소모와 약화, 골다공증, 저혈압, 호흡과 맥박 저하, 뇌와 심장 손상 등 심각한 건강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한다.
폭식으로 이어질 위험도 있다. 식사량을 지나치게 줄이면 허기와 음식 생각이 강해지고, 어느 순간 통제감을 잃고 많은 양을 먹게 될 수 있다. 이후 다시 죄책감과 보상 행동이 반복되면 제한과 폭식의 악순환이 만들어진다.
‘먹토’도 마찬가지로 위험하다. 먹토는 음식을 먹은 뒤 일부러 토하는 행동으로, 신경성 폭식증에서 나타날 수 있는 보상 행동 중 하나다. 미국의 메이요클리닉은 폭식증이 자기 몸을 바라보는 방식과 관련된 질환이며, 합병증으로 위산 역류와 위장 문제, 심한 충치와 잇몸질환 등이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한다.
구토를 반복하면 치아 건강에도 치명적이다. 미국치과의사협회(ADA)는 폭식증이나 자가 구토가 있는 섭식장애 환자에서 치아 부식 위험이 5~7배 높게 보고됐다고 설명한다. 위산이 반복적으로 치아에 닿으면 법랑질이 녹고, 시림과 충치, 잇몸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먹뱉과 먹토는 방식은 다르지만 공통점이 있다. 음식을 먹는 행위가 몸에 필요한 영양을 공급하는 과정이 아니라, 체중을 통제하기 위한 불안한 행동으로 바뀐다는 점이다. 반복될수록 식사 자체가 두려워지고, 혼자 몰래 먹거나 뱉거나 토하는 식으로 숨김 행동이 늘 수 있다.
경고 신호도 있다. 식사 후 바로 화장실에 가는 일이 잦거나, 음식 칼로리에 지나치게 집착하거나, 특정 음식을 극단적으로 피하거나, 몸무게 확인이 하루 기분을 좌우한다면 주의해야 한다. 미국 섭식장애협회(NEDA)는 과도한 씹기, 특정한 식사 의식, 음식과 체중에 대한 강한 집착, 비밀스러운 폭식 등이 섭식장애의 경고 신호가 될 수 있다고 설명한다.
건강한 체중 관리는 음식을 ‘얼마나 피하느냐’가 아니라, 몸에 필요한 영양을 어떻게 안정적으로 공급하느냐에서 시작한다. 매 끼니에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 채소를 적절히 포함하고, 식사를 지나치게 미루거나 거르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스스로 조절하기 어렵다면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섭식장애는 의지 부족의 문제가 아니라 치료가 필요한 건강 문제일 수 있다. 메이요클리닉은 폭식증 치료에서 심리치료, 영양 교육, 약물치료 등이 함께 사용될 수 있으며, 식사를 거르거나 극단적인 다이어트를 피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한다.
주변의 반응도 중요하다. 마른 몸이나 식사량을 두고 “정말 먹냐” “먹고 뱉는 것 아니냐”고 추궁하는 말은 당사자의 불안을 더 키울 수 있다. 반대로 극단적인 체형을 칭찬하거나 따라 하도록 부추기는 말도 위험하다. 몸무게 숫자보다 식사 안정성, 컨디션, 건강 지표를 함께 보는 태도가 필요하다.
최준희의 경우처럼 먹는 모습을 직접 보여주며 의혹을 차단한 행동은 논란을 줄이는 차원에서는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특정 인물이 실제로 먹었는지를 감시하는 일이 아니라, 먹뱉과 먹토 같은 행동이 왜 위험한지 사회적으로 제대로 이해하는 것이다.
먹고 싶은데 살찔까 두렵고, 먹은 뒤 죄책감이 심하며, 식사 행동을 숨기게 된다면 이미 몸이 보내는 경고일 수 있다. 음식은 벌도 보상도 아닌 생존과 회복의 기본이다. 체중을 줄이기 위해 씹고 뱉거나 토하는 방식이 반복된다면, 다이어트가 아니라 치료와 회복이 필요한 신호로 받아들여야 한다.
rainbo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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