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정무위 대규모유통업법에 재검토 촉구
“제2의 홈플러스 사태 촉발할 우려” 주장도
[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 한국온라인쇼핑협회가 정산기한 단축을 골자로 한 대규모유통업법 개정안에 대해 “중소 납품업체의 판로부터 위축될 수 있다”며 재검토를 촉구했다.
협회는 3일 입장문을 통해 “납품업체의 대금 회수를 앞당기고 거래 안전성을 높이려는 입법 취지에 공감한다”면서도 “지급기한을 획일적으로 앞당기면 유통업체의 운전자금과 정산 시스템에 급격한 충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국회 정무위원회는 지난 1일 법안심사제2소위원회에서 직매입 대금 지급기한을 현행 상품수령일부터 60일에서 35일로, 특약매입·위수탁·매장임대 거래는 월 판매마감일부터 40일에서 20일로 단축하는 내용의 대규모유통업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협회는 직매입 대금 기한을 한꺼번에 25일 줄이면 재고가 판매되기 전에 대금을 지급해야 하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단기 차입과 이자비용 증가, 재무구조 악화와 신용도 하락이 우려된다고 짚었다. 최종적으로 원가 및 소비자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란 주장이다.
법 개정안이 취지와 반대로 중소 납품업체의 판로를 위축시킬 수 있다고도 했다. 운전자금이 부족해지면 유통업체는 대기업 인기상품이나 저가 수입상품을 우선할 수밖에 없다는 목소리다. 중소업체의 납품 물량과 거래 기회를 줄이고 상생 여력을 약화시키는 역설을 낳을 것이라는 관측도 제시했다.
협회는 “대규모유통업법이 모든 납품업체에 일률 적용되는 상황에서는 협상력이 충분한 대기업 납품업체에도 같은 혜택이 돌아가는 반면, 정작 보호가 필요한 신규·중소 납품업체가 거래 축소의 부담을 먼저 질 수 있다”고 짚었다.
또 이번 법 개정안이 “제2의 홈플러스 사태를 촉발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납품업체 보호는 홈플러스와 같은 유통기업의 정상화와 지속 가능한 영업이 전제돼야 실현되지만, 유동성 취약 기업에 일률적인 조기 지급 의무를 더하면 회생과 채권 변제 재원을 약화시킨다는 논리다.
협회는 정산주기 단축이 납품업체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논문을 근거로 제시했다. 올해 한국유통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 논문은 정산주기를 60일에서 20일로 단축하는 1년 시뮬레이션에서 전체 파트너 업체의 거래생존율을 평균 74.0%로 추정했다. 직매입형 플랫폼 납품업체는 평균 68.9%, 운전자본 취약 플랫폼은 평균 48.0%로 추산됐다. 또 시장 양극화 지수는 60일 시나리오 대비 평균 2.4배 높아지고 사회적 후생은 평균 8.0% 감소한 것으로 분석됐다.
협회는 “국회와 정부는 시행 유예와 단계적 단축, 업태·거래유형·기업규모별 차등 적용, 월 1회 정산 기준, 합리적인 반품 유보금 제도를 함께 마련하고 충분한 영향평가와 업계 협의를 거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납품업체 보호와 유통산업의 지속 가능성이 서로 대립하는 목표는 아니다”라며 “국회는 정무위 전체회의와 후속 심사 과정에서 직매입 35일·특약매입 등 20일의 일률 기준을 재검토하고, 시장 충격과 중소 납품업체의 역피해를 최소화할 보완책을 법률에 명확히 담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sp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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