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리브영센터에 휴머노이드 2대 투입
완충재 포장부터 실제 물류 작업 수행
현장 데이터로 로봇 AI 고도화
향후 피킹·분류·검수까지 확대
[헤럴드경제=정경수 기자] CJ대한통운이 사람과 유사한 형태의 휴머노이드 로봇을 실제 물류센터 작업에 투입했다. 지난해 물류 현장에서 가능성을 시험한 데 이어 이번에는 고객의 실제 주문을 처리하는 공정에 배치했다. 단순 반복작업부터 시작해 향후 상품을 집어 옮기는 피킹과 검수 등으로 역할을 넓힌다는 계획이다.
CJ대한통운은 경기도 용인 양지 올리브영 물류센터에 양팔형 휴머노이드 로봇 2대를 배치해 운영을 시작했다고 3일 밝혔다.
로봇이 맡은 첫 번째 업무는 포장 과정에서 박스 안에 완충재를 넣는 작업이다. 실제 출고되는 상품의 포장라인에서 사람과 함께 작업하는 방식이다.
지난해 군포 풀필먼트센터에서 진행한 현장 실증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갔다. 당시에는 휴머노이드가 물류센터에서 제대로 움직이고 작업할 수 있는지를 확인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면, 이번에는 실제 운영 중인 물류공정에 로봇을 넣었다.
CJ대한통운은 앞으로 로봇이 실제 작업 과정에서 만들어내는 데이터를 다시 인공지능(AI)에 학습시킬 예정이다. 반복 작업을 통해 정확도를 높이고 상품이나 작업환경이 달라졌을 때 대응하는 능력도 끌어올리겠다는 구상이다.
물류센터는 공장보다 자동화 난도가 높은 공간으로 꼽힌다. 제조공장은 정해진 부품을 같은 순서로 조립하는 경우가 많지만 물류센터에는 크기와 모양, 무게, 재질이 서로 다른 상품이 계속 들어온다. 주문 내용에 따라 처리해야 하는 물건과 작업 순서도 달라진다.
기존 컨베이어나 고정형 로봇은 특정 업무를 빠르게 처리할 수 있지만 새로운 공정을 추가하려면 설비나 작업공간을 다시 손봐야 하는 경우가 있다.
휴머노이드는 이와 달리 사람이 일하던 공간을 크게 바꾸지 않고 투입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팔과 손 등을 이용해 여러 작업을 수행할 수 있어 상품이나 공정이 자주 바뀌는 물류센터에 상대적으로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다.
CJ대한통운이 자체적으로 공을 들이고 있는 부분은 로봇의 ‘두뇌’다. 물류 현장에서 확보한 데이터를 활용해 로봇 파운데이션 모델(RFM)을 고도화하고 있다.
RFM은 카메라와 각종 센서를 통해 주변 환경을 파악한 뒤 어떤 행동을 해야 하는지를 스스로 판단하도록 하는 피지컬 AI 기술이다. CJ대한통운은 실제 작업 데이터뿐 아니라 가상환경에서 만든 시뮬레이션 데이터도 함께 학습시켜 처음 접하는 상품이나 환경에 대한 대응력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현재 휴머노이드가 맡는 작업은 완충재 투입에 한정돼 있지만 향후 적용 영역은 단계적으로 넓힌다. 물류센터에서 상품을 집는 피킹부터 분류와 검수, 포장 등 보다 복잡한 공정까지 맡기는 게 목표다.
장기적으로는 한 대의 휴머노이드가 정해진 작업 하나만 반복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공정을 옮겨 다니며 연속적으로 처리하는 범용 로봇으로 발전시키겠다는 구상이다.
외부 기업과의 협업도 병행하고 있다. 로보티즈와는 로봇 하드웨어, 에이딘로보틱스와는 로봇핸드, 리얼월드AI와는 RFM 분야에서 협력하고 있다. 인간형 로봇핸드 등과 관련한 정부 연구개발 과제에도 참여하고 있다.
김정희 CJ대한통운 TES물류기술연구소장은 “이번 현장 투입은 기술을 보여주는 시연이나 가능성을 확인하는 실증을 넘어 휴머노이드가 실제 물류 운영 과정에서 역할을 수행하는 단계로 진입했다는데 의미가 있다”며 “현장에서 축적되는 방대한 물류 데이터와 AI 기술을 결합해 휴머노이드가 다양한 작업을 스스로 판단하고 수행할 수 있도록 발전시키고, 인간과 로봇이 함께 일하는 미래형 풀필먼트를 구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kwat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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