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산 철광석으로 수소환원제철 시험
철광석 품질 따라 공정 성능 시험
석탄 대신 수소 쓰는 저탄소 기술
2030년 상용화 목표로 검증 속도
포항에 30만톤 실증설비 구축 중
[헤럴드경제=정경수 기자] 포스코가 글로벌 원료 공급사인 호주 BHP와 손잡고 수소환원제철 기술 상용화 검증에 나선다. 철강업계에 탄소 감축과 친환경 생산 전환 압박이 커지는 가운데, 원료 조달 단계부터 저탄소 제철 공정에 적합한 공급망을 구축하려는 움직임으로 읽힌다.
포스코는 포항 청송대에서 호주 광산기업 BHP와 수소환원제철 협력 계약을 체결했다고 3일 밝혔다. 이번 계약에 따라 양사는 포스코의 수소환원제철 공법인 하이렉스(HyREX) 상용 기술 검증을 공동으로 추진한다.
BHP는 포스코에 철광석과 제철용 연료탄, 니켈 등을 공급해온 주요 원료사다. 포스코는 앞으로 BHP 철광석을 활용해 다양한 원료 조건에서 하이렉스 기술이 안정적으로 작동하는지 확인할 계획이다. 철광석의 특성과 품질에 따라 공정 성능이 어떻게 달라지는지도 시험해 상용화에 적합한 원료 조건을 찾아낸다는 구상이다.
하이렉스는 기존 고로 공정에서 쓰이는 석탄 대신 수소를 환원제로 활용해 쇳물을 생산하는 기술이다. 철강산업은 대표적인 탄소 다배출 업종으로 꼽히는 만큼, 수소환원제철은 철강사의 중장기 탄소 감축 전략에서 핵심 기술로 분류된다. 유럽연합(EU)의 탄소규제와 주요국 보호무역 강화로 저탄소 철강 생산 능력은 향후 수출 경쟁력과도 직결된다.
포스코는 포항에 연산 30만톤 규모의 하이렉스 실증설비를 구축해 2030년까지 상용화 기술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지난 4월 실증플랜트 건설에 착수했으며, 2028년 준공 이후 단계적인 시험 조업을 거쳐 최적의 운전 조건을 찾을 예정이다.
BHP도 이번 협력을 통해 차세대 저탄소 제철 공정에서 자사 철광석의 활용 가능성을 검증한다. 양사는 수소환원제철에 필요한 원료 기술 노하우를 공유하고, 원료 생산·운송 등 공급망 전반에서 발생하는 스코프3 탄소 배출을 줄일 수 있는 방안도 함께 살펴볼 예정이다.
이번 계약은 지난해 10월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와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이 참석한 가운데 체결한 양사 간 업무협약(MOU)의 후속 성격이다. 양국 간 협력이 기존 자원 교역을 넘어 연구개발(R&D) 분야로 확대됐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포스코는 저탄소 제철 기술 개발 과정에서 외부 파트너와 협력을 넓히고 있다. 2024년 엔지니어링 기업 프라이메탈스와 기술 협력을 맺은 데 이어, 이번에는 글로벌 원료사인 BHP와 협력하면서 기술·원료 공급망을 함께 검증하는 체계를 강화하게 됐다.
엄경근 포스코 기술연구원장은 “이번 파트너십은 철강사와 글로벌 원료사가 저탄소 제철의 미래를 함께 준비한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며 “BHP를 시작으로 글로벌 원료사와의 협력을 넓혀 저탄소 제철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말했다.
벤 엘리스 BHP 마케팅·지속가능성 부문 총괄은 “이번 프로젝트는 포스코와 오랫동안 이어온 혁신적 제철 기술 협력의 연장선에 있다”고 밝히며, “고객사의 제철 공정 탈탄소화를 지원할 수 있는 새로운 기술과 경로를 발전시키는 데 BHP가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이를 통해 저탄소 제철 기술에서도 호주산 철광석이 활용될 수 있도록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kwat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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