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고성 코빌리지에 충전 인프라 구축

태양광 발전 전력 ESS 저장해 차량 충전

충전·카페·휴식 결합 ‘채비스테이’ 운영

코빌리지 사업 전략적 투자도 협의

홍석기 코빌리지컴퍼니 공동대표(왼쪽부터), 이재우 공동대표, 이동철 채비 최고운영책임자(COO)가 친환경 전기차 충전 인프라 구축·운영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채비 제공]
홍석기 코빌리지컴퍼니 공동대표(왼쪽부터), 이재우 공동대표, 이동철 채비 최고운영책임자(COO)가 친환경 전기차 충전 인프라 구축·운영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채비 제공]

[헤럴드경제=정경수 기자] 전기차 충전 인프라 업체 채비가 한국전력의 전력망에 연결하지 않고 태양광 발전과 에너지저장장치(ESS)만으로 운영하는 전기차 충전소 구축에 나선다. 기존 충전기 제조·운영을 넘어 전력을 직접 생산하고 저장해 충전에 사용하는 에너지 사업으로 영역을 넓히려는 시도다.

채비는 체류형 시니어 주거시설 ‘코빌리지 고성’을 개발하는 코빌리지컴퍼니와 태양광·ESS 기반 전기차 충전 인프라 구축·운영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3일 밝혔다.

협약에 따라 양사는 강원 고성군에 조성되는 코빌리지 고성에 급속충전 시설을 구축한다. 충전 과정에서 한전의 전력 계통을 이용하지 않는 이른바 ‘오프그리드’ 방식을 적용할 계획이다.

건물이나 충전소에 설치한 태양광 설비에서 전기를 생산하고 이를 ESS에 저장한 뒤 필요할 때 전기차에 공급하는 구조다. 전력망에서 전기를 끌어오지 않아도 충전소가 자체적으로 전력을 생산·저장·사용할 수 있다.

계획대로 구축될 경우 계통 전력을 사용하지 않고 태양광 자가발전 에너지만으로 운영되는 국내 첫 전기차 충전소가 될 전망이다.

강원 고성군 토성면에 조성될 ‘코빌리지 고성’ 조감도. [채비 제공]
강원 고성군 토성면에 조성될 ‘코빌리지 고성’ 조감도. [채비 제공]

채비가 태양광과 ESS를 충전시설에 접목한 것은 처음이 아니다. 현재 경북 구미 동락공원에서 태양광 발전과 ESS를 연계한 충전시설을 운영하고 있다. 이번에는 한전 전력망과 분리된 형태로 한 단계 더 확장한다는 구상이다.

충전소가 들어설 코빌리지 고성은 강원 고성군 토성면에 조성되는 5060세대 대상 체류형 주거·휴양시설이다. 299세대 규모로 지난 4월 인허가를 마쳤으며 2029년 개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단순히 충전기만 설치하는 형태에서도 벗어난다. 채비는 충전시설 주변에 카페와 식음료(F&B), 휴게·리테일 기능 등을 결합한 복합공간 ‘채비스테이’를 함께 운영할 계획이다.

전기차를 충전하는 동안 운전자가 쉬거나 식사·쇼핑을 할 수 있도록 해 충전 시간을 체류시간으로 바꾸겠다는 구상이다. 고성이 설악산과 동해안을 찾는 관광객의 이동 경로에 있다는 점도 고려했다.

채비는 코빌리지 고성 사업 시행법인(SPC)에 전략적 투자자(SI)로 참여하는 방안도 코빌리지컴퍼니와 논의하고 있다.

투자가 성사될 경우 고성 사업의 충전소와 채비스테이 구축·운영뿐 아니라 향후 코빌리지가 수도권 근교와 제주, 해외 등으로 사업지를 늘릴 때 관련 충전시설 구축에 우선 협력하는 방안도 추진할 예정이다.

채비가 오프그리드 충전에 나서는 것은 전기차가 늘면서 충전기 설치 자체뿐 아니라 충전에 필요한 전력을 어디에서 확보하고 어떻게 효율적으로 사용하는지가 새로운 과제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태양광과 ESS에 향후 V2G(전기차와 전력망 간 양방향 충전) 기술까지 연계하면 충전시설을 하나의 소규모 에너지 거점으로 활용할 수 있다.

최영훈 채비 대표는 “국내 전기차 판매량이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이번 협약을 통해 동해안 관광 거점의 핵심 입지를 선점하고 탄소중립형 충전·에너지 사업을 새로운 성장축으로 확대하는 계기를 마련할 것”이라며 “향후 실사와 세부 협의를 거쳐 연내 본계약 체결을 추진하고, 충전 인프라 운영 수익과 지분 투자에 따른 재무적 성과를 함께 확보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채비는 최근 기존 급속충전 사업도 확대하고 있다. 지난달 한국도로공사의 ‘2026년 고속도로 휴게소 전기차충전소 구축 사업’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돼 전국 29개 휴게소에 총 131기의 충전기를 설치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 가운데 82기에는 테슬라 등이 사용하는 NACS 커넥터를 적용할 예정이다.

실적도 성장세를 보였다. 채비의 올해 상반기 연결 매출은 496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9.8% 늘었다. 충전서비스 매출은 19.1% 증가한 285억원, 충전기 제조 매출은 47.5% 늘어난 212억원을 기록했다.


kwater@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