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교부세 30.5조원 감소, 대구시만 7600억원”
尹정부 기재부 장관 출신 추경호 “지방주도 성장 국정방향과 역행” 반대
나라살림연구소도 가세 “국회 통제 벗어난 설계… 예산심사권 침해 우려”
“사업비 30%까지 국회 심사 없이 변경… ‘5일짜리’ 졸속 입법예고” 비판
[헤럴드경제=김용훈 기자] 윤석열 정부에서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지낸 추경호 대구광역시장이 정부의 ‘2027년 미래대응기금 운용계획’에 대해 공식 반대 입장을 밝혔다.
지방교부세로 지방자치단체에 내려가야 할 재원까지 기금 조성에 활용하는 것은 지방재정의 자주성을 훼손한다는 것이 핵심 주장이다. 재정 전문 민간연구기관인 나라살림연구소도 같은 날 발간한 보고서에서 기금 설계 자체에 구조적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며 힘을 보탰다.
추 시장은 3일 낸 입장문에서 “미래를 위한 기금이 지방의 미래를 빼앗아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정부는 지난 1일 발표한 미래대응기금 운용계획에서 최근 10년간 내국세 추세선을 웃도는 추가세수 등을 재원으로 약 162조원 규모의 기금을 조성한다고 밝혔다. 이 중 53조원은 청년, 성장동력, 지방, 교육·인재 등 4대 분야에 지출할 계획이다.
추 시장은 기금 신설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재원 조성 방식에는 반대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는 “별도 기금 신설 여부는 중앙정부가 판단할 사항”이라면서도 “내국세 증가분 중 지방교부세로 지자체에 내려보내야 할 재원까지 미래대응기금으로 활용하겠다는 것에는 반대한다”고 밝혔다.
지방교부세 전국 30.5조원, 대구시 7600억원 감소 추계
입장문에 첨부된 자료에 따르면 반도체 호황 등으로 법인세·소득세 등 내국세가 크게 늘면서, 현행 기준을 적용할 경우 내년도 지방교부세 규모는 올해보다 약 32조원 늘어난 100조원 수준이 될 전망이다.
그러나 정부의 미래대응기금 재원 조성계획이 시행되면 현행 기준 대비 지방교부세가 전국적으로 약 30조5000억원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방교부세 정률분은 현행 기준 100조2000억원에서 69조7000억원으로, 보통교부세는 97조2000억원에서 67조6000억원으로 각각 감소한다.
대구시의 경우 보통교부세가 현행 기준 2조5000억원에서 미래대응기금 신설 시 1조7400억원으로, 약 7600억원 줄어들 것으로 추계됐다.
추 시장은 “이는 현재도 과도한 부채 등으로 어려움에 처한 지방재정 운영에 심각한 부담을 초래할 수 있는 규모”라며 “특히 인구 감소와 부동산 경기침체 등으로 재정 여건이 어려운 비수도권 시도에는 지역 현안 사업의 축소와 필수 행정서비스의 질 저하, 지방채 추가발행 등으로 이어질 우려가 크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내국세 중 현행 ‘지방교부세법’ 기준에 따라 지방에 배분할 재원은 먼저 배분하고, 미래대응기금은 나머지 내국세 증가 재원을 바탕으로 중앙정부가 운용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제안했다. 지방재정 관련 법을 개정해 지방 몫의 재원을 기금으로 가져간 뒤 중앙정부가 정한 사업에 재배분하는 방식에 대해서는 “지방자치의 취지와 지방재정의 자주성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지방계정 15.3조원, 근본 대책 될 수 없어”
정부는 미래대응기금 내 지방계정으로 15조3000억원을 편성해 지역사업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추 시장은 이를 지방교부세 감소의 대안으로 볼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지방교부세와 달리 기금은 중앙정부가 정한 기준과 의도에 따라 배분될 가능성이 매우 크며, 특정 지역이나 특정 목적에 집중될 우려도 있다”며 “지역마다 인구구조와 산업 기반, 교육·주거·교통 여건이 다르고 해결해야 할 과제도 서로 다른데, 중앙정부가 획일적인 기준으로 사업을 정하고 재원을 배분하는 방식으로는 이러한 차이를 충분히 반영할 수 없다”고 밝혔다.
추 시장은 정부의 기금 조성 방침이 지방정부에 대한 불신에서 비롯됐다고도 주장했다.
그는 “내국세 수입 증가분 중 지방교부세로 내려보내야 할 재원까지 중앙정부 기금으로 활용하겠다는 것은 지방정부를 불신하는 것과 다름없다”며 “이는 지방에 재원을 추가로 내려보내면 미래대응에 제대로 활용하지 않고 선심성 사업에 낭비할 것이라는 잘못된 인식에서 비롯된 것으로, ‘지방 주도 성장’이라는 정부의 국정 방향과도 부합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나라살림연구소도 가세 “국회 예산심사권까지 흔든다”
같은 날 나라살림연구소도 추 시장의 문제 제기와 궤를 같이했다.
손종필 나라살림연구소 소장은 2027년 미래대응기금 수입액 162조3000억원 중 지방교부세 30조5000억원과 지방교육재정교부금 32조5000억원이 기금 재원으로 이관될 예정이라며, 지방교부세 전출로 보통교부세가 31조9000억원에서 2조3000억원으로 줄어드는 반면 지방계정 지출은 15조3000억원에 그친다고 지적했다.
손 소장은 “보통교부세는 지방정부의 자주재원으로 지방정부 스스로 그 용도를 지정해 사용하는 매우 중요한 재원인데 이를 지방정부의 동의 없이 법률 제·개정을 통해 일방적으로 이전하는 것은 지방재정권을 훼손하는 정책”이라고 밝혔다.
정부가 2027년 예산안에서 구조개혁을 통해 69조원을 감축해 목표(10%)를 초과 달성했다고 밝힌 것에 대해서도, 여기에 지방교부세 감소분 30조5000억원이 포함돼 있다며 “지방재정이 구조개혁의 대상이 되었다는 점은 지방자치에 대한 최소한의 존중조차 찾기 어려운 조치”라고 비판했다.
나라살림연구소는 지방재정 문제와 별개로 기금 운용 설계 자체의 문제도 지적했다.
미래대응기금은 주요항목 지출금액의 30%까지 국회의 기금운용계획 변경 심사 없이 조정할 수 있도록 설계됐는데, 이는 다른 비금융성 기금의 변경 한도 20%보다 높은 수준이다. 손 소장은 이를 “정부 정책의 일관성과 신뢰도에 흠결을 남긴다”고 지적했다.
일부 재원을 국회 심사 대상에서 제외되는 ‘세입세출외현금’으로 운용하도록 한 조항에 대해서도 “예산총계주의 원칙을 훼손하는 것은 물론, 국회의 예산심사권을 침해할 소지가 크다”고 밝혔다.
이 밖에 기금 사업 상당수가 기존 회계·기금 사업의 단순 이관에 불과하고 반도체산업 경쟁력 강화 특별회계, 첨단전략산업기금, 지방소멸대응기금 등 기존 특별회계·기금과 중복된다는 점, 법정 입법예고기간(40일)에 크게 못 미치는 5일(8월 24~28일)만 입법예고가 이뤄진 절차적 문제도 함께 제기됐다.
“각 지자체 재정영향 투명 공개하고 재검토해야”
추 시장은 정부를 향해 미래대응기금 신설이 각 지자체 재정에 미치는 영향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시도지사 등 지방정부의 목소리를 수렴해 운용방안을 재검토할 것을 촉구했다.
그는 “미래대응은 중앙과 지방이 대등한 파트너로서 지혜를 모아야 할 국가적인 과제”라며 “정부는 미래대응기금 신설로 현행 기준 대비 각 지자체 재정에 미치는 영향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시도지사를 비롯한 지방정부의 목소리를 충분히 수렴하여 상생 가능한 운용방안을 재검토해 주실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나라살림연구소 역시 지방교부세 관련 조항의 원점 재검토와 국회 예산심사권을 제한하는 특례 조항 삭제, 재입법예고를 통한 이해관계자 의견 수렴, 미래대응기금을 사업성이 아닌 계정성 기금으로 전환할 것을 함께 제안했다.
fact0514@heraldcorp.com
![“교과서 미래엔 AI가 있다”…‘AI 공장’된 미래엔 세종공장 [그 회사 어때?]](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6/09/02/news-p.v1.20260821.9213ff47283443e4aeec745e2b971c31_T1.jpg?type=h&h=240)
![일본서 사라진 인플레 ‘명목 앵커’…물가·엔화에 중요한 이유 [츠토무 와타나베]](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6/09/01/news-p.v1.20260816.209013b3297d4c92ab32710d529f3877_T1.jpg?type=h&h=240)
![프롬프트의 신법 [‘오늘’에 대한 우리 이야기]](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6/09/01/news-p.v1.20260901.203c531a96884d4da174595cad521d59_T1.png?type=h&h=24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