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 올해 노동자 5명 사망…감독 실효성 비판

김영훈 장관 면담·중대재해 조사 노조 참여 제도화 요구

경영책임자 구속·국정감사 증인 소환도 촉구

현대중공업 전경 본사 [현대중공업]
현대중공업 전경 본사 [현대중공업]

[헤럴드경제=김용훈 기자] 금속노조가 현대중공업에서 고용노동부의 고강도 감독 도중에도 노동자 사망사고가 발생했다며 감독 실태 조사와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김영훈 노동부 장관에게는 직접 면담에 나서고 중대재해 원인 조사에 노조 참여를 제도화하라고 요구했다.

전국금속노동조합은 3일 배포한 기자회견문에서 올해 현대중공업에서 발생한 중대재해로 노동자 5명이 목숨을 잃었다고 밝혔다. 노조는 노동부가 지난달 18일부터 특별감독에 준하는 고강도 감독에 착수했지만 같은 달 28일 또 사망사고가 발생했다며 감독의 실효성을 문제 삼았다.

노조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오후 8시23분께 현대중공업 한우리회관 지하 1층 기계실에서 노동자가 피를 흘린 채 쓰러져 있는 상태로 발견됐다. 노동자는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노조는 현장에 아래쪽 발판이 찌그러진 A형 사다리가 놓여 있었다며, 노동자가 혼자 사다리에 올라 작업하다 추락한 것으로 추정했다.

앞서 지난달 14일에는 현대중공업 용연공장에서 노동자가 후진하던 트레일러에 치이는 사고가 발생했다. 해당 노동자는 치료를 받던 중 이달 1일 숨졌다고 노조는 전했다.

노조는 두 사고 모두 기본적인 안전조치가 지켜지지 않아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사다리 작업은 노동자가 혼자 수행했고, 트레일러 사고는 비좁은 공간에서 유도자 없이 차량이 후진하다 발생했다는 것이다. 노조는 2인 1조 작업과 유도자 배치 등 기본적인 조치부터 제대로 이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올해 현대중공업에서는 이들 사고에 앞서 세 차례 사망사고가 발생했다고 노조는 밝혔다.

지난 4월 9일 창정비 중이던 잠수함에서 화재가 발생해 노동자 1명이 숨졌고, 7월 18일에는 이주노동자가 곤돌라와 족장 사이에 목이 끼여 사망했다. 같은 달 24일에는 군산조선소에서 H빔 취부 작업을 하던 노동자가 취부기와 러그 사이에 끼여 숨졌다.

노조는 감독관 62명이 투입된 상황에서도 사망사고가 발생했다는 점을 들어 노동부가 일선 노동관서의 감독 실태를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끼임·떨어짐·부딪힘 등 재래형 중대재해가 반복되는 만큼 감독 방식과 현장 안전관리 체계가 실제로 작동하는지 점검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사측의 자체 안전대책에도 의문을 제기했다. 노조는 현대중공업이 지난 7월 29일부터 사흘간 안전 셧다운을 실시하고 사업장 위험요인을 집중 개선하겠다고 했지만 이후에도 사망사고가 이어졌다며 실효성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고 비판했다.

노동부에 대한 요구사항으로는 ▷김영훈 장관과 금속노조의 직접 대화 ▷노동감독 실태 조사와 대책 마련 ▷중대재해 원인 조사에 노조 참여 제도화 ▷현대중공업 경영책임자 구속을 제시했다. 국회에는 이상균·금석호 경영책임자를 국정감사 증인으로 소환해 책임을 물으라고 촉구했다.

현대중공업에는 경영책임자의 공개 사과와 사고 원인 조사·재발 방지 대책 수립 과정에서의 노조 참여 보장을 요구했다. HD현대그룹에는 조선 부문 안전예산 3조5000억원을 조기 집행하라고 촉구했다. 사고 수습자와 목격자 등 트라우마를 호소하는 노동자에 대한 치료 보장도 요구했다.

노조는 “소나기만 피해 가면 된다는 식의 사측 태도와 흉내만 내는 노동 감독으로는 중대재해를 막을 수 없다”며 김 장관에게 노동자의 생명과 안전을 어떻게 책임질 것인지 직접 답하라고 촉구했다.


fact0514@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