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유 5.68달러·디젤선물 13%↑인플레 공포 재점화

美부채 사상 첫 40조달러…늘어나는 국채 공급도 부담

장기채 보유하려면 “이자 더 달라” 기간 프리미엄 상승

워시 취임 후 Fed 불확실성까지…베센트 개입도 ‘약발’ 짧아

[123R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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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서지연 기자] 전 세계 채권시장을 짓누르는 ‘4대 압력’이 동시에 커지고 있다. ①이란 전쟁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 ②40조달러를 넘어선 미국의 국가부채와 재정적자 ③장기채 투자자들이 요구하는 ‘기간 프리미엄’ 상승 ④케빈 워시 신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을 둘러싼 통화정책 불확실성​이다.

각각의 악재는 서로 맞물려 채권금리를 끌어올리고 있다. 전쟁은 에너지 가격을 통해 물가를 자극하고, 불어난 재정적자는 정부가 시장에 내놓아야 할 국채 물량을 늘린다. 물가와 재정의 불확실성이 커지자 투자자들은 장기간 돈을 빌려주는 대가로 더 높은 금리를 요구하고 있다. 여기에 새 Fed 체제의 불확실성까지 더해졌다.

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미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의 장기 국채금리가 수년 만의 최고 수준으로 치솟은 배경에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최근 시장을 움직이는 핵심 변수들을 분석했다.

① 전쟁이 다시 깨운 ‘인플레 공포’

당장 채권시장을 가장 강하게 짓누르는 것은 전쟁이다.

미국과 이란의 휴전이 무산된 데다 우크라이나가 주요 경유 수출국인 러시아의 정유시설을 겨냥한 공세를 강화하면서 올여름 에너지 가격이 가파르게 뛰었다.

특히 채권시장이 주목하는 것은 경유 가격이다. 2일 미국의 전국 평균 경유 소매가격은 갤런당 5.68달러를 넘어섰다. 1년 전보다 약 2달러 비싸다. 페르시아만에서 전투가 벌어지고 호르무즈 해협 통행이 막혔던 올봄 최고치와 1센트도 차이가 나지 않는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에너지 가격이 폭등했던 2022년 기록과도 13센트 차이에 불과하다.

앞으로 가격이 더 오를 가능성도 있다. 10월 인도분 디젤 선물가격은 최근 일주일 동안 약 13% 상승했다.

경유값 상승은 휘발유보다 경제 전반에 미치는 파장이 크다. 경유는 트럭과 열차, 건설장비, 농기계 등에 광범위하게 사용된다. 가격이 오르면 운송비와 생산비가 함께 뛰면서 식료품과 공산품 등 각종 상품 가격으로 번질 수 있다.

마이크 구세이 프린시펄자산운용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전 세계 채권 수익률의 급격한 상승은 투자자들이 인플레이션을 재평가하고 있음을 반영한다”고 말했다.

채권 투자자에게 인플레이션은 가장 큰 적이다. 채권은 미리 정해진 이자를 지급하기 때문에 물가가 오를수록 투자자가 얻는 실질 수익은 줄어든다. 인플레이션이 오래갈 것으로 예상할수록 투자자들은 국채를 사는 대가로 더 높은 금리를 요구한다.

지난 5월 16일, 이란 남부 라라크섬 인근 호르무즈 해협에 선박들이 정박해 있는 가운데 이란 국기가 바람에 펄럭이고 있다. [게티이미지]
지난 5월 16일, 이란 남부 라라크섬 인근 호르무즈 해협에 선박들이 정박해 있는 가운데 이란 국기가 바람에 펄럭이고 있다. [게티이미지]

② 40조달러 빚…쏟아지는 국채 누가 사나

두 번째 압력은 미국 정부의 재정이다.

미국의 국가부채는 지난달 사상 처음 40조달러를 돌파했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공공부채 비율도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볼 수 없었던 수준을 향해 빠르게 올라가고 있다.

빚이 늘어날수록 미국 정부는 더 많은 국채를 발행해야 한다. 시장에 국채 공급이 늘어나는 속도만큼 수요가 따라오지 못하면 국채 가격은 떨어지고 수익률은 상승한다.

높은 금리는 다시 미국의 재정 부담을 키운다. 과거 연 1~2%대의 낮은 금리로 발행했던 국채가 만기를 맞으면 현재의 높은 금리로 차환해야 하기 때문이다. 저금리 빚이 하나씩 고금리 빚으로 바뀌는 셈이다.

미국 정부가 한 해 지급하는 이자비용은 이미 국방비를 넘어섰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보기 드문 상황이다.

재정 우려는 미국만의 문제도 아니다. 영국에서는 국채금리 급등이 정부에 부채 감축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일본에서는 감세 논쟁과 재정 악화 우려가 맞물리면서 10년 만기 국채금리가 약 30년 만의 최고 수준까지 올라섰다.

각국 정부가 빚을 내기 위해 동시에 대규모 국채를 쏟아내면서 글로벌 채권 투자자의 돈을 놓고 경쟁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미 국채 10년물 금리 추이
미 국채 10년물 금리 추이

③ “10년·30년 빌리려면 더 줘”…기간 프리미엄 상승

세 번째는 ‘기간 프리미엄’이다.

기간 프리미엄은 투자자가 장기간 채권에 돈을 묶어두면서 감수해야 하는 위험의 대가로 요구하는 추가 금리다.

쉽게 말하면 투자자가 미국 정부에 “앞으로 10년이나 30년 동안 돈을 빌려주려면 이자를 더 달라”고 요구하는 것이다.

앞으로 물가가 얼마나 오를지, 정부가 국채를 얼마나 더 발행할지, 재정적자가 얼마나 커질지 알기 어려울수록 이 프리미엄은 높아진다.

최근 미국의 기간 프리미엄은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이란 전쟁 이후 변화가 두드러졌다. 전쟁이 장기화해 에너지 가격과 인플레이션이 더 오를 가능성을 투자자들이 장기 국채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는 의미다.

유럽과 일본에서도 장기채 기간 프리미엄이 높아지고 있다. 미국만의 현상이 아니라 글로벌 채권시장에서 ‘오래 돈을 빌려주는 위험’의 가격 자체가 비싸지고 있는 셈이다.

인공지능(AI) 투자 열풍도 국채 수급에 부담을 더하고 있다. 빅테크와 AI 관련 기업들이 데이터센터와 전력 인프라 구축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회사채를 대거 발행하면서 투자자들의 자금을 놓고 국채와 경쟁하고 있어서다.

전 세계 AI 관련 채권 발행 규모는 약 5000억달러에 달한다. 다만 로빈 위글스워스 파이낸셜타임스(FT) 알파빌 편집장은 AI 채권 발행이 국채금리를 일부 밀어올릴 수는 있지만 재정과 인플레이션에 비하면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분석했다.

케빈 워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29일(현지시간) 워싱턴DC 연준 청사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로이터]
케빈 워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29일(현지시간) 워싱턴DC 연준 청사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로이터]

④ ‘워시의 Fed’ 어디로…불확실성에도 금리 붙었다

마지막 압력은 Fed다.

워시 의장은 지난달 말 잭슨홀 연설에서 인플레이션 억제에 대한 의지를 드러내면서 Fed가 물가에 충분히 강경하지 않을 수 있다는 시장의 우려를 일부 누그러뜨렸다.

하지만 전임자들과 달리 앞으로의 구체적인 금리 경로에 대해서는 뚜렷한 신호를 주지 않았다.

Fed가 어느 정도의 금리를 적정 수준으로 판단하는지, 물가가 다시 오르면 얼마나 적극적으로 대응할지 시장이 예측하기 어려워진 것이다. 이런 불확실성 자체가 장기 국채금리에 새로운 위험 프리미엄으로 붙고 있다는 분석이다.

데이비드 켈리 JP모건자산운용 수석 글로벌 전략가는 “몇 달 전과 확연히 달라진 점을 하나 꼽으라면 케빈 워시가 Fed 의장으로 취임한 이후 Fed의 행보”라며 “비록 작은 규모일지라도 Fed의 위험 프리미엄이 시장에 더해졌다고 본다”고 말했다.

채권을 짓누르는 압력이 한꺼번에 커지자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도 시장에 직접 손을 대기 시작했다.

스콧 베센트 미 재무장관은 장기 국채 매입 확대 카드를 꺼냈다. 재무부가 거래가 상대적으로 뜸한 기존 국채를 사들이면서 시장 유동성을 높이고 국채금리 상승을 억제하려는 시도다.

하지만 약발은 오래가지 않았다. 발표 직후 국채금리가 잠시 떨어졌지만 이내 다시 상승했다.

미 국채시장은 약 32조달러 규모로 하루 거래액만 1조달러를 넘는다. 재무부가 수십억달러 규모의 국채를 추가로 사들이는 것만으로 전체 시장의 방향을 돌리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다.

위글스워스 편집장은 재무부의 국채 매입을 “물총으로 산불을 끄는 것과 같다”고 평가했다.

켈리 수석 전략가도 베센트 장관의 대응을 신용카드에 빗댔다. 그는 정부가 세금을 올리고 지출을 줄여 재정적자를 축소하는 것이 아니라 국채 매입 여력만 늘리는 것은 “이미 20개나 되는 신용카드 가운데 한도까지 다 쓰지 않은 카드 하나를 더 찾아낸 것”과 같다고 지적했다.

문제는 네 가지 압력이 따로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서로를 밀어올린다는 점이다.

전쟁이 길어지면 에너지 가격과 물가가 오르고, 인플레이션이 높아지면 Fed가 금리를 낮출 여지는 줄어든다. 높은 금리는 40조달러를 넘어선 미국 정부의 이자 부담을 키우고, 재정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 투자자들은 장기 국채를 보유하는 대가로 더 높은 기간 프리미엄을 요구한다.

“진짜 돈 맞습니다”…트럼프 얼굴 박힌 ‘금빛 1달러’ 등장[1일1트] - 헤럴드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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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서지연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얼굴이 새겨진 ‘금빛 1달러’ 동전이 판매에 들어갔다. 미국 건국 250주년을 기념해 만들어진 동전으로, 수집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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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jy@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