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버드대 경영학과 마이클 유진 포터 교수는 2011년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에서 공유가치창출(CSV, Creating Shared Value) 개념을 발표했다. 기업이 돈을 번 이후에 이를 사회에 되돌리는 기업사회공헌(CSR)과 달리, 돈 버는 과정에서부터 사회적 가치에 기여해여 한다는 개념이다. 최근 세월호 참사로 청해진해운 등이 부도덕하게 돈을 번 사실이 드러난 국민적 분노를 자아낸 것은 CSV의 유효성을 입증해주는 사례일 수 있다.
국내 대기업들도 이미 몇 해 전부터 CSV에 대한 관심이 높다. 삼성은 최근 사장단회의에서 CSV를 주제로 한 강의를 마련하기도 했다. 경영목표를 사회적 가치와 부합시키려는 노력으로, 기업의 기본이 사회에 있다는 인식이 바탕이다. 최근 기본을 강조하는 기업들의 움직임과 맥이 닿는다.
가장 대표적인 사업이 삼성, 현대차, LG, SK, 한화 등 국내 대기업이 모두 관심을 갖는 전기자동차 및 대체에너지 사업이다. 환경친화라는 사회적 가치에 부합하면서도 향후 높은 수익을 얻을 수 있는 분야다. 삼성이 대규모 투자를 하고 있는 바이오 분야도 인류복지 증진이라는 대의(大義)와 함께, 차세대 고부가 먹거리라는 경영상 목적이 맞어떨어진다. 이명박 정부에서의 고졸취업, 박근혜 정부에서 추진중인 시간제 일자리 등도 기업들에게는 CVS 차원에서 접근할 수 있는 문제다.
심지어 최근 재계에 불고 있는 인문학 열풍도 큰 틀에서는 CSV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 인간성이 메말라가는 현대사회에서 인문학은 반드시 필요한 부분이지만 그 자체가 가진 경제성이 부족한 것이 단점이다. 그런데 기업들은 소비자들이 느끼는 인간성에 대한 갈증을 제품고 서비스를 통해 채우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인문학 전공자와 전문가들의 경제적 가치가 재발견되고 있다.
삼성전자가 최근 공을 들이고 있는 소프트웨어 부문이 대표적이다. 무형의 알고리즘 형태인 소프트웨어 개발을 위해서는 인간 본성에 대한 탐구가 필수적이다. 이 때문에 삼성전자는 인문학 전공자들을 뽑아 이들을 소프트웨어 개발자로 변신시키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조동성 서울대 교수는 “자유방임에 입각한 애덤 스미스의 고전자본주의가 1.0버전, 케인즈의 수정자본주의가 2.0라면, 2008년 금융위기의 원인이 된 ‘탐욕’을 불러일으킨 프리즈먼의 신자본주의가 3.0, 그 반발로 나와 대중의 뜻을 우선하는 현재 자본주의는 4.0버전인 셈”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자본주의 4.0 버전은 이론적 토대가 부족하고 기업의 영속성을 보장해주지 못하는 단점이 있어 CSV를 바탕으로 하는 자본주의5.0 시대로 나아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홍길용 기자/
ky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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