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안정시 9월 금리동결” 시사

“최근 지표 디스인플레이션 징후”

국채금리 하락…뉴욕증시 일제상승

9월 금리인상 전망 63→48% ‘뚝’

크리스토퍼 월러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이사가 3일(현지시간) 물가 둔화가 이어질 경우 9월 기준금리 동결을 지지할 수 있다고 밝히면서 시장의 9월 금리인상 전망이 63%에서 48%로 후퇴했다.  [AP]
크리스토퍼 월러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이사가 3일(현지시간) 물가 둔화가 이어질 경우 9월 기준금리 동결을 지지할 수 있다고 밝히면서 시장의 9월 금리인상 전망이 63%에서 48%로 후퇴했다. [AP]

크리스토퍼 월러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이사가 8월 물가지표에서도 인플레이션 둔화 흐름이 이어질 경우 이달 기준금리 동결을 지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반대로 물가가 다시 강해질 경우 금리 인상에 나설 가능성도 열어뒀다. 월러 이사의 발언에 9월 금리 인상 전망이 후퇴하면서 미 국채금리는 하락하고 뉴욕증시는 상승했다.

3일(현지시간) 월러 이사는 로이터 주최 화상 행사에서 “인플레이션이 Fed의 목표치인 2%를 상당히 웃돌고 있다”면서도 “최근 지표들은 마침내 디스인플레이션의 일부 징후를 나타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향후 2주간 발표될 지표에서도 이런 흐름이 이어진다면 기준금리를 현 수준으로 유지하는 것을 지지하는 쪽으로 기울 것”이라고 밝혔다.

월러 이사가 주목하는 것은 물가의 ‘수준’보다 최근의 ‘방향’이다. 7월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와 변동성이 큰 식품·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PCE 가격지수는 전월 대비 각각 0.2% 상승했다. 전년 동월 대비로는 각각 3.7%, 3.3% 올라 여전히 Fed의 목표치인 2%를 크게 웃돈다.

하지만 월러 이사는 이 같은 12개월 상승률이 현재 인플레이션 흐름을 보여주는 최선의 지표는 아니라고 강조했다. 기업과 소비자가 체감한 물가 부담을 보여주는 데는 의미가 있지만, 지금 물가가 어느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는지를 판단하려면 최근 수개월의 상승 속도를 봐야 한다는 것이다.

월러 이사는 “현재 인플레이션 추세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최근의 물가 상승, 예를 들어 최근 3개월간 인플레이션이 어떻게 움직였는지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유용하다”고 말했다. 특히 에너지 가격 변동성을 제외한 근원물가 흐름을 향후 인플레이션을 판단하는 주요 지표로 제시했다.

월러 이사는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금리 결정에서도 고용보다 물가에 더 큰 무게를 두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다음날 발표되는 8월 고용보고서에 대해서는 최근 흐름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반면 8월 물가지표에 대해서는 “나의 정책 결정은 8월 인플레이션에서 무엇을 확인하느냐에 크게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Fed가 선호하는 물가지표는 PCE 가격지수지만, 이에 앞서 발표되는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를 통해 물가 흐름을 가늠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다만 월러 이사는 ‘동결’에 못을 박지는 않았다. 그는 “인플레이션이 강하게 나온다면 금리 인상을 고려할 것”이라며 8월 지표에서 최근의 물가 개선이 일시적이었던 것으로 나타날 경우 9월 FOMC에서 금리를 올릴 수 있다고 밝혔다.

최근 물가에 강한 경계감을 드러낸 케빈 워시 Fed 의장과는 다소 온도차가 있다. 워시 의장은 지난주 잭슨홀 연례 경제정책 심포지엄에서 인플레이션이 Fed의 목표를 향해 분명하고 충분한 속도로 움직인다는 확신이 필요하다며 “그렇지 않다면 우리가 해야 할 일이 있다”고 밝혔다.

금융시장은 월러의 발언을 비둘기파적으로 받아들였다. 시장이 반영한 9월 금리 인상 가능성은 전날 60%를 웃돌던 수준에서 48%까지 떨어졌다. 미 국채 10년물 금리도 월러 발언 이후 장중 4.744%까지 하락했다.

뉴욕증시도 상승했다. 나스닥종합지수는 전장보다 1.4% 올랐다. 중동발 에너지 가격 상승으로 인플레이션 재점화 우려가 여전한 가운데 시장의 시선은 9월 FOMC의 향방을 가를 8월 물가지표로 향하고 있다. 서지연 기자


sjy@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