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 줄이는 MZ, 과일·탄산 더한 ‘맛있는 술’ 찾아
테라 스파클링 280만캔…편의점도 이색 주류 경쟁
[헤럴드경제=박연수 기자] 지난 10일 오후 9시께 찾은 서울 중구 ‘하얀집’은 20대 대학생들로 북적였다. 하얀집은 복분자주와 소주, 사이다를 섞어 마시는 이른바 ‘복소사’를 판매하는 곳이다. 이 가게 주류 냉장고는 붉은 색 복분자주로 가득찼다.
테이블에도 복분자주 빈병과 복소사가 담긴 주전자들이 놓였다. 술집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소주나 맥주보다 달고 탄산감 있는 술이 테이블을 차지했다. 가게를 찾은 20대 최모 씨는 “소주처럼 쓴 술보다는 달고 맛있는 술을 선호한다”며 “친구들과 이야기하면서 마시기에는 복소사가 좋다”고 말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젊은층이 주류 소비를 줄이고 있지만, 맛과 재미를 앞세운 주류에는 지갑을 여는 소비가 이어지고 있다. ‘취하기 위한 술’보다 가볍게 즐길 수 있는 ‘맛있는 술’을 찾는 수요가 커지면서 주류업계도 과일과 탄산 등을 앞세운 제품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하이트진로가 지난달 선보인 ‘테라 스파클링’이 대표적이다. 테라 스파클링은 화이트와인을 베이스로 과실의 맛을 더해 청량감을 담은 과실탄산주다. 출시 한 달 만에 280만캔이 판매되며 시장에서 빠르게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테라 스파클링은 토마토·레몬·수박 등 세 가지 맛으로 출시됐다. 특히 4.6도의 토마토맛이 인기다. 기존 테라와 같은 도수지만 맥주 특유의 쌉쌀한 맛 대신 토마토의 달콤하고 상큼한 맛과 탄산감을 앞세웠다. 기존 맥주에 익숙하지 않은 소비자도 부담 없이 마실 수 있도록 맛의 진입장벽을 낮춘 셈이다.
편의점 업계에서도 이런 흐름을 겨냥한 제품 출시가 이어지고 있다. CU가 선보인 ‘복소사주’가 대표적이다. 출시 2주 만에 1만병이 판매됐다. 세븐일레븐은 지난해부터 프랑스산 와인 원액과 하이볼을 결합한 ‘와인볼’을 선보이며 차별화 주류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지난해 앙리마티스 와인볼 4종이 국산 하이볼 매출 순위 상위 5위를 차지한 데 이어, 지난달 모스카토를 활용한 신상품 2종을 추가 출시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에는 무조건 도수가 높거나 많이 마시는 술보다 자신의 취향에 맞는 맛을 가진 제품을 선택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며 “주류업계에서도 이런 수요에 맞춰 과일이나 탄산 등을 활용한 다양한 제품을 선보이는 추세”라고 말했다.
한편 국세청 국세통계포털(TASIS)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주류 총출고량은 298만8000㎘를 기록했다. 연간 출고량이 300만㎘ 밑으로 내려간 건 1998년(292만2000㎘) 이후 27년 만이다. 2015년(380만4000㎘)과 비교하면 21.5% 줄었다.
siuu@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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