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지. 장윤우 기자
강아지. 장윤우 기자

[헤럴드경제=장윤우 기자] 반려동물을 키우면 건강에 좋다는 말은 이제 상식처럼 통한다. 개를 키우면 산책하느라 더 많이 걷고, 혼자 사는 사람은 덜 외롭고, 병원 갈 일도 줄어든다는 이야기다. 학계에는 아예 ‘펫 이펙트(pet effect)’라는 이름까지 붙어 있다.

개를 키우는 사람의 사망률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24% 낮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심혈관 질환 위험이 낮다거나 잠을 더 잘 잔다는 연구도 나왔다. 코로나19 유행기에는 격리 기간 동안 반려동물이 우울과 외로움을 덜어줬다는 보고가 잇따랐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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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개를 키우는 것과 사망률이 아무 관련이 없다는 연구도 존재한다. 반려동물을 새로 들인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 사이에 외로움이나 우울의 변화가 없었다는 추적 조사도 있다. 심지어는 노인이 반려동물 탓에 넘어져 골절되거나, 반려인이 통증약을 더 자주 먹고 우울 위험이 크다는 보고까지 나왔다.

최근 국제학술지 플로스 원에 스위스 바젤대 라헬 마르티와 카린 헤디거 연구팀은 전국 대표 표본 조사 자료를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스위스 성인 2328명을 분석했더니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 사이에 외로움도, 삶의 만족도도, 병원에 가는 횟수도 차이가 없었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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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 키운다고 건강하진 않았다

연구팀이 살펴본 응답자 2328명 중 1105명이 반려동물과 함께 살거나 집 밖에서 반려동물을 키우고 있었고, 나머지 1223명은 키우지 않았다.

동물과 함께 지내는 사람들은 지난 1년간 병원에 간 횟수가 그렇지 않은 사람들과 같았다. 외로움과 삶에 대한 만족도도 다르지 않았다.

개를 산책시키다 이웃과 말을 트고 대화 소재가 생긴다는 가설도 확인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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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히려 반려동물과 사는 사람이 스스로 매긴 건강 상태 점수가 조금 낮았고, 하루에 피우는 담배도 0.19개비 많았다. 1년으로 치면 70개비다.

연구팀에 따르면 기존 연구에서 ‘개를 키우면 오래 산다’는 결과가 나온 까닭은 비교 대상이 애초에 달랐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과 키우지 않는 사람은 같은 조건에 있지 않다. 이번 조사에서도 반려인은 평균 4살 젊었고, 직장이나 학교에 다니는 비율이 높았으며 가족과 함께 사는 경우가 많았다. 반대로 키우지 않는 사람은 나이가 많고 은퇴한 경우가 많았다.

젊고 가족과 함께 살고 직장이 있는 사람은 건강도 좋고 덜 외롭다. 동물과는 상관없는 이유다. 이 차이를 그대로 둔 채 비교하면 반려동물 덕분인 것처럼 보인다.

이번 연구에서 반려동물과 사는 사람의 건강 상태 점수가 낮은 이유에 대해서 연구팀은 다른 가능성을 짚었다.

연구팀은 건강이 좋지 않거나 스트레스가 많은 사람이 위안을 얻으려 동물을 들였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반려동물을 키워서 건강 상태 점수가 낮은 게 아니라, 건강 상태 점수가 낮은 사람이 반려동물을 키우는 경우가 많았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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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처럼 여겨도 마찬가지였다

연구팀은 반려동물과의 관계도 따져봤다. 같은 반려인이라도 잠만 재우는 사람과 온종일 붙어 지내는 사람으로 나뉘고 동물과 얼마나 가깝게 지내느냐가 다르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반려동물이 곁에 없을 때 생각나는지, 가족이라고 느끼는지, 아주 가까운 사이라고 느끼는지를 물어 애착의 강도를 쟀다.

연구팀은 애착이 깊을수록 건강하고 덜 외로울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결과는 달랐다. 애착이 강하다고 답한 사람이라고 해서 건강 상태가 낫거나 덜 외롭지 않았다. 삶의 만족도도 마찬가지였다.

[123R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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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을 얼마나 더 아끼는 지는 건강 상태나 외로움 같은 요인으로 결정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다만 연구팀은 건강과 외로움, 삶의 만족도 등을 각각 한 문항으로만 측정했다는 점을 한계로 꼽았다. 문항도 단순한 질문이라 복잡한 심리 상태를 잡아내기에 충분하지 않았을 수 있다.

또한 연구팀은 반려동물을 키우는지를 ‘예’, ‘아니오’로만 묻는 방식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밝혔다. 반려동물과 어떻게 지내는지를 함께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참고논문

DOI : 10.1371/journal.pone.0352778

논문 정보 : R. Marti, K. Hediger, E. Pauli, & J. Hattendorf, Factors of pet ownership associated with human health: A representative cross-sectional survey of Switzerland, PLoS One 21 (2026) e03527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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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bsdn1110@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