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소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가 15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
이소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가 15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

“규제개혁부 장관이라는 마음으로 규제 문제 앞장서 부딪혀 나가겠다”

“코스닥 정책 금융위원장과 공개 토론”…“신념 다르면 대통령도 설득”

국회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여야 협의 따라 이르면 17일 채택 가능성

박영선 중기부 2대 장관 ‘선 굵은’ 행보 각인… 李 “다름은 논란 아닌 건강함”

[헤럴드경제=홍석희 기자] 이소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가 15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규제 개혁과 노동 현안, 코스닥·스타트업 정책 등에서 자신의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야당은 장관 지명 경위와 정치자금 사용, 부동산 및 기후솔루션과의 관계 등을 집중적으로 추궁했다. 이 후보자는 관련 의혹에는 해명하면서 정책 현안에 대해서는 다른 부처는 물론 대통령과도 의견을 조율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韓, 엔비디아 바라면서 실상은 우버도 수용못해”…규제개혁부 장관 될 것

청문회를 관통한 핵심 화두는 규제 개혁이었다. 이 후보자는 한국에서 엔비디아나 테슬라 같은 기업이 나오기를 바라면서도 우버나 타다 같은 혁신을 수용하지 못했던 현실을 언급했다. 이 후보자는 “아직까지 우리 사회가 혁신에 수용적인 사회는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엔비디아나 테슬라 같은 기업이 대한민국에서 나오길 바라지만, 사실은 우버나 타다처럼 작은 혁신도 수용하지 못하는 환경”이라고 말했다.

이어 “변화에 대한 개방된 마음을 가져야 새로운 것들이 싹틀 수 있지 않을까 한다”며 “여러 진입 규제의 문턱을 낮추는 것이 혁신적으로 새로운 도전을 할 수 있게 만드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런 관점에서 규제개혁부 장관이라는 마음으로 규제 문제를 앞장서서 부딪혀 나가겠다고 말씀을 드렸던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부 내에서 다른 목소리를 내는 데에도 주저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중기부 장관에 취임할 경우 성과를 내고 싶은 분야를 묻는 질의에 이 후보자는 “새로운 방식으로 일을 해보고 싶다”고 답했다.

이어 “필요하다면 중소기업이 대부분인 코스닥의 정책에 대해서 금융위원장과 공개적인 토론도 해보고 싶고, 스타트업 규제에 대해서 규제 부처 장관들과 국무회의에서 논쟁도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이소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가 15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연합]
이소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가 15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연합]

“갈등이나 분란 아니라 다양성”… 형소법 기권

장관으로서의 업무 방식에 대해서도 “근엄하고 익숙한 방식으로 일하는 관리형 장관이 아니고 때로는 울퉁불퉁해 보이더라도 관성에 따르지 않고 부딪히기도 하면서 역동적으로 일하는 모습을 기대하시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정부 안에서 정책 이견이 표출되는 데 대해서는 “그런 모습이 분란이나 갈등이 아니라 대한민국 정부의 다양성과 건강성을 보여주는 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과 의견이 다를 경우 설득에 나서겠다는 발언도 나왔다. 이 후보자가 국회의원 시절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를 담은 형사소송법 개정안 표결에서 기권한 것을 두고 국무위원이 된 뒤에도 같은 입장을 취할 수 있겠느냐는 질의가 나오면서다.

이 후보자는 당시 기권 이유에 대해 “법이 심사되는 과정에서 여러 차례 공개적으로 우려의 의견을 표명했고, 그 우려가 완전히 해소되지는 않은 상황이라 찬성 표결을 할 수는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여러 차례 의원총회가 열려 몇 시간 동안 토론한 결과로 당론이 결정됐기 때문에 반대를 누르는 것도 그런 절차에 대한 존중이 아니라고 생각해 고민 끝에 기권했다”고 설명했다.

국무위원이 된 뒤 자신의 생각과 다른 정책이 국무회의에 올라올 경우를 묻자 “제 신념과 다른 내용이 있다면 주변의 국무위원들을 설득해 볼 것 같고, 대통령도 설득할 것 같다”고 답했다.

이소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가 15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
이소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가 15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

“52시간제, 다양화에는 맞지 않는 부분 있다”

노동 현안에서도 입장을 명확하게 밝혔다. 주52시간제에 대해서는 노동시간 단축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현행 규제를 일률적으로 적용하는 방식에는 개선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 후보자는 “우리나라가 노동 시간이 굉장히 장시간이고 그로 인한 과로사도 굉장히 많아 노동자 보건의 측면에서 근로 시간을 단축해야 하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지금처럼 주52시간을 획일적인 강력한 규제로 하면서 그걸 위반했을 때 사업자에게 2년 이하의 징역을 부여하는 것은 오늘날의 일의 체계, 다양화에는 맞지 않는 부분이 있다”고 했다.

이어 “과거와 같이 공장에 출퇴근해서 장소적으로 일을 하는 경우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 지식 노동에서는 일하는 시간보다 결과물로 일의 결과를 평가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정부가 추진 중인 주4.5일제에는 강제 도입과 거리를 뒀다. 조지연 국민의힘 의원이 주4.5일제에 대한 입장을 묻자 이 후보자는 “제도적으로 강제할 상황은 현재 아니다”고 답했다. 이 후보자는 “현재까지 정부의 접근도 강제하기보다는 시범 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기업에 인센티브를 지원하는 예산을 반영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野 공세엔 ‘부속실장 전화 아니다’ 선그어… “부동산 이익? 아직 실현 전”

야당은 이 후보자의 장관 지명 과정도 추궁했다. 조지연 국민의힘 의원은 “장관 후보자로 지명이 됐는데 청와대의 누구로부터 연락을 받았느냐”고 물었다. 이 후보자는 “관례상 누구에게 어떻게 제안을 받았는지 발언하지 않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답했다. 대통령에게 직접 연락을 받았느냐는 질문에는 “일단 대통령으로부터 받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조 의원이 김현지 청와대 제1부속실장을 겨냥해 “세간에 의혹이 되고 있는 부속실장으로부터 연락을 받았느냐”고 재차 묻자 이 후보자는 “그것은 확실히 아니다”고 답했다.

정치자금 사용 문제도 공세 대상이 됐다. 이 후보자가 등기상 주소지가 공실로 나타난 컨설팅 업체에 의정활동 용역비로 7000여만원을 지급한 문제와 관련해 야당은 계약 과정과 자료 제출 문제를 추궁했다.

이 후보자는 해당 컨설턴트 개인의 경력을 보고 계약했다고 설명하면서 “법인 이름이나 등기부가 어떻게 되어 있는지는 관심사항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법인 관련 사항을 면밀히 확인하지 못한 데 대해서는 앞으로 주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청문회에선 비거주 1주택 논란도 다시 제기됐다. 이 후보자는 “정부의 정책은 비거주 1주택자에 대해서 세제 혜택을 차등화하는 내용으로 알고 있다”며 “그 자체에 대한 직접 규제는 아닌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파트 가격 상승에 따른 시세차익 지적에는 “매매를 한 게 아니기 때문에 실현된 사실은 없다”고 했다.

이 후보자는 공공배달앱 정책에 대해선 서비스 경쟁력을 문제로 꼽았다. 이 후보자는 직접 상생배달앱을 사용한 경험을 언급하며 “민간 배달앱하고 비교해 봤을 때 너무 불편했다”며 “이런 서비스 개선이 되지 않으면 쿠폰 투입만으로는 개선이 어렵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후보자는 마무리 발언에서 “정책 추진 과정에서는 항상 먼저 현장을 생각하고 국민의 대표이신 국회와 긴밀히 소통하겠다”고 말했다.

이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경과보고서는 여야 협의 경과에 따라 이르면 17일 채택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산자중기위는 보고서 채택 여부를 놓고 여야 간 협의를 이어갈 예정이다.

한편 박영선 전 중기부 장관은 2019년 4월 취임한 중기부 2대 장관이다. 4선 중진 원내대표 출신 중기부 장관으로 중기부 내부에선 아직도 회자되는 ‘힘있는 장관’으로 기억되고 있다. 재임 기간 업적으론 중소기업정책심의회 출범, 규제혁신 핫라인 구축 등이 꼽힌다. 박 전 장관 퇴임 당시 중기부 안팎에선 박 전 장관 재임 중 ‘막내 부처’였던 중기부의 정부 내 위상이 크게 높아졌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 후보자 역시 지난 15일 인사청문회에서 ‘관리형 장관’을 벗어나 금융위원장과의 공개 토론, 타 부처 장관들과의 국무회의 논쟁 등을 언급했다. 부처 간 조정력을 통해 정책 추진을 관철해 내겠다는 의지도 여러차례 드러냈다. 중기부 안팎에선 지역구 재선 국회의원 출신인 이 후보자가 ‘제2의 박영선’이 될 수도 있다는 기대감도 나오고 있다.


hong@heraldcorp.com